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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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감독기구는 완전 독립하여야 한다

국회재경위가 오늘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금융감독통합기구인 금융감독위원회를 총리실이 아닌 재경원 산하에 두는 것을 골자로 수정안을 마련하고 14개 금융개혁관련법안을 14일 전체회의에 회부, 표결처리키로 하였다.


우리는 그간 정부의 금융개혁법중 중앙은행 및 금융감독제도 개편에 관한 부분은 오히려 관치금융을 강화함으로써 구조적 금융불안을 심화시켜 경제의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정부안을 그대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서는 안됨을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국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관치금융을 더욱 강화하는 수정안을 마련하여  처리키로 한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은행, 보험, 증권감독원 등 3개 금융감독기관을 통합한 금융감독위원회를 재경원 산하로 두는 것은 재경원의 금융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여 관치금융을 강화하게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과거 관치금융의 폐습은 우리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국제경쟁력확보에 큰 걸림돌이  되어 왔다.


따라서 금융감독기구는 정부부처와  정치권으로부터 완전독립한  감독기구로서 중립적인 위치에서 독자적인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혁취지에 걸맞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국회재경위가  형식논리를 앞세워  관치금융을 막을 견제장치를 하나도 마련하지 않고 금감위를 재경원 산하로 바꾼 것은 납득하기도 어렵고 개혁이 아니라 개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은법 개정안은 중앙은행은 매년 정부와 협의하여 물가안정 목표를 정하고 이를 포함하는 통화신용정책 운영계획을 수립.공표하는 한편 물가안정 목표 달성에 대하여 노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장직을 한은총재가 맡게됨에 따라 외형적으로 이런 역할의 독립성이 강화된 듯 보이나, 외환시장 및 제2금융권에 대한 통제력이 부여되지 않은데다가 금융시장에 대한 감시.감독권마저 상실하게됨에 따라 역할 수행이 어렵게 될 것이다. 사실상 정부자의로 중앙은행 총재를 임명하고 물가불안이 심화될 때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  희생양으로 만들 수  있어 독립성에 근본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정치권은 이 두가지 법안의  강행처리를 중지해야 한다.  우리경제의 위기가 금융시장의 구조적 불안에서 야기했음을 고려할 때 재경원의 주장처럼  금융개혁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금융개혁법안중 한은법 및 금융감독기구설치법안은 오히려 관치금융을 강화할 수 있게 때문에 이대로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서는 안된다. 감독의 효율성만 높히고 중립성을 무시한다면 현재의 금융위기의 극복이 아니라 더욱 구조적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정치권은 금융개혁관련법중 한은법개정안과  금융감독기구설치법안을 이번회기에 졸속처리하지 말고 각계 각층의  논의와 의견을 수렴하고 심도있는 심의와 토론으로 처리해야 한다. 정치권의 현명한 태도를 촉구한다.     


1997년 1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