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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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모피아’에 의한 관치 금융이 부활하는가?

최근 재정경제부 출신 고위관료들이 한국주택금융공사 · 중소기업은행 등 재정경제부 산하 금융 공공기관장은 물론, 정부가 최대지분을 가진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에 내정 또는 임명되었다. ‘제2의 모피아 전성시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


경실련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관련 공공기관장 선임 결과에 대한 객관적 분석을 토대로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재경부 고위관료들의 금융 공공기관 장악, ‘모피아’에 의한 관치금융이 부활하는가?


그동안 재경부 출신들의 산하기관 장악을 일컫는 이른바 ‘모피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 고위관료들이 바로 산하 금융기관에 재취업함으로써 금융기관은 정책당국에, 정책당국은 금융기관에 각각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출범 초기의 참여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한 ‘모피아 독식’을 차단하고자 몇몇 유의미한 인사선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임기 말에 도달한 지금, ‘모피아의 부활’은 엄연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표1> 재경부 산하 금융관련 공공기관장 중 재경부 출신 현황
















































재경부 산하 공공기관(금융)


대 표


비고


주요 경력


한국산업은행


김창록 총재



재경부 경제협력국장


한국수출입은행


양천식 은행장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


한국주택금융공사


유재한 사장


신임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중소기업은행


강권석 은행장


최근 연임


구 재경원 보험제도과 과장


신용보증기금


김규복 이사장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기술보증기금


한이헌 이사장



구 경제기획원 차관


국가(예보) 최대주주 사기업체





우리금융지주


박병원 회장
(후보확정)


신임


재경부 제1차관


<표1>에서 보듯 최근 진행된 한국주택금융공사장, 기업은행장,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모두 前재경부 고위관료들이 임명되었다. 이로써 금융관련 산하기관장이 거의 재경부 출신 관료들로 채워졌다.


여기에 대한 일부 예외로는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등의 협동조합과 예금보험공사 정도가 있을 뿐이다. 예보의 경우 초대 사장부터 4대까지는 재경부 출신의 수장을 두었으나 여론의 비판에 밀려 2005년 처음으로 비관료출신 사장이 취임했다.


이러한 결과는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운영되는 금융 산하기관의 수장직과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가 대주주가 된 금융기관의 수장직이 소위 고위 경제 관료들의 재취업자리로 전락했다는 세간의 비판이 충분한 근거가 있음을 잘 보여준다.  


끈끈하게 맺어진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의 결합, 무늬만 ‘독립된 금융감독기구’


현행 금융감독체계는 재경부 · 금융감독위원회 · 금융감독원으로 3원화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단일 감독기구에 의해 운영되어야 할 통합감독체계를 이들 세 공공기관이 관장하고 있으니 감독기능의 기관 간 분담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고, 문제가 생기는 경우 책임소재를 가리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세 기관이 서로 협력 · 견제하기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지난 2003년의 외환은행의 불법 매각, 카드 대란 등에서도 드러났듯이 정부의 거시경제정책에 대해 시장의 건전성을 책임지는 감독 당국이 적절한 제어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으며, 각 기관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마저 보여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왜곡된 금융감독 체계의 핵심에는 바로 경제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해나가는 경제 관료들이 이를 감독하는 기구에까지 진출하는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즉 재경부에 의한 금융감독의 지배가 재취업과 전관예우 등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인적결합으로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금융감독기관은 정치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금융 감독 고유의 업무를 추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중립적인 인사구성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표2>에서 보듯 2005년 11월 현재 금감위 3급 이상 공무원이 모두 재경부 출신이다. 또한 2007년 현재 4인의 역대 금감위원장, 8인의 상임위원 전원이 재경부 출신이다.


이처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 출신 관료들로 고위직이 채워진 금융 감독기구가 재경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금융 감독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표2>금융감독위원회 사무국 재직관료의 직급 구분과 경력특징(2005.11.1 현재)


































직급


총원


재경부 출신


구성비


2급


4


4


100%


3급


3


3


100%


4급


13


8


61.5%


5급


28


4


14.3%


총계


48


19


39.6%

자료: 『한국 금융감독 개편론』(김홍범, 서울대학교출판부, 2006), p.138의 <보론표 1>

무분별한 재취업 방지를 위해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고 금융 감독기구를 공적 민간통합기구로 개편해야


현재와 같이 재경부 고위관료들이 금융관련 공공기관, 정부가 지분을 가진 금융기관, 그리고 금융 감독기구에까지 무분별하게 재취업하는 것은 금융감독 및 금융시장의 영역에 모피아의 영향력만 부당하게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재경부 관료들의 재취업이라는 사익에 따라 경제부처와 금융감독기관 그리고 피감독기관이 인적으로 얽히게 되면, 감독정책이 왜곡될 수밖에 없고 나아가 우리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갈 개연성마저 높아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재경부 고위관료들의 무분별한 재취업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에 놓여있는 공직자윤리법과 기관장 공모제를 제 모습으로 돌려놓는 것이 요구된다.


박병원 전 재경부 차관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확정되는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공직자윤리법은 직무연관성이 밀접한 고위관료의 재취업을 오히려 절차상으로 보장해주는 거수기로, 회장 공모제는 정부의 입김을 은폐하는 있으나마나한 절차로 각각 전락해버렸다.


따라서 ‘적재적소’라는 도입 초기의 취지를 되살려 공모제를 실효성 있게 정착시켜야 하며, 직무연관성이 있을 경우 재취업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또한 금융감독당국은 재경부의 일상적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감독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금감위와 금감원을 통합하여 전문성 · 중립성 · 책임성을 확립한 공적 민간 통합감독기구로 개편하는 등 근본적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문의 : 경제정책국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