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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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비리 경제인·정치인 사면은

법치주의 훼손 넘어 정권불신 자초하는 것
– 박 대통령, ‘사면권 엄격제한’ 국민약속 이행해야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위해 8·15특별사면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이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어제(16일)는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경제인을 포함한 대규모 사면을 건의했고, 박 대통령은 경제인을 포함해 사면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경제활성화’, ‘국민대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부정과 비리를 일삼은 재벌과 정치인을 사면하려는 박 대통령의 막가파식 국정운영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부정·비리 재벌과 정치인의 사면에 나서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2012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부패한 기업인과 정치인에 대해서 사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서민 생계형 범죄에 대해 단 한 번 사면권을 행사했을 뿐 재벌이나 정치인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특별사면이 논란이 되었을 때도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사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개선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개선책이 나오기도 전에 갑자기 태도를 바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특별사면 계획을 언급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은 재벌 총수에 대한 사면으로 스스로 내세운 약속과 원칙을 뒤엎고, 국민들을 기만해서는 결코 안 된다. 경제인·정치인의 특별사면이 사회정의와 경제정의를 무너트리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합법화 시킬 뿐이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납득할 수 없는 사면은 정권불신을 자초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재벌총수 등 경제인 사면이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9일 전경련은 ‘30대 그룹 사장단’ 명의로 ‘경제난 극복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노골적으로 재벌총수에 대한 사면, 가석방을 정치권에게 촉구했다. 이후 5일 만에 박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특별사면을 언급하며 배임·횡령·탈세를 일삼은 중대 경제범죄인들에게 면죄를 주려는 꼼수를 드러냈다. 재벌 총수라고 하여 불이익을 줘서도 안 되겠지만 결코 특혜를 줘서도 안 된다. 또한 박근혜정부가 비판해 온 사면권 남용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사면이어야 한다.

경제인 사면이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는 박근혜정부와 여권 지도부의 논리는 설득력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다. 사실상 역대 정권들이 경제위기 때마다 경제 살리기라는 명분으로 기업인들을 사면해왔으나 실제 사면이 경제 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그 어떠한 근거도 없다. 오히려 수감중인 재벌 총수들은 배임·횡령·주가 조작 등 공정한 경제 질서를 훼손하고, 국내 경제를 어지럽혀 경제정의를 훼손한 주범들이다. 이들 총수들에 대한 특혜적 사면은 법치주의 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공정한 질서와 정의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셋째, 진정 ‘경제살리기’와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싶다면 민생생계사범 위주로 사면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별사면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하나, 법치와 정면충돌하는 만큼 제한된 범위에서 신중하게 행사되고, 무엇보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대통합이라는 명목으로 부정·비리 경제인과 정치인에게 사면을 통해 면죄부를 주는 것은 권한남용에 지나지 않는다. 박 대통령이 진정 집권 후반기 ‘경제살리기’와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싶다면 서민과 민생생계 사범 위주로 사면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에 이어 메르스 사태까지 경기침체와 가계부채의 증가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나라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들과 중산층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민생과 국민대통합을 위한 사면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국민적 합의도 없고 공감도 얻지 못하는 사면은 정권의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면 기준을 분명히 밝히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사면에 나서야 한다. ‘광복70주년’을 맞이하여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정부패의 비리 재벌총수와 정치인에 대한 사면이 아니라 법치주의와 정의를 확립하고, 국가적 개혁방안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