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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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관치금융 공고히 하는 최악의 결론

금융감독권한, 관치로의 회귀인가


금융감독위원회는 어제(30일) △금융감독과 관련한 모든 의결사항의 상정권한은 공무원 조직인 금융감독위원회 사무국으로 일원화하고 △금융감독원은 검사, 재제 업무와 금감위 사무국이 지시한 업무만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권한과 역할이 축소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금감위, 금감원 감독업무 역할 분담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금감위의 이번 방안은 그간 금융감독기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던 △카드대란을 불러온 재경부의 금융감독 지배 △금융시장에서의 인위적 개입으로 인한 관치금융의 재현 △다층적 감독체계에 따른 감독기능의 비효율성 초래 등 그 어느 것도 해결할 수 없으며, 금융감독기구를 정부의 지배하에 예속화하여 결국에는 관치금융을 더욱 공고히 하는 최악의 결론으로 완결지었다.


이로써 ‘정부혁신’과 ‘금융감독기관의 독립성 강화’를 내걸었던 참여정부의 금융관련 정책은 ‘개혁의 후퇴’와 ‘관치금융으로 회귀’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금감위의 권한강화’와 ‘금감원의 정부예속화’로 요약되는 이번 감독업무 역할 분담방안에 대해 금감위는 1) 감사원․혁신위가 지적한 적법성, 책임성 및 금융회사 불편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2) 금감위/금감원간 상호 긴밀한 협력과 조직혁신을 통해 금융감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며 3) 양 기관의 현 인력규모를 감안한 현실성 있는 업무분담방안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방안은 금감위가 주장하는 바를 전혀 충족하고 있지 못하다.


먼저, 감독기구의 감독기능의 효율화를 위한 개편 방향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


금융감독은 인가, 제재, 검사, 규제의 행위들은 사실상 분리될 수 없으며 상시적이고 일관성을 갖는 성격의 종합적 업무이다. 그런데도 이를 금감위와 금감원의 기능과 역할로 나누는 것은 효율적인 감독업무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 아니며, 어떤 금융감독체제라도 종합적, 포괄적 기능을 수행토록 개편하는 것이 정도이다.


또한 개편방향이 금감원의 공권력 행사 배제와 기능조정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민간조직인 금감원이 대상기관에 대한 검사나 사실 확인도 결국은 공권력 행사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고, 공무원 조직만이 반드시 공권력을 행사해야만 불법이 아니라는 인식도 편협한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금감위의 의사와 행정의 보조원인 재경부 파견공무원들이 감독업무를 맡는 것 역시 법률적으로 위법시비가 있음에도 의사상정권한을 독점케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개편은 근본적으로 개편방향이 잘못됨으로 해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문제를 우격다짐으로 억누르는 결과만 가져온 것이다.


둘째, 감사원과 혁신위가 지적한 적법성, 책임성 및 금융회사 불편 등의 문제 해소와 관련해서, 감사원이 지적하고 있는 금감원의 업무수행의 적법성 문제는 2000년 당시 금감위와 금감원 간의 ‘금융감독업무 분장에 관한 약정’을 근거로 시행된 사항으로써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이를 조정하는 것이 금융감독체계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다.


또한 카드부실 문제 등이 금감원의 책임성 결여에서 비롯되었다 지적도 금감원의 감독 책임 부재 문제가 아니라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도록 관치를 자행한 재경부 등에 책임이 더 큰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실련과 학계에서는 금융감독기능이 경기부양 등의 거시경제 및 금융정책의 수행 수단이 되고 있어 감독기구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한 것에 기인하므로 독립성, 책임성이 확립된 공적 민간 통합 금융감독기구로의 근본적 개편을 주장하는 것이다.


셋째, 금감위/금감원간 상호 긴밀한 협력과 조직혁신을 통해 금융감독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도 금융감독과 관련한 모든 의결사항의 상정권한을 공무원 조직인 금융감독위원회 사무국으로 일원화한 것은 금융감독기능 수행에 있어 양 기관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모든 권한을 공무원 조직인 금감위에 집중시킴으로써 전문성보다는 금융시장에 대한 관치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이전에 금감위 소속 공무원이 금감위의 정책결정 보조기능을 넘어서서 행정지도 등을 통해 금융시장에 간섭, 개입함으로써 시장의 자율성을 저해했던 점을 상기한다면 금융감독의 효율성도 상당히 저해될 것이다.


넷째, 양 기관의 현 인력규모를 감안한 현실성있는 업무분담 방안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이 역시도 현실성있는 업무분담이 아닌 금감위 권한과 역할의 강화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금감원의 역할재편을 통한 구조조정과 금감위 사무국의 업무 증가에 따른 인력충원을 이유로 공무원 조직의 비대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이번 개편은 재경부의 관료들과 공무원 조직의 밥그릇만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것으로 판명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금감위가 발표한 ‘금융감독업무 역할분담방안’은 현재의 금융감독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금융감독기능의 관치강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경실련>은 지난 2년간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가 ‘금융감독기능의 관치심화’로 귀결된 것에 대해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으며, 독립성, 책임성이 확립된 공적 민간 통합금융감독기구로의 개편을 위한 지속적인 대응을 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경실련>은 10월중에 ‘통합금융감독기구법안’을 국회에 제정청원하고, 국회 차원의 공청회 개최, 학계와 제시민단체의 연대를 통한 근본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문의 : 정책실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