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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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애초의 재벌개혁 내용들을 더욱 강화하는 정책수립에 역량을 집중해야

 7일 오전 발표된 5대 재벌의 구조조정안은 이전의 내용에서 특별히 개선된 것이 없어 재벌의 구조조정 의지를 의심스럽게 만든다.  재벌의 이번 구조조정안은 반도체의 책임경영주체 선정을 올해 말로  유보하고 발전설비와 철도차량의 사업일원화는 합의하지 못함으로써 한마디로 기대이하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5대 재벌은 추가협의를 진행하면서 경쟁력 제고를 염두에 두고 구조조정에 따른 국민적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했다지만 그간의  진행과정과 발표내용을 봤을 때 재벌은 통합법인 설립으로 서로 담합하여 시장을 독과점화하려 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반면에 재벌내에 누적된  부실채무 정리에 따른 부담은 국민에게 전가시키려 하고 있다. 


 5대 재벌은 과감한 자구노력으로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외자를 적극 유치하는 한편,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부채비율을 축소하고 전문경영인을 선정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되풀이하고 있다.  빅딜논의가 시작된지 수개월이 지났건만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재벌의 구조조정 의지를 의심스럽게 하는 한 부분이다. 지금 정부는 5대 재벌의 빅딜만 성사되면 마치  재벌개혁이 완료되는 것인양 빅딜에 따른 지원약속을 하면서 빅딜에만 온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에 따른 빅딜은 결국 재벌에게 개혁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국민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다. 그렇다고 빅딜의 결과가 우리산업에 바람직한 구조조정을 확보해준다는 보장도 없다. 바람직한 구조조정이란 사업주체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역량 강화 차원에서 흔쾌히  동의하는 구조조정을 의미하는데 책임경영주체의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말은 재벌이 정부의 눈치만 보면서 바랍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해서 구조조정을 이룩했다한들 그것은 독과점체제의 구축이라는  또다른 문제점을 낳게되는 것이다. 빅딜과정에서 파생될 수 있는 재벌에  대한 특혜공여의 시비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빅딜정책은 구조조정의 결과만을 추구하는 실적주의식 접근방법이다. 그 결과 재벌이 지켜야할 준칙의  중요성은 오히려 퇴색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독립경영제의 정착을 위한 노력, 독과점적 시장구조의 개선, 부당내부거래의 근절 등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감독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기업투명성 제고를 위한 사외이사제도, 소수주주권리강화, 경영자의 부실경영 책임추궁 등 애초의 재벌개혁 내용들을 더욱 강화하는 정책수립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재벌의 구조조정은  재벌이 이러한 준칙을 지킬 때 그 결과로써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마련이다. 


   1998.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