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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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최근 장기 경제불황 우려에 대한 경실련 입장

  최근 어려워진 경제여건으로 인해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7% 경제성장률이 그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는 4조5천억 규모의 추경편성을 통한 재정지출확대와 자동차 특소세 등 세금인하라는 거시경제정책의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경기부양에 나섰다. 금융통화위원회도 부동산투기 재연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진작을 위해 두 달 만에 다시 콜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부양이 단기적인 효과는 있으나 우리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우려가 매우 크다. 경제의 질을 평가하는 주요 변수인 시장투명성, 기업지배구조, 노사문제, 시장규율과 감독규율, 관치금융, 노사문제, 부동산버? 도덕적 해이, 역선택적 규제 등 어느 하나도 우리가 ‘외환위기’라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 것에 비해서 제대로 개선된 것이 없다. 오히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노사문제 등으로 경제의 질이 더욱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경제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었던 이라크전, 북핵, 사스 등 대외적인 불안요인이 어느 정도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상당부분 내적인 요인에서 기인한다.


  먼저, 경제운영에 대한 선명한 틀과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는 출범초 경제분야의 국정과제를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시스템 구축, 선진적 금융인프라 구축, 재정·세제개혁 등의 세부과제를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들어선지도 벌써 5개월째 접어들지만 세부과제와 관련한 뚜렷한 내용들이 부재한 상황이다. 각 세부과제에 대한 논의는 무성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갈지를 예측할 수가 없다. 또한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경제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명확한 제시도 없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둘째, 경제정책에 대한 정부의 일관성 부재와 불확실성, 무원칙성을 들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개선, 부동산문제, 법인세 인하, 노동정책 등에서 지금까지 정부는 국정원리로 설정했던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의 모습보다는 무원칙, 일관성 부재, 불공정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과 같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국정 상황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원칙에 근거한 단호한 정책추진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이와 같은 무원칙한 태도로 인해 경제주체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자들로 하여금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불확실성을 확산시켜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셋째, 현재 정부는 현실문제에 대한 근본적 접근을 통한 개선보다는 현실상황에 안주하는 단기적 대응에만 집착한다.


현재의 경제문제는 보다 근본적으로 본다면 IMF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구조개혁을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지금 시급히 필요한 것은 단기적 경기부양이 아니라, 금융구조조정, 기업지배구조개선 등 경제체질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의 지속적인 추진이다. 만약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시기 때마다 이와 같은 단기적 처방들로 일관하여 결과적으로 제2의 경제위기가 초래될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하게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실 문제에 대한보다 냉철하고도 이성적인 판단에 근거한 근본적 처방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참여정부의 경제문제 중에 김대중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부정적인 유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인수위기간을 포함해서 반년이 지난 현재, 현 정부도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으며, 실사구시적 비전 없이 우왕좌왕하는 현 정부의 정책을 볼 때 과거정부만을 탓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 경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최우선과제는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성장 없는 분배는 한낱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우리사회에 가장 필요한 ‘통합과 개혁’이라는 국정지표를 갖고 출발했지만 숱한 시행착오를 범해 오히려 최악의 경제상황을 초래한 참여정부는 이제라도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한 정부가 되기 위해 다음의 네가지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먼저, 정부는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경제운용에 대한 명확한 내용과 실천프로그램, 그 일정을 제시해야 하며, 아울러 경제체질을 강화시킬 수 있는 지속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


즉 상황에 따른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재벌, 금융, 노동, 규제 부문 등의 구조개혁에 대한 내용과 그 프로그램 및 일정을 제시하여 우리 경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경제운용에 대해 지금까지 정부는 근시안적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접근은 경기가 침체를 거듭할수록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제시보다는 단기적 경기부양에만 매달리도록 했다. 그러나 이전 정부들이 무리하게 부양책만을 추진한 대가로 지금의 후유증을 앓고 있음을 잊어서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정공법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며,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제운용에 대한 명확한 내용제시와 지속적인 구조개혁으로 나타나야 한다.


  둘째, 최근 일련의 노동쟁의 등 모든 경제 및 비경제 변수가 시장 친화적으로 변화되지 않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하고, 각종 이해충돌적 사안에서 공정한 심판자로서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목말라하는 외국인직접투자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다. 최근에 논란이 된 노사관계모델에서 네델란드식이나 영미식도 법과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허구에 불과한 것이다.


  국론이 분열되고 이념논쟁으로 국가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개혁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정부 스스로 전선(戰線)에 뛰어들지 말고 중재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념적 논쟁 중에는 마(魔)의 1만불 소득시대에는 기승을 부리지만 2만불이 넘는 때에는 자연히 사라지는 것도 많다. 특히 차세대 인적자원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이념보다는 실사구시적 정책입안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경제개혁의 목표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이기 때문에 이념적 논쟁의 여지가 적지만, 비경제 부문의 경우에는 진보라는 이름 하에 이념논쟁으로 흐를 개연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선진화되기 전까지는 이 부문의 개혁전선을 확대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로, 성장과 분배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선성장 후분배라는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되, 과거 40년 동안의 불균형성장전략은 가급적 지양하고 균형성장전략을 통해 사회통합적 성장잠재력을 확충하여야 한다.


  이때 과거 불균형 성장시 누적된 모든 것을 일거에 균형으로 바꾸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고, 점진적으로 낙후된 부문이 균형을 찾아가는 유연한 국가균형발전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 40년간 굽어진 뼈대를 일시에 바로 잡고자 압력을 가하면 펴지기도 전에 뿌러져서 부작용이 훨씬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상과 같은 원칙 하에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경제는 개혁적 전문가에게, 비경제는 안정형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현재의 청와대와 내각은 오히려 이와 반대로 출발해서 시행착오가 더 컸던 것 같다. 경제발전을 위해 고언도 서슴지 않고 직언할 수 있는 진용이 아니라면 한시라도 빨리 팀을 교체하여야 한다. 현재 우리 경제구조의 심각성을 무시하고 경기부양적 버블유도형 대증요법으로 안이하게 대처할 때 일본형 장기불황의 검은 그림자가 참여정부라는 이름 뒤에 다가올 수 있다.


  세부적인 전략과 세부적인 실천내용 및 일정 없는 개혁과 修辭적 개혁은 개혁도 불가능할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예측 불가능성과 부담감만을 줄뿐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법과 원칙 하에 세밀한 운행 프로그램을 공론화를 통해 확정하고, 그 일정을 제시함으로써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이럴 때만이 경제주체들이 투자나 소비를 안정감을 갖고 진행할 것이다. 구조개혁도 되지 않고 경제주체들에게 부담감만을 주는 행동으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 정부의 성찰과 냉정한 진단, 대책을 촉구한다.                                 


<문의 : 정책실 771-0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