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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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확실성 양산하는 화폐개혁 논의 중단하라

지난 16일 국회 예결위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화폐단위 변경과 관련, ‘연구검토 단계를 지나 구체적인 검토의 초기단계에 와있다‘고 밝혀 화폐개혁 논의가 급부상하면서 경제 현안이 될 전망이다.


이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얼마 전 ‘화폐개혁을 논의할 만큼 우리 경제가 한가하지 않다’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이며, 정부가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경실련>은 극심한 내수침체 등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의 화폐개혁 논의는 적절치 않으며 경제상황, 국민여론 수렴, 장기간에 걸친 체계적인 준비 등을 고려하여 화폐개혁이 논의되어야 하며, 지금 시점에서 정부는 경제살리기에 주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


<경실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화폐개혁에 반대한다.


먼저, 성장잠재력 추락과 심각한 경기침체 및 경제불확실성의 증대로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화폐개혁 논의는 또 하나의 메가톤급 불확실성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볼 때 성장동력 회복과 실업 해결 등 목전의 시급한 과제들에 대해서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민감하고도 장기과제인 화폐개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나아가 화폐개혁 문제와 관련하여 당초 산적한 경제 현안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검토할 가치조차 없다고 부정하던 이 부총리가 어떠한 연유에선지 입장을 선회한 것은 가뜩이나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일관성없는 경제정책에 대해 더욱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리디노미네이션이라는 말만 나와도 땅투기, 금투기, 달러사재기 등등이 고개를 들고 궁극적으로는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화폐개혁은 매우 위험한 실험이 아닐 수 없다.


연초보다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없어지고 물가가 더 안정되었는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리디노미네이션의 후유증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심리적 불안감과 경제사회적 비용의 증대이다.


모든 경제 회계적 인프라의 교체로 인한 엄청난 경제적 비용지급은 물론, 물가급등으로 인한 서민경제의 고통증가, 사회적 투명성 결여로 인한 부패비용의 증대, 그리고 공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예측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우려 등으로 무늬만 교체하는 장점보다도 단점이 훨씬 크다


셋째,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한 대부분의 국가들의 상황을 고려할 때 화폐개혁은 적절치 않다.


역사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한 국가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체제를 전환한 체제전환국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적으로 살인적인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한 1, 2차 대전을 겪은 독일이나 남미국가들이다. 그 밖에 화폐단위가 너무 커서 진정 국민들의 경제활동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 나라(예, 터키-내년에 리디노미네이션 예정)와 최근에 유럽연합이 공용화폐를 유로화로 새로 제정하여 회원국에서 교체하거나 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상의 경우 어느 것에도 우리나라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체제전환국도 아니고 초인플레를 겪고 있지도 않고 택시타면서 수억이나 수천만을 지급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유럽연합에 새로 가입해야 되는 것도 아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리디노미네이션을 통한 화폐의 대외 위상제고라는 말은 호박에다 줄긋고 수박이라고 하겠다는 터무니없는 발상이며, 대외위상제고의 방법은 우리경제가 생산성 향상과 투자 및 기업하기 좋은 나라 등을 통해 더욱 국가경쟁력제고가 이루어져 원화의 가치가 증가하여 환율이 내려가는 정도(正道)의 길을 걷는 것뿐이다.


마지막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려면 준비기간이 3~4년은 족히 걸리므로 지금부터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일고의 가치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 경제가 3~4년이 지나면 성장잠재력이 더욱 높아지고 신불자문제 등이 해결되어 경제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제활성화가 구조적으로 안착될 수 있다고 누가 자신있게 단언할 수 있단 말인가? 더욱이 제로베이스에서 학계나 연구기관 등에서 순수하게 학술적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것은 책임있는 당국자가 언론을 통해 결론을 이미 짓고 단지 검토라는 단어로만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결코 검토나 논의조차도 부정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 구태여 검토시점을 논하라고 한다면 순수한 학자들의 연구와 검토를 전제로,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달성된 이후에나 시도해 보는 것이 부작용이 적을 것이다.


[문의 : 정책실 경제정책팀 3673-21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