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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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2조원의 연구개발 지원금’, 관리-감독 체계 부실

국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원되는 산업자원부 소관의 연구개발 예산을 둘러싸고 각종 문제가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개발비를 지원해준 기업으로부터 되돌려 받는 돈인 기술료의 부당사용 문제, 연구 지원금의 혜택을 받는 기업체 선정 문제, 연구비의 유용에 대한 무대책 등이 그것이다.


경실련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연구개발사업에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해당 정부부처인 산업자원부에 각성과 감사원의 감사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산업자원부의 연구개발지원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와 연구사업 집행 및 관리․감독 기능 체계의 전면적인 개혁을 촉구한다 
 
최근 산업자원부 산하의 연구개발 사업을 둘러싼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언론에서 보도된 산업기술대학과 관련된 각종 문제들은 연구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산하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 특정 기관에 퍼주기식 지원, 개발지원금의 투명한 집행 및 관리시스템의 부실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점뿐만 아니라, 조작.은폐에 대한 관련부처 외압 및 내부의견의 묵살, 도덕적 해이 등이 드러났다.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서 지원되고 있는 R&D 사업 지원금에 이처럼 전반적인 문제점이 포진되어 있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연구개발지원금을 둘러싼 잡음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2년에는 연구개발금을 지원해준 기업들로부터 되돌려 받는 금액인 기술료의 사용이 문제가 되었다. 해당 사업비의 사용에 대한 정산이나 결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부당하게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내부고발자들에 의해 밝혀진 이 문제는 당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나 여전히 국가 예산에 어떤 식으로 편입시켜 투명하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연구비를 지원받은 업체들의 연구비 유용, 부실한 연구 성과 보고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심각한 예산낭비적 요소들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2006년 국가연구개발예산은 2003년 5.3조원 규모에서 무려 68%가 증가한 8.9조원 규모이다. 그리고 산업자원부는 이중에서 2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예산을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관리․감독하고 있는 연구개발지원금을 둘러싼 의혹과 비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데에 대해 산업자원부는 전면적인 책임을 지고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경실련은 국가연구개발의 투명성과 효율성확보를 위해 연구개발기금이 지원되는 프로젝트의 선정 과정에서의 기록의무화 및 연구보고서의 인터넷 공개를 주장하는 바이다. 또한 이처럼 제기된 일련의 사안들에 대해서 감사원이 적극적인 감사에 나서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내고, 제대로 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구태에 대해 명확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이 이루어질 때만이 연구개발지원금의 취지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2.  산하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제대로 된 견제기능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


연구개발자금의 지원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바로 산업기술평가원(원장 윤교원)이다. 산업자원부에 할당된 연구개발사업의 평가관리 업무를 전반적으로 관장하고 있는 이 기관은 연구 과제를 직접 발굴하고, 평가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등 연구개발의 모든 업무를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연구개발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가 하는 중요한 문제가 인사와 예산의 독립성이 담보되지 못한 한 기관에서 단독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산업기술평가원은 산업자원부의 영향력 아래 직접적으로 놓여있다. 산업기술평가원의 원장은 설립이후 15년간 전․현직 공무원들이 도맡아 오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또한 산업기술평가원의 예산과 인사를 직접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해와 요구를 제대로 따르지 않을 산하 기관에 대한 엄청난 예산 불이익, 사업이관, 인사개입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압력을 가할 수 있는 현실인 것이다. 결국 산업기술평가원은 산업자원부로부터 어떠한 독립성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2조원에 연구개발지원금이 산업자원부의 완벽한 통제아래 놓여있으며, 어떠한 견제 장치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산하기관의 독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정한 선정 및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경실련은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산업자원부가 산업기술평가원의 독립성을 보장할 것과 동시에 산업자원부가 압력기관이 아닌 관리 및 감독 기관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3.  산업기술평가원의 관리 체제를 연구개발지원금의 투명한 선정과 관리에 주력하도록 개혁하라


현재 명목상으로 연구개발지원금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를 하는 곳은 한국기술평가원 그 중에서도 기술평가위원회는 지원금 배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개발의 명목으로 기업에 지원되는 자금은 일반적인 금융권의 정책자금지원과는 다르다. 이자 및 담보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더군다나 연구가 성공할 경우에는 20%만 상환하면 되고, 연구가 실패할 경우에는 그마저도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상당한 ‘특혜’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특혜를 어느 기업에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한 번의 위원회를 통해서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결정되는 평가위원회의 회의 과정이 녹화나 녹취 없이 제대로 기록되고 있지 않다.


때문에 회의과정에서 발생하는 평가위원들의 발언내용 등이나 구체적인 평가 과정들이 거의 사실대로 정리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문제가 발생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황우석 사건을 계기로 이공계의 연구 진실성에 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자원부가 지원하는 산업기술개발사업의 보고서 등 각종 자료들이 국가적으로 관리되거나 등록되지 않으며,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은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혁신은 선행연구의 모방과 개량을 통해 지속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 선행연구의 자료를 공개치 않고 있어 후발연구자들의 중복투자 방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기존에 지원한 연구개발사업의 내용 분석은 우선 향후 기술기획에 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이미 진원 받은 사업들의 사후 비교 등을 통해 선행 사업들의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고, 연구 진실성을 담보하고 중복투자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처럼 산업기술개발사업의 연구보고서는 국가의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반드시 공개되어야 하는 자료인 것이다.


평가의 과정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가운데 막대한 예산이 투명하게 집행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 나라의 공금이라고 할 수 있는 예산 집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한 기록과 보고를 통한 투명성의 확보이다.


국가의 예산을 집행을 결정하는 평가위원회가 이처럼 아무런 기록 자료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예산 유용과 다를 바가 없다. 경실련은 연구개발지원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평가위원회 체계의 개혁을 요구하며, 모든 회의기록과 평가기준 등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아울러 국내산업에 대한 정부의 허용보조금이 갈수록 제한 받는 상황에서 연구개발예산이 연구개발에 정확히 쓰이지 않고 사적으로 유용되거나 특정 기업의 제품양산 또는 경영자금 등으로 업체연명에 쓰인다면, 오히려 이는 공정경쟁의 원칙을 훼손하는 부작용을 가져온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불공정 경쟁으로 첨단사업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은 더욱 커지며, 동시에 더 나아가 WTO 등을 통한 경쟁국들의 제소로 각종 정부지원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연구개발사업은 우리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에 할당되는 예산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경실련은 연구개발자금 지원 문제의 핵심에 있는 산업자원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며, 앞으로 R&D 자금과 관련해 모든 예산들이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