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금융] 정부는 관치금융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철회하라

1997년 6월 16일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 14일 오전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 장관으로부터 그동안 김인호 경제수석, 이경식 한은총재, 박성용 금융개혁위원장 등 4자간의 절충을 통해 합의된 금융개혁방안을 보고받고 이를 재가했으며, 정부의 금융개혁안을 16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월부터 숱한 논란이 있어온 정부의  금융개혁안이 사실상  확정되었으며, 이제 국회의 논의를 거치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안은 은행감독원을 한국은행으로부터 분리시켜 새로 신설되는 금융감독위원회  산하로 옮기고,  한국은행에는 은행에 대한 지도검사권한 등 실효성이  없는 일부  권한만 남겨두었으며, 관치금융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재경원의 금융정책실을 그대로  존치시키는 등 금개위안으로부터도 상당히 후퇴한  안으로서 개혁안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조차 어렵다.


이는 결과적으로 정부가 관치금융의 청산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새로 신설되는  금융감독위원회를 통해 관치금융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에 관치금융 청산과 한국은행 독립을 위해 노력해온 <경실련>은 정부가 관치금융을 강화하려는 현 시도를 즉각 철회하고, 우리 경제의 회생을 위해 관치금융을 청산하기위한 개혁과제들을 시급히 수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은행감독원의 주요기능은 금융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건전한 신용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다. 은행경영이  부실화하고, 이로 인해  금융시장의 혼란이 야기되거나 자금결제제도가 불안해지는 경우, 궁극적으로 이를 수습할 수 있는 기관은 발권력을 가지고 있는 중앙은행이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하는  중앙은행이 은행감독기능을 갖는 것이 순리이다. 


 한편, 통화신용정책의 효과는 금융기관을 통해  경제의 각 부문에 파급되는데, 한국은행으로부터 은행감독기능이 분리될 경우, 한국은행은 그 파급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것이 어렵게 된다. 또한 금융제도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은행부실화의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고 문제발생시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려면 개별은행의 일상 경영 및 업무내용을 평소 상세히 파악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별도의 기구보다는 통화금융정책을 집행하는  중앙은행이 감독기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정부 최종안은 한은이 금융기관에 대해 계약에 의해 지도검사 권한만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사실상 건전성 감독기능을 한은에서 완전히 분리시키는 것이다. 이는 건전성  감독기능을 한은에 남겨놓았던 금개위안보다도 더욱 후퇴한 안으로서 정부가 그동안  암묵적으로 이루어졌던 관치금융을 법제화하여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되어 이번 정부안에서 재경원장관의  정책제의요구권을 존치시킨 것이나, 재경원차관이 금통위에  열석하여 발언할 수  있게 한 것은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중립적으로  이루어져야할 통화신용정책수행과정에 정부가 관여하려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마땅히  철회되어야 한다.


 정치권력의 지배를 거부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균형성장을 유도하기위해서는 수십년간 우리 금융산업을 피폐화시켜온 관치금융을  시급히 청산하고, 중앙은행의 독립과 금융자율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은 이미 전국민적 합의를 도출해낸 시대적  요구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 상실을 두려워하여 과거  독재정권시절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정부는 관치금융체제를 더욱 공고히할 이번 개혁안을 시급히 철회하고 전국민적,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보다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개혁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


1997년 6월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