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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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현대는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정주영 명예회장 현대자동차 지분 9% 조속히 매각하여 유동성 위기 극복에 사용하라


한국 최대 재벌인 현대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는 국민을 상대로 한 개혁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전근대적인 친족간 권력다툼만 일삼고 있는 현대의 무책임한 국민기만행위에 대한 시장의 응징이며, 또한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다. 지난 봄 발생하였던 유동성 문제는 은행의 협조로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었으나 더 이상 이와같은 방식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현대는 오로지 강력한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의 실행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얻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은 매우 미흡하다. 현대그룹을 몇 개의 소그룹으로 분리하여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그룹의 개혁청사진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과거에도 이런 발표는 수없이 했지만 모두가 공염불로 끝났다. 결국 현대는 그때 그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구조조정계획들을 이용했을 뿐이다. 시장이 속아넘어가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제 시장은 현대의 사탕발림에 더 이상 속아주는 것을 거부한 채, 단호하게 현대건설의 대출자금을 회수하려는 단계에까지 온 것이다.


이헌재 재경부장관은 시장을 왜곡시키는 발언을 더이상 해서는 안 된다. 신용평가기관이 현대기업들의 신용평가등급을 낮춘 것 그 자체가 바로 시장이다. 재경부장관이 시장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장관이 그렇게 잘 알면 평가기관은 왜 필요하겠는가. “현대에 문제가 없으니 금융기관들은 자금회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언급은 바로 관치(官治)의 전형이다.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말든 그것은 전적으로 자기들의 판단에 의한 것이어야지 장관이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현대그룹 스스로의 자세이다. 금융기관들은 현대그룹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되면 장기적으로 현대에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판단이 서면 자금을 미리 회수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시급한 것은 현대그룹 스스로가 빨리 구조조정을 실천하는 일이다. 6월까지 약속했던 현대자동차 분리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유동성 위기가 거론되는 와중에도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문제해결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시장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 지분 9%를 조속히 매각하여 이 자금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현대자동차를 당초의 약속대로 그룹으로부터 분리시켜 독립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대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아 국가경제가 망가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개별기업 단위로 자기능력에 의해 살아남는 체제가 바로 시장이지 그룹의 지원으로 겨우겨우 유지하다가 대우처럼 종국에 가서는 그룹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시장도 망가뜨리고 국가경제도 망가뜨리는 일이다. 현대는 계열분리를 당초 발표대로 실천해야 하며, 현대자동차는 하루 속히 그룹에서 분리시켜야 한다. 이런 성의 없이는 결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다시한번 경실련은 현대그룹이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실질적인 자구노력을 하루 속히 실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