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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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반드시 다시 금융실명제를 살려야 한다

금융실명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 금융실명제는 15대 대통령선거 직후에 여야가 합의하여 경제를 살린다는 목적으로 사실상 폐지하였으나 그것이 아무런 근거 없음이 현실로  증명되고 있다. 여야 모두 금융실명제를 폐지하여 어떤 득이 있었는지 답해야 한다.


오히려 IMF의 구제금융이 시작된 이래 우리 사회에서는  고통을 분담하기 보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어 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개혁이나 재벌개혁의 부진은 노동자들과 실업자들로 하여금 자신들만 고통을 전담하고 있다는 분노만 팽배하게 만들고 있고, 전문직종의  부가세 부과방침의 유보나 각종 목적세 도입 논란은 기득권층이 진정 고통 분담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지금 한국경제는 여전히 대외신인도를 회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산업생산 기반도 흔들리고  있다. 사회적 안전망이 불비한 상태에서 늘어가는  실업은 점차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하고 있다.  


지금은 다시 한 번 개혁의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재구축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정부개혁에 대한  의지의 재천명과 그 실행, 재벌개혁, 금융개혁과 더불어 고통분담을 위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경실련은 이를 위해 사실상 폐지된 금융실명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경실련은 여러차례 금융실명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지난 3월 관련 전문가 250여명도 금융실명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서명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특히 위기극복을 위한 사회 각 계층의 고통분담이 절실한 지금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반드시 필요하다. IMF체제 이후 계속되는 중소기업 부도와 150만명에 달하는 실직자로 사회전체가 고통스러운 중에도 유독 금융소득계층은 평균 18%의 높은 금리로 막대한 이자소득을 누리고 있다.  금융실명제와 금융소득종합과세의 유보는 이러한 고금리 금융소득자들에게는 막대한 이자소득을 안겨주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속세, 증여세 등 각종 조세포탈을 용이하게 하고 자금세탁까지 가능하게 한다.


종합과세를 유보하면서 이자소득세율을 15%에서 20%로 환원함으로써 종합과세를 할  경우 3만명 정도의 금융고소득자들이 부담해야 할 30%의 소득세율은  인하되고 나머지 99%의 예금자들은 이자소득세율이  15%에서 20%로 인상되어  결국 금융고소득자들의 세부담만 경감시켜 줌으로써 조세의 형평성을 치명적으로 손상시켰다. 


 정부는 금융소득종합과세의 재실시를 통해 소득유형간 세부담의 형평성을 도모하고 공정한 소득분배를 이뤄 현 위기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이겨낼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금융실명제의 실시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관련정책은 사실상 그 효과가 불투명하다.


지난 3월 31일 노동부에서 실업자대책기금마련을 위해  처음 발행한  고용안정채권은 발행된지  한달이 지난  지금 약 1,000억원정도를 소화하는 것에 그쳐 당초 목표액인 1조 6천억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IMF이후 평균 18%정도의 높은  이자율이 계속되고 있는데다가 금융실명제 마저 유보되어 상속․증여세의  회피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에서 만기 5년에 수익률 7.5%인 무기명장기채를 사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는 경실련이 무기명장기채 발행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면서 이미 지적한 바 있다. 


 금융실명제는 공정한 경제질서를 세우기 위한 기초이다. 또한 현  난국의 극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금융실명제의 유보는  금융거래의 투명성에 역행할 뿐 아니라 애초에 여야가 목적한 경제살리기에도 기여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또 여야는 금융실명제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양성화할 지하자금이 수십조원에 이르는 것처럼 말했지만 그 정도의 지하자금이 존재하고 있지 않음도 증명되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조세포탈과  자금세탁 등의 가능성이 보이는 금융실명제 대체입법의 내용은 IMF체제하의  우리기업의 국제신인도를 추락시킬 우려마저 크다.


따라서 현정부가 진정 위기극복과 정치 및 경제개혁의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조속한 시일내에 금융실명제의 재실시를 통해 국가신인도를 높이고 경제정의와 깨끗한 정치를 실현하여  위기극복의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IMF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역량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금융실명제의 실시는 반드시 필요하다. 


 반드시 금융실명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


1998년 5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