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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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국회의 한은법 개정안 등 금융개혁 관련법안의 졸속처리를 우려한다

국회 재경위는 지난 4일부터 내일까지 일정으로 한은법 등 금융개혁  관련법안 심의를 벌이고 있다. 현재 재경원은 최근의 금융불안  현상 등을 감안할 때 금융개혁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 경제의 위기가 금융시장의 구조적 불안에서 야기했음을 고려할 때 재경원의 주장처럼 금융개혁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제시한 금융개혁안은 오히려 관치금융을 강화함으로써  구조적 금융불안을 심화시켜 경제의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안을 그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서는 안된다. 현재 관련법안중 중앙은행 및 금융감독제도 개편에 관한 부분은 개혁의 본래 취지에 역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이번 정부개편안에 의하면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은 한국은행 총재를 겸임하며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또 중앙은행은 매년 정부와 협의하여 물가안정 목표를 정하고 이를 포함하는 통화신용정책 운영계획을 수립촵공표하는 한편 물가안정 목표의 달성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중앙은행 총재를 정부자의로 임명하고 물가불안이 심화될 때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 희생양으로 만들 수 있다. 더구나 물가안정 목표를 정부와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할 경우 정치논리의 지배를 받으며 물가안정 목표가 필요이상으로 높게  설정되어 경제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크다.


 더욱 문제는 은행, 증권, 보험 감독원의 3개 금융감독기구를 인위적으로 통합하여 정부산하에 두는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은행, 증권, 보험 3대 영역을 축으로 하는 분업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향후 겸업화도 직접겸업이 아니라 자회사나 금융지주회사방식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감독 업무의 통합을 추진할 경우 감독기능의 전문성과 효율성만 크게 저해할 것이다. 그렇다면 금융감독기능의 통합은 관치금융의 강화이상  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가 관련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기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경제상황을 빌미로 관치금융을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14개법안중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된 내용은 아주 적다는 점에서 볼때도 그렇다.


 향후 금융개혁은 기본적으로 관치금융탈피를 골격으로  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집행부, 은행감독원을 하나의 유기체로 묶어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은행감독원의 기능이 실질적으로 통화금융정책 수행의 핵심적 수단이 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은행감독원은 당연히 현행대로 중앙은행 내에 존속하여야  한다. 금융감독체계는 은행, 증권, 보험의 금융권별로 전문화되어 있는 현행감독체계를  유지하되, 감독기관간 협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금융겸업화 진전에 전문적이며 자율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야는 금융개혁 관련법안을 정부안대로 얼마남지 않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졸속처리하여 결과적으로 관치금융을 강화하여 개혁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심도있는 심의와 토론으로 개혁정신에 충실한 금융개혁안을 마련해서 통과시켜야 한다.
 특히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일정을 감안한다면 무리하게 처리하는 것보다는 차기정부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각계 각층의 논의와 의견을 수렴하여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현명한 태도가 있기를 촉구한다.


1997년 1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