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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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 몫의 재평가차익 주식 배분, 유⋅무배당상품간 자산 구분계리가
생보사 상장의 필수 전제조건

– 금감위는 생보사 상장방안 책임있고 투명하게 마련해야 –
 


지난 6월 2일(금) 경실련․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관련 학계 전문가들은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위원장: 나동민, KDI 연구위원)가 생보사 상장문제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비공개로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올 2월 금감위는 연말까지 일부 생보사의 상장을 목표로 그 상장방안 마련을 위해 증권선물거래소 산하에 ‘생명보험사 상장자문위원회’(이하 상장자문위)를 설치했다. 상장자문위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상장자문위원회는 주로 1999년과 2003년에 설치되었던 상장자문위에서 다룬 쟁점사안을 재검토하고, 6월 1일에는 보험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간담회에는 시민단체를 대표해 권영준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경희대 교수)와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한성대 교수)이 참석했으며, 학계에서는 이석호 박사(금융연구원), 전성인 교수(홍익대), 정재욱 교수(세종대)가 참석했다.


간담회는 상장자문위가 사전에 서면으로 보낸 질의 사항에 대해 참석자들과 상장자문위원들이 서로 의견을 개진하고, 참석자들 역시 서면으로 준비해 간 역질의 사항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상장자문의 질의서, 그리고 시민단체⋅학계의 답변서 및 역질의사항은 별첨자료 참조).


이날 간담회에서 주로 논의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⑴ 생보사 운영방식에 따른 생보사 성격과 관련하여, 참석자들은 과거 삼성․교보생명의 경우 자산재평가차익의 대부분(최대 70%)을 계약자에게 할당하였고, 계약자에 대한 배당조차 실시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의 재무상태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증자 등 주주로서의 위험부담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 생보사들이 주식회사로서의 속성을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⑵ 보험계약자에 대한 과거 배당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는, 참석자들은 교보생명의 경우 FY’83 배당전 손익의 대부분을 결손보전에 사용함으로써 계약자에게 충분한 배당을 하지 않았으며, 배당전 이익이 발생하였음에도 삼성은 CY’77, CY’80, CY’81에, 교보는 CY’79~’81동안 계약자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계약자배당의 미흡을 지적하였다. 


⑶ 현재 자본잉여금 항목에 계상되어 있는 계약자 몫의 재평가차익 내부유보액의 성격과 처리방안에 대해서는, 계약자 몫의 내부유보액이 자본계정에 계상되어 결손보전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으며,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 산정시 자본에 합산되는 등 자본으로 기능하였고, 따라서 상장시 그에 상응하는 권리를 인정하여 주식(보통주 또는 누적적⋅참가적 우선주)으로 배분하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⑷ 삼성과 교보처럼 내부유보액이 있는 생보사와 내부유보액이 존재하지 않는 생보사 혹은 기존 생보사와 87년 이후의 신설생보사 등 사이의 차별화된 상장방안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모든 생보사에게 일괄된 상장기준을 적용하거나 또는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생보사를 몇 개의 범주로 유형화하여 별개의 상장방안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상장 허용의 기준은 현행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 제35호 제1항 다 (2)’에 명기된 바와 같이 오직 ‘주식회사로서의 속성이 인정’되느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상장 이전에 계약자 이익배분 문제를 해소하여야 하며, 유⋅무배당 상품간 자산의 구분계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이외의 질의사항과 답변은 별첨자료 참조)


시민단체와 관련학계 전문가들은 생보사 상장방안 제시에 최종적 책임이 있는 정부와 사실상 보험계약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시민단체가 배제된 채 상장자문위가 구성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그나마 상장자문위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시민단체와 학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2003년에 이어 이번에도 상장자문위의 논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심지어는 자문위원의 명단조차 공개되지 않는 것은, 첨예한 이해관계 충돌이 예상되는 문제의 논의에서 필히 요구되는 투명성과 객관성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렵고 구구한 추측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상장은 우리나라 생명보험사의 자본확충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 필요할 뿐만 아니라, 삼성자동차 부채처리,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문제 등 재벌그룹의 핵심 쟁점 사안과도 직결된 매우 민감한 문제라는 점에서 논의 과정에서 당사자인 업계 뿐 아니라 학계,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야 하며, 이러한 논의는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한편, 1990년 이래 생보사 상장문제가 16년째 공전을 거듭하고, 특히 1999년과 2003년에 상장자문위를 구성하여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은 정부, 구체적으로는 금융감독기구의 무능과 무소신에 그 이유가 있다. 


즉 생보사의 영업내용⋅행태와 법인격 사이에는 불가분의 상관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하고 무분별하게 주식회사로 영업인가를 해준 것, 이후 유배당보험과 무배당보험의 자산관리상 경계를 철저히 구분짓지 않아 계약자간 이해상충 문제를 방치한 것, 그리고 생보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감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계약자의 권익침해를 방조한 것 등의 일차적인 책임은 오로지 감독당국에 있다.


특히 1999년과 2003년 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상장 방안을 마련해놓고도 특정업체의 반발과 로비에 밀려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문제의 해결을 방치한 것은 금융감독당국의 무소신과 무능력을 전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이번 상장자문위가 금감위 산하가 아닌 증권선물거래소 산하에 설치된 것 역시 생보사 상장이 무산될 경우 금감위의 책임 회피를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금감위는 밀실에서 상장방안을 만든 후 상장자문위를 들러리로 내세워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할 것이 아니라, 투명한 논의 틀 안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후 손실은 계약자에게 전가시키고 이익은 일부 지배주주에게 귀속시키는 잘못된 관행을 깨끗하게 단절한 후 생보사 상장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정도를 택해야 할 것이다.

* 별첨 : 시민단체 및 학계 전문가들의 상장자문위원회 질의관련 답변 및 추가질의사항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