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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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논평] 정부의 K-ESG 가이드라인은 기존 지표를 나열한 수준, 국내외적 공신력과 실효성 확보가 관건

 

정부의 K-ESG 가이드라인은 기존 지표를 나열한 수준, 국내외적 공신력과 실효성 확보가 관건

– 공시의 후퇴나 과도한 규제완화로 이어져선 안 돼 –

-정부 주도로 인해 투자자 및 소비자들과의 시각차가 존재-

– 대응 시급한 중소·중견기업에 설명 부족해 아쉬워 –

– ESG 평가기관들의 평가기준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야 –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지난 1일(수)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이와 함께 지속가능경영유공 시상식을 개최하고, ESG 경영 우수기업에 대한 표창을 수여하였다. 산업부가 발표한 K-ESG 가이드라인은 정보공시(5개), 환경(17개), 사회(22개), 지배구조(17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외 주요 13개 평가기관 등의 3,000여 개 이상의 지표와 측정항목을 분석해 이행과 평가의 핵심 및 공통사항을 마련했다고 한다. 국내외적으로 ESG 경영 필요성이 증가하는 시대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정부가 주도함으로써 일부 우려스러운 측면도 있다.

첫째, 산업부의 K-ESG가이드라인은 기존 시장의 지표들을 나열한 수준으로 활용 여부와 실효성은 미지수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경우 K-ESG 지표를 단순히 참고용으로 사용하고, 본인들의 투자 가치에 맞는 기존 해외지표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ESG 경영은 공통분모도 있을 수 있지만, 업종별·규모별·산업별로 차이점이 있기에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지 않으면,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 산업부에서는 가이드라인 개정판, 업종 및 규모별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지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하지만,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둘째,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공시의 후퇴나 과도한 인센티브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ESG 경영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 중 가장 큰 부분은 시장에서 자율 감시가 가능하도록 공시를 강화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K-ESG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금융당국의 공시 계획(거래소 ESG 공시 의무화 등)과 국회에 발의된 사업보고서에 ESG 정보 공시 의무화 법안이 묻혀서는 안된다. 나아가 ESG 경영은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는 하나, 포상을 받은 기업에게 과도한 인센티브가 부여된다면 정부와 기업 간의 유착 등이 발생하는 등 부정적 영향도 발생할 수 있다.

셋째, ESG를 보는 시각차로 소비자 부분이 뒷전으로 밀려난 부분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 산업부 가이드라인에서는 기본 진단항목 외에도 추가 진단항목을 따로 구분하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기본 진단항목 적용의 한계와 기업의 ESG경영 목표 설정에 따른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추가 진단항목을 둔 것은 기본 진단항목의 대체 혹은 추가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소비자 범주에 해당하는 ‘소비자 정보 제공’과 ‘소비자 안전’, ‘고객만족 대응 체계 운영’ 항목이 기본이 아닌 ‘추가 진단항목’으로 구분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소비자는 공익적 측면에서 주요 이해관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그 중요도를 생각하면 기본 진단항목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중소·중견기업의 ESG 경영 활성화에 대해서도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61개 기본 진단항목 중 27개 항목을 선별하여 제시하고 있다. 정보공시 4개 문항, 환경 9개 문항, 사회 9개 문항, 지배구조 5개 문항이다. 하지만 27개 항목을 선별한 것 외에 중소기업이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국내 ESG 평가/검증기관과 투자 기관의 활용에 대해서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산업부는 2022년 상반기에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K-ESG 가이드라인’을 별도 개발할 예정이라 밝혔다. 산업부는 중소·중견기업의 특성 및 활용성을 고려한 대책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산업부가 해야 할 일은 ESG 평가기관들이 자신들의 평가기준과 평가결과를 투명하게 밝히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는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자문하는 기관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기업들이 혼란을 겪는 부분은 평가기관별 지표가 서로 다를 뿐 아니라, 그 기준이나 결과를 명확히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투명하게 밝히도록 해야 ESG 평가기관들이 자신의 고유모델로 타 기관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다. 또한 경쟁을 통한 발전과 함께 업종·규모별 특화된 ESG 평가모델이나 지표도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수한 ESG 평가모델/지표를 보유한 평가기관이 살아남아 국내 기업에 대한 ESG 평가를 주도해 지속가능경영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K-ESG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1~2년 주기로 발간할 것임을 밝혔다. 경제계에서는 ‘ESG 경영 인센티브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ESG 경영과 그 공시는 어디까지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자 자율영역이다. 그리고 ESG 경영이 가져다주는 당근과 채찍 모두 기업의 몫이다. 산업부는 ESG 경영을 규제의 대상으로 인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산업부의 역할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자율적으로 공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안내(Guide)하는 것까지다. 만약 산업부가 더 나아가 기업의 바람직한 ESG 경영모델을 제시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가이드라인의 제정과 평가를 통한 포상에만 매몰되지 말고, 평가를 한 자료를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하여 ESG 경영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끝”

 

2021년 12월 0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문의 : 경실련 경제정책국(02-3673-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