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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특집] 대장동 사태 재발 방지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체계 개선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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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11,12월호 – 특집. 문재인 정부가 남긴 과제, 그리고 2022(3)]

대장동 사태 재발 방지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체계 개선

정택수 정책국 부장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말 그대로 폭등했다. 경실련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30평형 아파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2017.05) 6억이었는데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올라 12억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침체된 와중에 집값마저 폭등하자 무주택 서민들은 고통 속에 신음만 하고 있다.

집값 상승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폭락했으며, 국토부 장관이 두 차례나 교체되고, 4.7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다. 올해 상하반기에 불거진 LH 사태와 대장동 사태 등 부동산 관련 부패·비리 의혹들은 국민적 분노를 증폭시켜 정국을 잠식했다. 이제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부 최대 과오로 남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조금도 변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동안 25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그중에는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에 대규모 택지지구를 조성하는 3기 신도시 건설, 2025년까지 전국 8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2.4대책 등 대규모 공급정책이 포함된다. 3기 신도시는 사전청약이 시작됐으며 2.4대책이 발표된 지 10개월 정도 지났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지방 주요 도시를 넘어 빌라, 다세대까지 광범위하게 확대됐다. 대규모 공급정책 발표에도 집값상승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현행 공급체계가 지닌 문제점과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강제수용으로 마련한 공공택지, 민간에 매각해 공기업과 민간업자만 떼돈 벌어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은 LH와 같은 토지주택 공기업(이하 공기업)에 의해 주도된다. 이들 공기업의 목적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에 있다. 공기업은 택지개발촉진법(택촉법)에 따라 독점개발, 강제수용, 용도변경 등 특권적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공기업의 권한이 자칫 악용되면 국민 소유의 땅을 강제로 수용하고, 용도변경과 개발로 발생한 엄청난 수익은 일부 관계자가 독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강제수용은 국민의 희생을 수반하기 때문에 서민주거 안정이 절실히 필요할 때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확보된 공공택지는 오롯이 공공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공기업은 공공택지 대부분을 민간업자에게 매각하고 있다. 사실상 땅장사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민간건설사들은 매입한 택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수익을 얻는다. 아파트를 짓는데 들어간 건설원가는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없는 분야일 뿐만 아니라 건설사는 이를 공개할 의무조차 없다. 건설사가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가격을 높게 책정하더라도 문제제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건설사를 비롯한 토건세력은 저렴한 분양가격은 로또분양을 유발한다며 집값 거품을 당연한 것처럼 옹호하기도 한다. 이런 논리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다 보니 바가지를 쓰지 않을 소비자의 권리는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으며, 왜곡된 주택공급체계는 더욱 공고화되고 있다.

100% 강제수용 토지를 개발한 대표적 사례로 대장동 개발사업을 들 수 있다. 공기업인 성남도시공사는 대장동의 논·밭·임야를 강제수용하여 아파트용지, 상업용지 등으로 용도변경했다. 성남시 단독개발이 아닌 민간공동개발이라는 이유로 분양가상한제를 회피했다. 게다가 성남도시공사는 아파트 분양에도 참여하지 않고 아파트·연립 등 공동주택지를 모두 민간이 분양했다. 화천대유는 5개의 아파트 필지를 수의계약으로 공급하여 수천억대의 분양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가격거품 신규 아파트, 집값 잡기는커녕 상승세 부추길 위험 커

현행 주택공급방식은 대장동 사례와 같이 엄청난 이익을 특정인에게 안겨주는 등 부정부패의 온상이 될 위험이 크다. 이토록 심각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집값을 잡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새 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기존 아파트 시세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집값 상승세를 막아줄 것이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새 아파트의 거래가 시작되면 가격상승 속도가 기존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새 아파트값이 단기간 내 기존 아파트값을 앞지르는 순간 신규공급 효과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새 아파트가 주변 집값 상승을 주도하여 기존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공급정책이 기존 공급방식 대로 계속해서 진행된다면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강화되면서, 서민의 주거안정은 더욱 위협받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장동 사태 재발을 예방하고 서민주거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왜곡된 주택공급 체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 우선 강제수용을 통해 확보한 공공택지는 민간에 매각할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공공택지에는 공공주택만 지을 수 있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이름은 공공주택이지만 행복주택, 10년주택 등 서민주거 안정 효과는 미흡하면서 부작용이 우려되는 정책들은 전면 재고가 필요하다. 행복주택은 전용 40㎡ 미만 소형 주택이 대다수인데, 임대료는 시세의 60~80%, 임대기간은 6년(자녀있는 신혼부부 최대 10년) 정도로 짧다. LH가 2기 신도시에 건설한 10년 주택들은 최근 임대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원가의 3배 수준인 시세 기준 분양전환 방침이 정해지는 바람에 입주민들은 졸지에 엄청난 집값을 치러야 할 상황에 처했다. 10년 주택을 조성한 지자체와 공기업, 민간사업자들만 막대한 이득을 취하게 됐다.

공공주택이라면 단기임대나 분양전환은 지양해야 하며 국민임대, 영구임대, 장기전세 등과 같이 30년 이상 임대의무기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토지임대 건물분양 방식은 내 집 마련을 소망하는 서민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건물은 분양하지만 토지를 공공이 보유하기 때문에 지가상승에 따른 개발이익 환수, 저렴 주택 공급확대 및 공공자산 증가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무분별한 분양가 책정을 막기 위하여 공공과 민간 모두 후분양제를 의무화하고, 선분양제 시행 시 분양가상한제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경실련 조사결과 정권별 아파트 상승률은 노무현 83%, 이명박 –8%, 박근혜 25%, 문재인 109%로 분양가상한제 실시기간과 집값이 안정됐던 시기가 거의 일치한다. 저렴하고 질 좋은 아파트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때 집값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분양가상한제는 가산비를 명목으로 집값 부풀리기를 허용하고, 예외 지역까지 두는 가짜 상한제이다. 전국에 지어지는 모든 아파트에 동일한 상한액을 예외없이 적용하는 진짜 분양가상한제를 즉시 실시해야 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분양원가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분양원가가 공개되면 소비자가 분양가격이 적정한지 검증하여 건설사의 원가 부풀리기를 막을 수 있다. 공공택지에서 지어지는 주택부터 61개 원가항목과 설계내역서, 건설사와 계약한 도급계약 내역, 하도급 내역 등의 세부 공사 내용을 공개하여, 빠른 시일 내에 민간택지까지 확대해야 한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도 반년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국민은 대통령의 “집값 원상 회복” 약속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집값 원상 회복은 단순히 집값 상승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취임 이전 수준으로 집값을 되돌리는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통령은 즉시 그동안 추진됐던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근본적인 정책전환을 단행해야 한다. 현 정부에서 집값 원상회복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면 무주택 서민들의 설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