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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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동아매립지 용도변경 불가 당정협의 결과를 환영한다

 국민회의, 자민련, 농림부간의 당정협의 과정에서 ‘동아매립지는 조성목적대로 농지로 이용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서울은행을 비롯한 채권은행단이 동아건설에 대한 6000억원의 협조융자가 합의되면서 동아매립지 문제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 동안 숱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진행되어온 동아매립지 처리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논쟁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보면 동아건설의 석연치 않은 용도변경 의도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80년 농경지 조성을 목적으로 매립면허를 받아 공유수면을 매립한 동아건설이 91년 완공을 하고서도 농사를 짓지 않은 점은 어떤 설명으로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물론 동아건설 측에서는 영농실적이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3786ha 중 82ha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농림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아무런 공식 요청이 없이 언론작업 및 타기관을 등에 업고 용도변경을 추진한 것은 구태의연한 기업경영 풍토를 여과없이 드러낸 행태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커다란 병폐인 밀실행정과 밀실경영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할 사례이기도 하다.


 셋째, IMF라는 경제적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하고자 하는 전 국민의 열망을 기업이 앞장서서 실행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추천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IMF 사태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이 기업이 경영합리화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이윤을 내기보다는 부동산 투기를 통해 손쉽게 이윤을 추구했던 것이라고 한다면 동아건설이 주장하듯이 용도변경을 통한 개발이익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기업의 사리사욕에 근저를 두고 있어 IMF 위기 속에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을 설득하기 힘들다.


 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볼 때 동아건설은 동아매립지를 애초부터 농지로 이용할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된다.


 우리는 동아건설 뿐만 아니라 농림부를 비롯한 정부의 행정행위 또한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농림부는 일관되게 쌀 자급문제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으나 그 동안 절대농지의 감소와 준농림지의 난개발을 막는데 다소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이것은 결국 ‘절대농지의 감소 → 준농림지의 개발 → 공유수면 매립’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왔고, 주요하천 수질오염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에 정부와 농림부는 공유수면을 매립하여 농지를 확보하는 방안보다는 기존 농지를 적극 보존토록함으로써 준농림지역의 난개발과 하천수질오염 문제에 대한 해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주목할 점은 동아건설 외에도 동아매립지 용도변경을 둘러싼 잠복요인(인천시의 종합개발구상, 동아건설 채권은행단의 동아지원 조건으로 용도변경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점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는 동아매립지에 이해관계가 있는 각 주체들의 명확한 입장을 재확인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든 채권은행단이든 동아매립지 매입의 전제는 현행 용도의 유지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은 환경문제, 식량안보, 인구집중, 도시문제 등 많은 문제들을 간과한 체 동아매립지에 대한 용도변경을 들먹이는 것은 성급하고 잘못된 접근방식이라 생각한다. 인천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종합개발구상은 그러한 점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무분별한 개발이 오히려 국토이용의 효율성을 저해한 요인이라는 비판을 이제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또한 동아건설의 회생과 동아매립지 용도변경을 결부시키는 것은 특혜를 통해 기업을 살리겠다는 의도이고, 시장경제질서에 대한 왜곡이라 본다. 동아건설의 회생과 동아매립지 용도변경은 전혀 별개의 사안임을 밝혀 두는 바이다.


 다시 한번 동아매립지 용도변경 불가라는 당정협의 결과에 대해 환영하며, 정부의 불편부당한 행정행위가 지속적으로 견지되길 기대하는 바이다. 


1998.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