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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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업무용 차량 관련 세법개정안,
노골적인 사업자 퍼주기 여전

– 업무용 사용여부 입증을 통해 업무용 사용비율만큼만 경비처리 허용하고,
국제적 기준에 따라 차량 구입비용의 감가상각비 금액 상한 설정해야 –
기획재정부는 6일 공평과세와 조세제도 합리화 추진을 목적으로 한 ‘2015년 세법개정안’(이하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그간 조세형평성을 훼손한다고 지적 받아온 업무용 차량에 대한 과도한 세제혜택을 바로잡는 내용 역시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원칙조차 무시하고 사업자에게 과도한 세제혜택을 주는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어, 정부는 단순히 여론을 인식해 허울뿐인 개정안을 내놓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진다.
이번 세법개정안을 살펴보면, 사업자는 업무용 사용여부를 입증하지 않아도 임직원 전용 자동차 보험가입 요건만 충족시키면 50%는 무조건 경비처리 할 수 있다. 나머지 50% 역시 업무용 사용여부를 입증하면 비율에 따라 경비처리가 가능하다. 이는 업무용 사용여부 입증을 소극적으로 적용하고 사업자에 대한 특혜를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정 규격 이상의 사업자 로고를 부착한 승용차는 업무용 사용 입증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100% 경비처리를 허용해 준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정부안대로 개정이 된다면 사업자가 과도하게 세제혜택을 받아 조세형평성을 훼손하고 성실한 개인 납세자를 무시하는 현실이 전혀 개선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지난 7월 경실련 시민권익센터는 사업자들이 업무용 차량에 대해 과도한 세제혜택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고가의 수입차 등이 업무용으로 대거 판매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 바 있다. 2014년 수입차 등의 판매현황을 통해 살펴본 결과, 고가의 수입차를 비롯한 약 7조 4,700억원에 달하며 차량 구입비용을 사업자들은 전액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사업자들은 이러한 세제혜택을 악용하여 무분별하게 고가의 차량을 업무용으로 구매했다. 실제 2억원 이상 수입차는 87.4%가 업무용으로 판매됐다.
경실련은 문제제기와 함께 ▲업무용 목적 사용 입증 강제, ▲업무용 차량의 허용 상한금액 설정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고가차량 자체를 업무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캐나다 역시 업무용 차량 구입비에 대한 상한선(약 2,700만원)을 설정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사업자가 운행일지 작성 등을 통해 차량의 업무용 목적 사용을 입증했을 시에만 경비처리를 허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업무용 목적 사용에 대한 입증도 없이 차량의 구입비부터 유지비까지 모두 세제혜택을 주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제기와 국민들의 불만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사업자의 특혜를 보장해주는 세법개정안을 내놓아 국민들을 또 다시 실망시켰다. 특히 필수적으로 요구했어야 할 업무용 목적 사용 입증을 전체의 경비의 50%에 대해서만 적용한 것, 사업자의 로고가 붙어있으면 업무용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인정한 것 등을 살펴보면, 정부가 과연 공평과세, 조세형평성을 바로잡으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국제적 기준에 따라 업무용 차량운행일지 작성을 강제해 사용 비율만큼만 경비처리를 허용해야 한다. 또한 차량 구입비용의 감가상각비에 대해서도 캐나다(CAD30,000) 등과 같이 상한금액을 설정하고, 업무용 사용 비율만큼만 경비처리를 허용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와 통상을 맺고 있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국가에서 이와 같은 세제를 운용하고 있는 만큼 통상마찰이 우려된다는 정부의 입장은 무책임한 핑계이다.
경실련 시민권익센터는 정부가 업무용 차량에 대한 정당한 과세를 위해, 이번 세법개정안을 전면 재개정하여 훼손된 조세형평성을 바로잡아주길 강력하게 요구한다. 제도적 실효성도 없는 세법개정안으로는 어떠한 국민도 납득시킬 수 없을 것이고, 지금과 같은 노골적인 사업자 퍼주기는 더욱 큰 국민적인 공분을 불러일으킬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