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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동숭동칼럼] 오세훈 서울시장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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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11,12월호]

오세훈 서울시장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순철 사무총장

 

지난 9월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바로 세우기’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의 곳간이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해갔다. 지난 10년간 민간보조금과 민간위탁금으로 지원된 금액 약 1조원이다. 시민단체형 피라미드, 다단계”라고 평가하며,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기자회견 이후, 서울시장과 민간보조와 위탁사업 당사자들과 시민단체들은 루비콘강을 건넌 것처럼 끝없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오 시장에게 퇴행적 행정의 중단 및 시민단체 폄훼에 대한 사과, 서울시가 지급했다는 1조 원의 상세내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오 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참칭시민단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시 의회도 오시장과 시민단체들의 갈등 속으로 들어왔다. 서울시는 2022년도 예산편성에서 자신이 지적했던 12개 분야의 예산을 30-70% 수준으로 삭감하여 서울시 의회에 넘겼다. 서울시의회는 예정된 서울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오 시장의 시민단체들과의 갈등을 집중적으로 따졌고, 서울시는 예산안 편성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은 시의회가 전임 시장 당시부터 지적했던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과거 시의회가 지적했던 내용을 정리한 A4용지 28쪽짜리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시의원들이 반발하면서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하는 등 파행의 연속이었다.

한편에선 서울시는 시민사회와 ‘오해’를 풀겠다며 주요 시민사회 인사들과 간담회를 기획하고 개별적으로 참여 의사를 확인하였다. 정상적 절차라면 단체 책임자에게 연락을 하여 초청의사를 밝히고 어느 분이 단체의 대표로 참석하는지를 묻는데, 시에서 참석자를 물색하여 개별적으로 연락을 하면서 논란이 있었고, 간담회를 한 후 시민단체 참석자들과 사진을 찍고 ‘오해 해소’ 메시지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5명의 인사와 부시장이 참석하는 간담회가 되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시민사회 폄훼와 모욕에 대한 오 시장의 공식적 사과, 서울시 지원 1조원에 대한 근거자료 공개 등에 대한 조건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간담회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오 시장이 얘기했던 시민단체 지원 1조원 내역은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시의회의 요청이나 시민단체들의 정보공개 청구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오히려 10월 28일 한겨례신문이 ‘시 곳간이 시민단체 ATM이라더니…근거 못 대는 서울시’라고 보도하자 서울시는 ‘다음 달 예정된 광고를 모두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이 기사는 오 시장의 1조원 발언을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보면 전임 시장이 중점 추진한 12개 분야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데다 지원 액수도 크게 부풀려 있다는 내용이었다. 오 시장은 행정사무 감사에서 한겨레에 대한 광고비 집행 중단에 대해 “공교롭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만 할뿐 뚜렷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지난 30여 년간 시민사회는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민주주의를 견인하며 환경, 여성, 소비자, 지역 공동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들의 권리와 책임을 확장해왔고, 활동의 폭과 범위도 전통적인 대변자(Advocacy)부터 풀뿌리, 사회적경제, 민관 중간 지원조직 등 다양한 유형의 활동 단위로 성장하였다. 특히 우리 사회가 저출산·고령화,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기후변화,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 등 복합적인 사회적·환경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현장에서 다양한 사회문제를 접해온 시민사회와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는 시대이고,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민관협치는 지난 10여년간 어설프고 미숙한 상황에서도 예산과 인력을 갖춘 서울시의 지원으로 한걸음씩 성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여러문제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오류들이 꾸준히 개선돼왔다.

오 시장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 잡는 시장의 책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잘못을 바로잡는 행정행위를 함에 있어 ‘문제를 진단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제도를 개선’하는 것과 ‘모든 시민단체를 부정하다는 식으로 공격하면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의 선택은 시장의 판단이지만, 오 시장은 후자를 실행하였다. 민관의 협약을 서울시가 깨고, 사업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공모로 채용된 인력을 해고하는 상황이 됐다. 오 시장은 보수진영의 홍준표, 윤석열 같은 우군으로부터 존재감을 인정받는 정치적 성과를 얻었지만, 시민들과의 협치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이제 서울시의 예산은 준예산으로 갈 것이고 오 시장은 거부할 것이며, 정상화는 내년 지방선거 후가 될 것이다. 오 시장과 시민사회의 갈등도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다. 잘못 꿴 첫 단추를 바로 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듯이 오 시장의 결자해지에서 시민사회와의 대화가 이어질 것이다. 시민사회의 성찰도 협치도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