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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당선인 공약 짚어보기 ④ 정치/사법/행정/통일] 사법 上, 정치행정통일 下
2022.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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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2년 3,4월호 – 특집. 윤석열 정부 미리보기(5)]

[당선인 공약 짚어보기 ④ 정치/사법/행정/통일]

사법 上, 정치행정통일 下

이하람 정책국 간사

1. 들어가며

올해를 뜨겁게 달궜던 제20대 대선이 막을 내렸다. 0.7% 차이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말이다. 경실련도 제20대 대선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우리 사회 개혁과제를 만들어 발표함과 동시에 평가 지표를 마련하여 후보자들 의 공약을 분석했다. 그리고 유권자들이 정책선거를 할 수 있도록 평가 결과를 알리는 기자회견도 개최하였다. 본고에서는 당선인의 공약 중 <정치·사법·행정·통일> 분야 공약평가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2. 정치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집에 수많은 공약들이 제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개혁과 관련한 공약을 찾아볼 수 없다. 관련 분야 공약들이 청와대 개혁과 사법부 개혁에 치중되어 있고, 국회와 국회의원, 선거제도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정치 분야의 공약은 전무한 상태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이야기하는 ‘제왕적 대통령제, 청와대 정부’ 탈피를 위해서는 국회와의 역할 재정립, 입법적 노력, 선거제도 개혁 등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개혁 관련 공약이 없는 것은 당선인의 개혁 의지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3. 사법

사법분야 공약은 당선인의 과거 검사로서의 경력을 살린 듯한 차별점이 돋보이는 공약들이 많이 존재했다. 다만 법 개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국회 논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어떻게 타계해 나갈지에 대한 방안이 나타나 있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및 검찰에 예산편성부여 공약은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하여 필요한 공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검찰 권력 비대화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어 민주적 통제수단이 구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공약 사항은 없다. 또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은 검찰청법 제8조 법률개정사항에 해당하는데 여소야대 상황에서 입법적 뒷받침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그 실현 가능성(적실성)은 낮다고 평가된다. 경찰 인사개혁과 처우 개선 공약은 일선 경찰들의 숙원으로서 그 장점이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사회 전반이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과 다른 일반직 공무원들의 처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통합가정법원으로의 개편, 해사전문법원 신설, 종합 법률구조기구 설립, 행정심판기관 통합 공약들은 타 후보에 비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또 흉악범죄, 가상현실 범죄, 권력형 성범죄 척결에 대한 공약 등은 구체적으로 실현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피의자 인권 보장에 대한 공약은 찾아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가상현실 범죄가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하여 사이버 불링, 아바타에 대한 성폭력 등에 대한 문제 인식,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 제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바, 사회 현황에 맞는 정책 설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상현실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여, 임기 내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다.

4. 행정

행정 분야 공약은 청와대·정부조직 관련 공약, 지방자치(지방분권) 공약으로 구분하여 평가하였다. 먼저 당선인은 청와대의 조직·인력 개편을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구축을 통해 정부조직의 시스템적 체계화를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대표로 내세웠다. 작고 강한 정부라는 보수당의 가치와 일맥상통하며 간략한 로드맵을 제시하여 구체성은 확보하였으나, 여가부 폐지 이외 다른 정부조직들의 운영 방향성은 제시하지 못했다.

즉, 효율적 운영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정부가 가미된 정부조직의 방향성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으나, 공약의 의제 설정 범위가 매우 협소하고 이전 정부에서 추진되는 방식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경우 효과성 자체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한편 지방자치 분야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예산, 사무, 권한을 어떻게 지방에 나누어 줄 것인가, 성숙한 지방자치를 위해서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지방의회의 권한, 국세-지방세, 국가사무-지방사무 배분 등)를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지방자치 분야 공약의 가치성은 낮은 수준이다.

다만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공약들은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었는데 제시된 공약(지역 특성화, 지역 문화, 지방대학 생태계 변화 등)들은 지역의 경쟁력을 제고하여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개혁성이 있는 공약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주활성화 대책을 제외하고 주로 균형발전의 대상인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공약 제시는 미비하였다는 점과 의제별 일정이나 방법, 재원 등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나, 구체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상당수가 이미 이전 정부에서 제시된 과제들로 적실성 있는 공약은 아니다.

5. 통일·안보

한반도 평화 정착 문제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당위적으로, 민족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는 점에서 스마트한 남북관계의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의 통일 분야 공약은 북한의 선제적인 변화라는 ‘조건(비핵화 달성시, 북한 비핵화 진전에 발맞춰, 비핵화 전이라도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고려하여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 보수 정부의 정책과 매우 유사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은 비핵화 없이는 구체적인 통일·대북 정책의 추진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만 불러일으킨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종전 한반도가 되지 못한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남북 간 협정 미이행의 끝없는 반복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보수 정부의 전략을 채택한다는 것은 남북관계 역시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해당 공약들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거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게 한다거나 하는 공약의 가치성이나 개혁성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한편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중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제도 전면 개편과 북한인권재단 설립 관련 공약은 집중지원 체제마련,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지원강화, 법률보호 관리 시스템법제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했다는 점에 서 구체성이 높은 공약이라고 평가된다. 다만, 탈북자들의 초기 정착 뿐 아니라 중·장기적 차원에서 남한 생활의 적응 및 안착을 위한 정책도 중요한데 중 장기적 공약이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외교 안보 공약에 있어서 윤석열 당선인은 글로벌 이슈에 더 적극적인 공약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외교 문제의 핵심을 한반도 평화적 통일을 위한 국내외적 환경 조성 및 정책적 노력이라고 봤을 때, 외교안보의 무대가 한반도가 아닌 국제사회에 집중되어 있어 남북의 주도권이나, 자주성의 확보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하고 국제적 위상에 맞는 기여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부분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주변국(미·중·일·러) 전략을 제시한 것은 매우 구체성이 높은 공약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계획이나, 재원 확보 방안, 국회 비준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제시가 없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6. 나가며

당선인의 공약 중 <정치·사법·행정·통일> 분야 공약평가 중심으로 간략하게 소개했다. 가치있고, 구체적이며 실현가능한 공약들도 분명 존재했지만, 사법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의 공약은 사실 전무하거나 실현불가능한 공약들의 나열만 가득했다.

1987년 개헌 이후 국회의원을 지내지 않은 첫 번째 대통령, 정치입문 이후 대통령에 직행한 윤석열 당선인은 정치신인으로서 정치개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정치개혁 공약들을 제시해야 하는 소임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분야의 공약이 전혀 제시되지 않은 점은 윤석열 당선인의 개혁 의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가 꾸려졌다. 인수위 활동이 끝나면 30일 안에 위원회의 활동 경과 및 내용을 백서로 정리해서 공개한다. 해당 백서에는 후보자 시절 제시하지 않았던 구체적이고 적실성 있는 국정과제들이 가득하기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