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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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채무 증가와 세수확보 부족으로

재정위기 초래할 예산안

정부는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총지출 357조 7천억원, 총수입 370조 7천억원 규모의 2014년도 예산안과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하고 내달 2일까지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번 예산안은 경제활력과 일자리 지원을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서민생활 안정, 건전재정 기반 확충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세수 부족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편성된 이번 예산안은 낙관적 경제전망에 근거한 세입 추계와 근본적 방안없는 재정건전성 악화 등으로 인해 정부가 설정한 서민생활 안정과 건전재정 기반 확충 등의 목표를 이루기 어려움은 물론 향후 재정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적인 기조 면에서 이번 예산안은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먼저, 국가채무 증가로 인한 재정건전성 악화로 재정위기의 수준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

정부 예산안에서는 2014년 경제성장율을 3.9%로 예상하고 세수입은 2013년 대비 0.5% 감소하고, 지출수준은 본예산대비 4.6% 증가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결과적으로 관리재정수지는 GDP 대비 1.8% 줄어 25조 9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며 이로써 국가채무는 515조2천억으로 GDP 대비 36.5%로 증가한다. 올 상반기 세수 부족으로 추가경정예산까지 합치면 취임 초기에 50조 6천억의 국가채무가 발생되고 이러한 재정건전성 악화는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김대중 재임기간 5년동안 순증한 국가채무는 53조원대에 불과했다. 더욱 큰 문제는 올해 세수 부진으로 인한 세입이 준다는 데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추경에서 세입예산을 6조원을 줄였음에도 심각한 세수 부진이 예상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최대 10조원의 세수결손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재원조달방안인 세출구조 조정, 비과세감면축소, 지하경제양성화의 결과는 어느 분야에서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증세를 위한 노력도, 최소한 MB정부에서 이루어진 감세를 되돌려 놓으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있어서 국가채무 증가를 방기하고 있다.      

둘째, 세수 확보의 중요한 근거가 되는 경제성장율 전망은 낙관적이며 세수확보 방안 역시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부는 2014년 세입예산안에서 3.9% 경제성장을 가정하고 전체 세입규모를 218조4천억원으로 책정했으며 비과세·감면 정비 1조8천억원, 지하경제 양성화 5조5천억원, 금융소득 과세강화 3천억원 등도 새해 세입규모에 상정해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경제성장율 전망치는 국내외 경제 전망치 가운데 제일 높은 수치를 기준으로 삼은 낙관적인 경제전망이다. 작년 예산안 편성시에도 정부가 과도하게 낙관적인 경제전망으로 세수 부족의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또 다시 정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으로 인해 재정운용의 난관을 스스로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세입 규모 예측에 있어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 감면 축소 등 아직까지 그 실효성과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하고 있어 더더욱 실현가능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가 활성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직접적 증세를 하지 않는 상황 하에서 작년 4월 임시국회때 추경을 통해 국채발행을 추가로 하고, 최근에는 5조 상당의 불용액부분을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아껴 쓰도록 한 상황에서 보면, 세수입을 218조 4천억원으로 잡은 것은 과대하게 잡은 측면이 있다.

셋째, 서민들과 무관하며 대기업에게 여전히 유리한 SOC 분야의 예산배정이 과다하며, 전체예산에서 극소수 기업들만 혜택을 보는 산업, R&D, SOC 등 경제지원분야 예산비중은 여전히 높다. 

SOC 예산은 2013년 대비 4.3% 감소했으나 4대강 사업예산이 더 이상 지출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SOC 예산의 성격은 대체로 대기업 건설사의 배불리기 사업이란 점에서 문제다. 또한 경제지원 분야 예산은 대체로 기업이 수혜자이다. 기업의 혜택 수혜가 기업의 발전, 고용확대, 그리고 다시 가계소득증가로 이어지면 문제가 없으나 그렇지 않고 기업의 소득만 증가하고 가계의 소득은 정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가 예산이 극소수의 기업소유자에게만 유리하도록 편중되게 사용되는 것이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여기에 경제지원분야 외에 노동분야에서 직업능력개발훈련, 교육분야에서 일자리연계교육예산 등의 예산에서도 기업에 혜택을 주는 예산은 많이 숨어 있다. 

다음으로 정부가 제시한 5대 중점 추진과제는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첫째, 경제활력 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과 관련해서는 예산의 최우선 과제를 이 분야에 집중하고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지원하고 있으나 투자 및 수출 촉진을 위한 정책, 수출 금융확대 등에 대하여는 순수하게 정부의 예산을 통한 소요액으로는 얼마나 되는지 밝혀야 한다. 의료산업 육성 등을 위한 펀드 조성과 관련하여 의료산업화의 방향이 의료서비스의 민영화와 의료비 증가로 나타나 국민의 삶의 질 저하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므로 심각하게 고려할 사항이다.

둘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경찰 일자리 4,000개 창출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전투경찰을 대체하는 인력일 뿐이다.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을 통한 구조적인 고용창출 능력 확충(신규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 국민연금 및 고용보험 보험료 지원)에 대하여는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고용구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나 고용창출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인원 및 예산의 대폭적인 확대가 필요하다. 복지수요 증가에 따라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계획에서 1,177명의 일자리 숫자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으며 이에 대한 확충이 필요하다.

셋째, 서민생활 안정과 삶의 질 제고와 관련해서는 복지예산이 100조라고 하지만 그중 1/3은 공적연금 지원이며 그 중 일부는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에 대한 지원하고 있어 이를 복지지출비용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행정예산이나 국방예산으로의 재분류가 필요하다. 영유아, 산모 보건 및 교육 관련 복지서비스의 경우 예산 내역을 개별 상품으로 나열하지 말고 저소득 출산 부모가 큰 부담이 없이 출산과 육아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

넷째, 국민안전 확보와 든든한 정부 구현과 관련해서는 4대 사회악(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먹거리 문제)의 집중이 결과적으로 기타 다른 위험에 대한 대비 소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실련은 정부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통해 정부 예산안이 본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내용적으로 충실하게 보완되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국회는 최근 경제상황과 사회적 요구 등을 충분히 반영하여 이번 예산안이 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면서 단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 복지 수요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예산안이 될 수 있도록 심도 깊고 면밀하게 심의해 주기를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