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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EJ 칼럼] [특집] 관피아 뿌리째 없애는 방법
20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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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2년 5,6월호 – 특집. 관피아 실태 보고서(4)]

관피아 뿌리째 없애는 방법

박은소리 경제정책국 간사

 

관피아의 기이한 관행을 앞서 확인했다. 「공직자윤리법」에서 퇴직공직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공직자의 부정한 재산 증식을 방지하고, 공무집행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등 공익과 사익의 이해충돌을 방지하여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가져야 할 공직자의 윤리를 확립’한다는 법의 목적(동법 제1조)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 같지만, 결국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경실련이 제시하는 9가지 근절방안을 소개하려 한다.

1. 취업승인 예외사유 구체화

우리나라는 특정 기관에 대한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제34조 제3항 각 호의 ‘특별한 사유’를 인정받으면 예외적으로 재취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김형동 의원이 밝힌 ‘특별한 사유’를 인정받아 취업승인을 받은 퇴직고위공직자의 비율이 최근 5년간 3배가량 증가하였다(2016년 14.9% → 2021년 52.4%).

그 ‘특별한 사유’란 것이 예외가 아닌 포괄적인 사유로 변했다는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사실상 법정 공무원 정년을 연장하는 특혜를 줄 뿐만 아니라, 해당 직무에서 다른 사람이 일하거나 지원하는 것을 배제함으로써 시장경쟁을 왜곡하는 부작용을 불러온다. 따라서 문자 그대로 엄밀한 판단 아래 ‘특별한 사유’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도록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2. 취업심사 대상기관 요건 강화

퇴직공직자는 재취업 시 무조건 심사받는 것이 아니라 일정 규모와 범위에 달하는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재취업하고자 할 때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전 대법관의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직 취업 사례와 같이 취업심사대상기관에서 벗어나 ‘깜깜이 취업’을 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인사혁신처는 2021년 국감에서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요건을 강화하여 부동산투자회사(여기서 ‘부동산투자회사’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의 정의에 따름)는 자본금 및 외형거래액에 상관없이 취업심사대상기관에 포함하도록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법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퇴직 후에도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기여할 수 있으려면, 민간기업에 대한 취업을 엄격히 제한(금지)해야 할 것이다.

3. 퇴직 전 겸직 제한에 대한 별도 규정 마련

「공무원 복무규정」에서는 공무원의 영리업무금지와 겸직허가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퇴직을 앞둔 간부 공무원이 출자·출연기관의 대표로 임명되어 전관특혜 의혹이 일기도 했다.

공무원 복무규정상 퇴직 전 겸직을 통한 관피아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별도의 규제가 필요하다. 겸직 금지는 유일하게 당장의 영리 취득과 연관되어 있기에 일어나는 허점으로 간주할 수 있다. 따라서 ‘미실현 이익’ 또는 ‘미래 이익’의 개념을 들여, 보다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4. 퇴직 전 경력세탁 방지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재취업 심사를 할 땐 업무관련성을 살펴본다. 법에 따라서 퇴직 전 ‘5년’동안의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홍익표 의원이 밝힌 것처럼 ‘퇴직 전 5년’이라는 한계점을 악용해 퇴직 후 취업 제한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미리 ‘경력세탁’을 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공무원 인사기록카드에 모든 근무이력이 담겨있어 이를 통해 심사위원이 충분히 경력세탁 사실을 인지할 수 있음에도 5년간의 경력을 형식적으로 심사하는 일이 일부 발생하는 것이다.

관련하여 홍익표 의원은 퇴직공직자가 재취업을 하기 전 5년 동안 근무했던 부서·기관의 업무가 감사실·민원부서·지방사무소 등 ‘업무관련성’과 관계가 없는 곳이 연속적으로 있으면, 적어도 그 전 근무경력의 3년을 더 심사하는 제도개선을 제안했다. 경실 련은 이에 더해 ‘5년 더 심사’를 주장한다.

