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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박근혜 대통령, 인사청문회 개선 운운은 견강부회

박근혜 대통령, 인사청문회 개선 운운은 견강부회
‘나홀로 리더십’ 벗어나 민주적 국정운영 나서야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6월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과정에서 발생한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정홍원 총리를 유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높아진 눈높이가 고위공직자 발굴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국정수행 능력이나 자질보다는 신상털기식, 여론재판식 검증이 반복되고 있는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을 요청했다.

 

경실련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전면 거부하고, 잇따른 인사 참사에 대한 어떠한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인사청문회 제도만을 탓하는 박 대통령의 견강부회식 태도를 보며 박 대통령의 상황인식과 이해수준에 절망감을 금할 수 없다.

 

먼저, 박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 개선 운운 중단하고, 잇따른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고위공직후보자의 업무적합성을 검증하는 자리가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후보자 지명과정에서 도덕성 등에 대한 철저한 사전검증이 우선해야 한다. 안대희-문창극 등 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아니라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에서 기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총리 후보자의 연쇄 낙마로 불거진 인사 실패를 청문회 제도의 문제로 호도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박 대통령이 이러한 주장을 하려면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어야 한다. 내정이후 두 번이나 요청서 제출을 미뤄놓고 사실상 문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를 유도해 놓고, 이제 와서를 청문회를 탓하는 것은 자가당착적 행동이다.

 

또한 새누리당 일부가 박 대통령의 주장을 받아들여 국회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신상문제와 도덕성 검증을 비공개로 하고, 업무수행 능력을 공개 검증하는 이원화 방식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 또한 어불성설이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의 후보자 공개지명 이전에 연방법과 행정명령의 법적 근거에 따라 허위진술이나 사실을 은폐하면 연방 형법에 의해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SF86(국가안보지위를 위한 질문지), SF278(재산공개서), 백악관인사진술서(Personal Data Statement Questionnaire)를 후보자에게 받아 백악관 인사국, FBI 신원조회, IRS(국세청) 세무조사, 공직자 윤리위원회 등이 인사청문회 전 3개월여 동안 전방위적인 검증에 나선다. 고위공직자 후보자의 개인과 가족에 대한 배경, 직업 및 교육적 배경, 세금 납부, 전과 및 소송진행 사항, 심지어 교통범칙금 등 경범죄 위반까지 230여 가지가 넘는 철저하게 매뉴얼화 된 시스템으로 후보자들을 검증하고 있다. 논문표절, 위장전입, 세금 탈루, 음주음전 등이 있을시 장관지명은 생각할 수도 없으며, 설령 지명된다 하더라도 상원인준까지 가기 전에 후보자가 사퇴하거나 대통령의 지명 철회가 이루어진다.

 

지명 확정된 후 행정부 차원의 이러한 조사결과는 청문위원회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의회에 제출되어 의원들이 활용할 수 있어 청문회 전에 이미 후보자의 도덕성, 윤리성 조사는 새로운 사실과 의혹이 드러나지 않는 한 일반적으로 완료되어 청문회 현장에서 논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 백악관과 행정부와 같은 철저한 사전검증 절차 없이 시중에 떠도는 바와 같이 박 대통령 주변의 비선추천과 대통령의 수첩에 의해 진행되는 나홀로 인선에 의해 부실검증해 놓고서 뒤늦게 고위공직자로서 용납되기 어려운 갖가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어 후보자가 사퇴한 것을 놓고 국회 인사청문회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고 국민을 속이는 행위이다.

 

결국 박 대통령이 청문회제도 개선을 운운하는 것은 민심을 외면하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이어가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현재의 인사청문회법이 지난 2005년 자신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강력한 요구로 만들어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제도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꼼수를 즉각 중단하고, 잇따른 인사실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 즉각 나서야 한다. 수석회의를 통해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책임을 명확히 하고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는 것이 정권의 안위를 위한 최선의 방법임을 유념하길 바란다.

 

둘째, 박 대통령은 ‘나홀로 리더십’에서 벗어나 다양한 세력과 적극 소통하는 민주적 국정운영에 나서기 위해서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경질해야 한다. 

 

정 총리의 유임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권을 희화화했으며, 무엇보다 박 대통령의 수첩에서는 더 이상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적임자를 찾을 수 없음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인사비서관과 인사혁신비서관을 둬 철저한 사전검증과 우수한 인재발굴을 상설화하겠다며 인사수석실을 신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서는 인사 참극은 계속될 것이다.

 

무엇보다 인사수석실이 신설돼도 인사위원장을 김기춘 비서실장이 맡는 이상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인사가 아닌 대통령의 입맛,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이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고, 국정개혁과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보좌 잘못, 잇단 인사 참사와 불통과 독주,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의 핵심 책임자인 김 비서실장의 해임을 통해 국정쇄신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셋째, 박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 된 순간부터 새누리당의 대통령, 자신만을 지지한 사람들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전체의 대통령임을 유념하여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에 나서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제 1년4개월여 동안 보여준 독선과 불통에서 벗어나 민주적 국정운영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정치적 비판세력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의견을 적극 경청하고 대화하는 한편, 자신에 비판적인 세력에 까지 인재를 널리 구해 권한과 책임을 과감히 부여해야 한다. 대선 때의 초심으로 되돌아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정부, 국민대통합과 민생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기기를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