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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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증세, 지방재정 악화 부추기는 지방세제 개편안

즉각 철회하라

지난 20일 행정자치부는 경제 활성화를 내세워 기업의 지방세 감면 혜택을 연장 또는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2016년도 지방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이번 조치로 3조 3,000억 원 정도의 지방세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수결손으로 인한 추경예산까지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을 더욱 빈약하게 만드는 이번 개편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기업에게는 감면 혜택을 주면서 그 결손에 대해 주민세 인상 등 서민들의 주머니를 통해 메우려는 발상은 전형적인 서민증세와 다름없다. <경실련>은 지방재정 확충에 대한 책임을 서민층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법인세 정상화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기업들에 대한 특혜는 박근혜 정부가 재벌 대기업을 위한 정부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이를 정도로 서민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또한 우리 경제는 고용 없는 저성장 체제로 진입하면서 서민층과 저소득층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경제양극화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고소득층보다 서민층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벌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하며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이율배반적인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5대 그룹이 503조원의 사내보유금을, 30대 기업은 810조원의 사내보유금을 갖고 있다. 대기업들은 막대한 사내보유금을 쌓아놓고도 고용확대나 사회공헌 활동에는 여전히 인색하다. 기업들은 고용을 늘려 경제가 선순환 되도록 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일자리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의 행태가 지방세 감면 혜택으로 갑자기 변화될 수 있는지 매우 의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기업들에 대한 특혜가 경제 활성화와 지방세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국민을 현혹해서는 안 된다. 대기업을 비호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둘째, 박근혜 정부는 조세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서민증세를 즉각 중단하고, 법인세를 정상화하라.

행정자치부는 올해 초 정부의 기준대로 주민세를 인상하지 않으면 내년도 지방교부세를 삭감하겠다고 압박해 주민세를 1만원까지 2배 이상 인상하도록 강요했다. 정부가 개인 균등분 주민세에 대해서는 인상폭까지 제시하며 자치단체를 압박하면서도, 개인사업자나 법인에게 부과하는 주민세는 인상하지 않고 자치단체 재량에 맡겨 형평성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이미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법인세 인하를 통한 혜택이 경제에 얼마나 긍정적 효과를 끼쳤는지를 정부 스스로가 밝히고, 여기에다 기업들에 대한 지방세 감면까지 100% 연장해주는 개편안을 발표하여 이중삼중의 혜택을 기업에 몰아주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서민의 주머니에서만 세금을 걷는 편법 증세를 노골화한 정부의 행태는 지방재정 악화와 조세 불평등만을 심화시킬 뿐이다.

2015년 지방세 수입으로 당해 자치단체의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126개로 전체의 51.9%에 달하고, 평균 재정자립도는 2014년 44.8%에 이어 2015년 45.1%까지 하락했다. 가뜩이나 박근혜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 등 국민복지 부담을 지방예산으로 돌리는 등 지방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어려운 지방재정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법인세 정상화’다. 재벌 대기업, 고소득층, 자산가들의 배만 불리고, 서민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어떠한 행태도 용납할 수 없다. 중앙정부가 해결해야 할 사안을 지방정부에 떠넘기고, 정책의 실기로 발생한 세부담을 서민층에게 떠넘기는 것은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뿐이다.

정부는 이번 지방세제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어떠한 조율과정이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입법예고를 했다. 허울뿐인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절차까지 무시하면서 재벌 대기업에게 특혜를 주고, 반서민적 서민증세를 추진하는 행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지방세 감면 혜택을 철회하고, 법인세 감면을 원상회복하여 세수확보와 지방재정 확충에 적극 나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