또한 근본적으로 재취업을 허용하는 ‘특별한 사유’인 “전문지식, 자격증, 근무경력, 연구경력”이 해당 5년 동안에는 발하지 않는 모순이 있다. 가령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는 부서에서 근무하지 않아야 그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는 구조다. 공직자 인사가 순환근무제를 채택하고 있어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차단할 수는 없다. ‘영향력 행사’의 차단을 위해 부서가 아닌 부처를 살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5. 퇴직 후 경력세탁 방지

또한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후 3년간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하였던 부서·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에는 원칙적으로 취업할 수 없다. 통상 재취업한 자들의 임기는 2년에서 3년이다. 취업제한기간 ‘3년’의 허점을 이용하여, 해당 기간동안 경력 세탁을 한 뒤, 유관기관으로 손쉽게 재취업을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관련 법을 개정하여, 취업제한기간을 ‘퇴직일로부터 5년’간으로 늘리면 경력세탁을 부분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법의 목적과 취지를 달성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포지티브 리스트 방식 채택, “원칙 허용과 예외 제한”이 아닌 “원칙 제한과 예외 허용”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6. 이해충돌방지법 상 사적 접촉 요건 강화

올 5월 19일에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에서는 퇴직자 사적 접촉 신고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그 행위가 골프·여행·사행성 오락에 한정되어 있어 밥을 먹거나 그 밖의 사적 접촉 행위에 대한 제재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공직자가 아니게 된 날부터 2년 이내의 자에 한함’이라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어 2년 이후 퇴직자와의 사적 접촉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특정 행위를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로비활동을 막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퇴직공직자의 ‘존재’만으로도 그의 영향력이 미친다는 엄연한 현실을 감안하여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동법 개정을 통해 법에서 제한하는 ‘사적 접촉 행위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7.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명단의 공개

퇴직공직자의 취업심사는 공직자윤리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위원회의 구성은 현재 위원장(위촉직/전 대법관·헌법재판소 재판관)과 부위원장(당연직/인사혁신처장) 외에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2019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공직자 윤리위원 명단과 심사결과 이유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명단 공개의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역임했던 자들 역시 퇴직 후 법무법인과 유관위원회 등으로 재취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는 공언한 바를 지켜, 위원 명단을 전부 공개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밀실심사를 끊어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직자윤리 위원회를 전면 재구성하는 것이 공직자 취업제한을 심사하는 위원회의 기능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8. 공직자윤리위원회 회의록 및 회의자료의 공개

지난 2020년 6월부터 시행령 개정으로 ‘심사사항에 대한 결정의 근거가 되는 사유’가 공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관련 조항을 단순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결정 결과에 대해 납득하기가 어렵다. 현재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취업심사 검토의견서와 회의자료, 회의록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더 나아가서 퇴직을 앞둔 비슷한 직급의 공무원이 비슷한 시기에 같은 곳에 취업하려 했을 때, 서로 다른 심사 결과를 받은 사례가 나타났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회의록과 회의자료를 공개하여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구체적인 사유를 밝혀야 한다. 이름, 주민등록정보 등 개인에 관한 사항은 비공개하더라도 취업제한제도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회의록과 회의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19조 제5항을 삭제하고, 제35조의6을 개정하여 회의록과 회의자료를 공개 항목에 추가하여야 한다.

9. 공무원 퇴직연금 정지 대상의 확대

2021년 기준 퇴직공무원의 1인당 평균 연금수령액은 242만 원이다. 관련 법에 따라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이 일정 기준에 달하면 연금지급이 전액 또는 일부 정지된다. 지난해 정일영 의원이 밝힌 공무원 연금 절반 정지자는 6,278명으로, 이는 곧 이들이 재취업·퇴직 후 억대 연봉을 받았음을 뜻한다. 퇴직공무원 중 재취업한 자가 받는 억대 연봉은 민관유착 유혹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퇴직연금 전액 정지 및 일부 정지 대상자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 「공무원연금법」 제50조에 ‘취업심사 대상 기관(민간기업 포함)’을 포함하고, 취업심사대상자가 연금와 연봉 중 택일하도록 함으로써 연금과 연봉의 이중수급 혜택을 근절해야 한다. 다만 국민연금처럼 지급유예에 따른 연금 증액 혜택은 제한적으로 허용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원고는 <관피아 실태 보고서 1>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경실련 홈페이지를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