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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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경제살리기 역행하는 관변단체지원예산 추가편성 철회하라

 IMF 구제금융을 전후로 경제파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전국민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직접적인  경제파탄의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도 후속대책의 하나로 내년도 세출예산을  4조 감액하는 긴축재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대선을 코앞에 둔 이 시점에서 이런 흐름과 정반대로 관변단체에 대한 예산지원은 내무부의 지침에 따라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 단체마다 이미 작성된 예산안을 수정하고 있다.  


정부는 11월 27일자로 각  시도에 ’98 예산편성기본지침 추가사항 시달’이라는 공문을 보내 지방자치단체의 정액보조금을 받는 단체에 새마을운동과  바르게살기운동단체 등을  추가하도록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야 할  예산내역을 시.도와 시.군.자치구, 읍면동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그  기준액을 제시하였다. 특히 새마을조직의 경우 읍면동의 지역협의회와 부녀회조직까지 구분하여 액수를 세분화한 점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만일 지침대로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새마을운동은 시도, 시군자치구, 읍면동을 포함하여  182억2백4십만원을, 바르게살기운동은 105억9천9백7십만원의 예산을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받게 된다. 여기에 지난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관변단체 지원예산인 180억원을 더한다면 무려 468억이 내년도에 관변단체에 지급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우리 국민은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관변단체에 모두 1천원 이상을 자진하여 기부하는 꼴이 된다.  


 정부가 관변단체에 대하여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대폭 증액하고 나아가 이미 시달한 ‘예산편성지침’을 수정하면서까지 지방자치단체를 강제한 것은 규모면에서나 동기  등 여러가지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도 관변단체에 대한  예산지원의 성격이  낭비적이고 선심성이란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번의  조치는 전국민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경제살리기운동에 정면으로 반하는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며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긴축재정정책과도 모순된다 그리고 이미 정액보조금대상에서 2년간  제외되었던 관변단체의 지역조직에 대한 예산편성이 하필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이루어지는지는지에 대하여 깊은 의구심을 갖는다.


관변단체가 역대선거에서 어떤  행동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이들 관변단체가 국가예산편성에 잇따라  이루어지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예산편성방침에 고무되어 대통령선거운동 과정의 막바지에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움직이지 않을까, 또 이런 효과를 기대한 정부의 그릇된 판단이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또 정부가 임의보조가 아닌 정액보조방식을  통하여 예산편성을 강제화함으로써 명백히 부당한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자체재원이 턱없이 부족하여 중앙정부로부터 제공받는 교부세, 양여금 등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에서 감히 거부하기 어려운 실정임을 감안할 때 더욱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러한 점을 인식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정부는 많은 의혹이 제기되는  이번의 ’98 예산편성지침 추가사항’을 즉각 철회함과 아울러  긴축재정을 다시 편성하는 과정에서 이미 국회에서 통과된 중앙정부  차원의 관변단체지원예산도 전액 삭감하여야 한다. 또  어떤 과정을 통하여 이런 조치가 취해졌는지 소상히 경위를 밝히고 이 문제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공무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문책하여야 한다. 우리는 감사원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하여 진상을 조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부당한 예산편성지침을 과감히 거부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또 예산심의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의회도 부당한 예산편성에  맞서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요구
– 경제살리기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관변단체  예산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 관변단체 예산지원에 관련된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하라.
– 지방자치단체는 정부의 부당한 예산편성지침을 거부하는 용기를 보여라.


                      1997년 1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