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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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실명제의 근간인 비밀보호규정은 지켜져야 한다

금융실명제의 비밀보호규정에 따르면 법원, 국세청, 은행감독원등이 요구한 경우가  아니면 금융기관종사자는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할 수 없고  누구든지 그런 정보제공을 요구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의 비자금 사건에서 무차별적으로 예금주들의 금융거래 사실이 폭로되는 것은 금융실명제의 근간인 비밀보호규정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으로 용인하기 어려운 것이다. 정직한 예금주들은 자신들의 거래 사실이 노출되어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현실적 우려를 하기 시작했다. 이는 금융실명제의 뼈대중의 하나인 예금주의 비밀보호가 무너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김대중총재의 비자금의혹을 마냥 덮어둘 수는  없는 것이다. 어떤 형태이건 비자금의 의혹이 제기된 이상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이런 견지에서 국민회의측은 스스로 비자금의 실체를 밝혀 국민의혹을 씻어야 한다. 만약 실명제의 위반을 들어 비자금의혹을 감춘다면 폭로한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금융실명제는 오랜 싸움 끝에 문민정부의 힘으로 겨우 실시된  개혁의 성과이다. 이제 금융거래의 실명화가 정착단계에 들어 서고 각종 비리가 발을 붙이기 어렵게 되는 등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시점에서 빚어진 이번 폭로사건은 금융실명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경제구조를 선진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절대과제라고 볼 때 스스로 비밀보호규정을 허물어 개혁의 성과를 뒤집는 것은 개혁의 후퇴임이  분명하다. 신한국당은 금융실명제의 비밀보호규정을 스스로 위반한 사실이 있다면 정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이후 어떤 경우든 예금주의 비밀이 보호될 것임을 약속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 대한 철저한 처벌을 약속해야 한다. 차명거래의 불법화와 종합과세한도 하향등 금융실명제를 본래 취지대로 강화하는 조치도  취해야 한다. 동시에 금융실명제의  실시를 총괄 감독하는 은행감독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여 예금주의 비밀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예금주의  비밀보호에 대한 신뢰는 금융실명제의  생명임을 정부와 신한국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1997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