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기타] 외환위기 원인규명은 경제청문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감사원은 지난 10일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검찰에 수사의뢰 하였다. 그러나 감사원의 조사와 검찰의 수사로 외환위기의 주범을 가리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우리도 그들이 공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잘못을 저지른 일에 대해 시비를 가리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감사원의 조사나 검찰의 수사에는 왜 우리가 외환위기의 주범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에 대한 진정한 의미가 담겨있지  않다는 데 있다. 우리가 외환위기의 주범을 가려야 한다고 하는 진정한 의미는 다시는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외환위기의 근본원인을 규명하고 동일한 정책적 실패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으려는 데 있다.


그러나 현재 외환위기에 대한 수사는 정작 필요한 경제청문회를 열어 교훈을 얻으려하기 보다는 검찰의 수사로 단시일내에 외환위기의 주범을 색출하여 단죄하려는 희생양  찾기 또는 마녀사냥식의 접근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환위기는 소수 개인들의 범죄에 의해서  촉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오히려 외환위기는 관치금융체제라는 한국경제의  고질적 병폐와 이를 치유하지 못하고 정책적 실수를 거듭한 재경원 등 관료기관의 행태 그리고 차입경영을 일삼아온 재벌의 외형확장 추구행태에 대한 진지한 규명이 있어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외환위기에 대해서는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와 김인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수사가 원인규명을 하는  본질적 절차는 아니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 원인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마땅하다. 


경실련은 외환위기의 본질적 원인을 규명하여 다시는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역사적 교훈을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며 이를 위해 외완위기와 관련한 경제청문회를 여는 것이 꼭 필요한 조치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경제청문회는 국회를 중심으로 하여 당시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참여아래 이루어져야 한다. 경제청문회를 위해 관계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가 국회에 구성되어야 한다.


(가칭)외환위기규명특별위원회의 구성과 활동은 누구를 희생양으로 삼는 사회적 카타르시스를 위한 것이거나 누구를 단죄하기 위한 마녀사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외환위기의 근본원인을 진지하게 규명함으로써 한국경제의 구조적 개혁을 위한 디딤돌을 마련하고 다시는 이같은 정책적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교훈과 수단을 얻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명백히 공직 수행과정상의 잘못이나 비리가 발견된다면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금 이 시기에 경제청문회를 여는 것은 개혁에 대한  정책의지를 보다 확고히 하는 것이 되며, 어려운 경제현실에 대해 심리적 이완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회 일각에는 우리 현실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외환위기의 근본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검찰이 몇 사람을 수사해서 확인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며 진지하고도 끈질긴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에 (가칭)외환위기규명특별위원회를 구성, 이 위원회의 활동에 민간의 전문가도 함께  참여하여 명실공히 우리 경제의 근본적 문제와 관료사회의 병폐를 규명함으로써 우리 역사에 소중한 교훈을 남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1998.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