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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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정부가 금융감독기구를 정부기구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금융감독기구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는 경실련이 주최하는 “금융감독기구 개편,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현행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 등 3개의 기관에 분리되어 있는 현행 금융감독기구를 관료조직으로 할 것인가, 민간조직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금융감독기구의 필수덕목은 독립성과 책임성”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홍범 교수(경상대 경제학과)는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간조직이 금융감독업무를 담당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김홍범 교수


김홍범 교수는 금융위기 이전과 이후의 대표적 금융사건으로 각각 종금사 부실과 신용카드사의 부실를 꼽으면서 이러한 사태들은 관료조직의 감독실패가 가져온 당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경제정책과 감독정책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이 두가지 책무에서 혼란이 오게 된 것이라는 것. 특히 신용카드사의 부실은 97년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내수진작기조를 유지하다가 가계부채 증가, 신용불량자 증가 등의 부작용이 일어나자 이를 강력히 대응하는 방향으로 감독정책으로 전환했다면서 이는 “재경부의 정책지배에 의해 공공기관간 조정과정이 생략된데 따른 감독실패”라고 김교수는 주장했다.


 


김교수는 이러한 관료조직의 감독실패가 초래된 것은 관료조직의 순환인사 원칙과 불투명성, 폐쇄성, 경직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관료조직의 순환인사 원칙은 감독정책시계가 단기화되면서 중장기 감독정책과 선제적 감독정책을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감독당국이 정치적 영향력에 포획될 가능성도 증대되어 독립성이 훼손되고 관료조직의 불투명성, 폐쇄성, 경직성은 감독당국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잘못된 관행이나 정책적 실수 또는 의도적 일탈행위를 덮어줌으로써 감독상의 각종 구조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책임성이 직접적으로 훼손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감독기구의 필수덕목인 독립성과 책임성이 관료조직하에서는 확보될 수 없다는 것이 김교수의 주장.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관료가 감독을 관장하려면 감독당국의 정부 내 지위가 독립적이어야 하고, 법치가 확립되어 있어야 하며, 정치문화가 투명해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면서 “이러한 인프라가 단기간에 형성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우리의 현실에서 감독당국의 독립성 및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축성, 개방성, 투명성을 갖춘 민간조직이 감독을 담당하는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민간조직이 아주 월등하게 잘 할 거라고 확신하지 않지만 관료조직보다 투명하고 유연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이 있기 때문에 책임성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해주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윤창현 교수(명지대 무역학과)도 김홍범 교수의 금융감독기구의 공적민간기구화 주장에 찬성했다. 윤 교수는 “금융감독이라는 중요한 권한을 관료조직이 장악하려해서는 안된다”면서 최근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청과 금융감독청 신설을 경계했다. 윤 교수는 “금융감독과 금융정책은 엄격히 분리되어야 한다“면서 금감위를 금융감독원 내부의 의사결정기구로 두고 공적민간기구화해 정부나 정치권의 힘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주문했다. 윤 교수는 한국은행의 금통위와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간기구화되면 정책당국과 협조 어렵다”


 


반면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금융감독체제의 유지 보완을 주장했다. 박덕배 연구위원은 “금융감독기구가 민간기구화되더라도 통합에 따른 비대화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며 시장규율이 약화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민간기구화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연구위원은 내부적인 요인보다도 대외적인 요인에 의하여 시장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책당국과의 거시경제적 협조가 필요한데 민간기구가 되면 협조가 어렵다는 점을 민간기구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가장 바람직한 금융감독시스템은 은행연합회, 증권업협회, 증권거래소, 회계협회 등 시장자율규제 기구를 좀더 활성화 시키고 금융감독기구가 2차로 감독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해외리스크가 많고 금감원의 해결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 형태를 유지하면서 각각의 고유업무를 명확히 한뒤 상호 협조 유도하는 것이 현재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감독실패의 원인을 “운영상의 문제이지 조직상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면서 금융감독체제 개편에 논의가 집중되어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최공필 연구위원은 “금융감독은 시장친화적으로 접근하여 시장규율이 강화되도록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금융감독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대립적 시각에서 벗어나 통합적인 시각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실무차원에서의 금융감독은 이미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민간기구화 된다고 해도 지금껏 수동적이었던 민간주체들이 책임있게 수행해나갈 수 있으리라고 보지 않으므로 기관의 구조가 어떻게 되느냐에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감독역량을 어떻게 강화시켜나갈 것인가에 강조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감독업무와 감독정책의 미진한 문제를 조직개편의 차원에서 접근하게 되면 근본적 해결이 되기 어렵다”면서 “운영의 문제에 논의가 우선되어야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금감위 사무국과 금감원의 갈등이 가장 큰 문제”
 


임주재 금융감독원 기획조정국장은 최공필 연구위원의 감독역량 강화 주장에 대해 “감독체계 개편과 감독 운영 역량 강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하면서 “역량 강화를 위해 금감원은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주재 국장은 “금융감독체계가 중층적 구조로 되어있어 업무 중복, 책임소재 불분명, 견해차이로 인한 정책 대응의 시의성 상실등의 문제가 나타났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금감위 사무국과 금감원 간 갈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임국장은 “97년 감독기구를 설계할 때 비교적 바람직하게 되었지만 이후 몇차례 과정을 거치면서 10명이내였던 금감위 사무국이 133명으로 거대해지면서 금감위 사무국과 금감원의 갈등이 생겨났다”면서 금융감독기구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임국장은 금융감독업무의 전문성 확보와 중립성 확보를 위해 공적 민간기구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국장은 박덕배 연구위원의 통합에 따른 비대화 주장에 대해 “다른 기구에서 하고 있는 업무를 새롭게 갖고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권한의 비대화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권태식 한나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은 “금융관련 업무는 정부가 해야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공적 민간기구화에 찬성했다.


 


권태식 전문위원은 “감독기구 개편은 땜질식 처방인 아닌 국가경제 전체 측면에서 큰 그림으로 접근해야한다”면서 “경제여건과 시대변화에 맞게 정부 역할을 새롭게 점검하고 규제와 시장규율을 제대로 구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권 전문위원은 “독립적, 중립적 금융감독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간기구화되면 책임성이 불분명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 권태식 전문위원은 “금융감독기구가 민간기구화되더라도 이에 대한 감시는 국회가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 위원은 “감독기구가 조직이 상당히 불안정하다”면서 “조직이 불안정하면 제대로 금융감독이 될 수 없으므로 하루빨리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를 끝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학계나 시민단체 등이 산파 역할을 해주기를 당부했다.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 김미영 간사]


 


*발제문과 토론문 전문은 첨부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