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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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경실련 의견서 제출

2001년 8월 14일 귀 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실련>의 의견을 전달합니다.


1. 배경
 
  온 국민은 아직도 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던 97년도의 악몽같은 순간을 잊지 못하고 있다. 한보(14위)사태로 시작하여 진로(19위)와 기아(8위)의 부도로 외환위기가 촉발되었고, 그 이후 한라(12위), 동아(13위), 해태(24위), 뉴코아(25위), 거평(28위), 신호(30위)의 연이은 부도로 한국경제는 큰 타격을 입고 일반 서민들은 큰 고통을 겪었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실재벌의 생성을 사전에 막고 재벌의 계열사가 동시에 무너지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평상시는 황제경영을 일삼다가 경영이 부실화되어도 책임지지 않는 총수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의 개선은 뒷전에 둔 채, 재벌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만을 고안해 내는 여·야·정의 합의와 그 합의에 따른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해 <경실련>은 온 국민과 함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경제의 안정적 운용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재벌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재벌의 방만한 경영으로 부실재벌을 양산하여 위기를 초래했던 IMF구제금융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 공정거래법 제11조의 개정은 절대 불가
 
  특히 <경실련>은 금융회사와 보험회사의 의결권 제한을 완화하는 제11조의 개정은 절대 불가하다는 점을 밝힌다. 


  – 제11조의 개정은 적대적 인수합병을 대비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이지만 이 조항이 적대적 인수합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적 근거는 전무하며, 오히려 총수의 황제경영을 공고히 하여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가능성만 커질 것이다. 


  – 한국의 재벌은 계열사간에 주식을 상호 보유하는 특이한 소유구조로 인해 적대적 인수합병은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으며,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재벌 계열사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는 한 건도 없었다. 대부분의 재벌 계열사는 정관규정을 통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으며, 최악의 경우 재벌 금융기관의 주식을 계열사에 양도하면 충분히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따라서 의결권 제한이 적대적 인수합병과 관련하여 역차별이라는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 


  – 원래 이 조항은 재벌 금융회사나 보험회사의 막대한 자산을 이용하여 기업의 지배력을 무분별하게 넓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법되었다. 원래의 취지와 전혀 다른 이유를 들어 이 조항을 변경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이 조항이 변경되었을 때 원래의 입법취지가 훼손될 가능성이 없음을 입증한 후에 변경되어야 할 사항이다. 먼저 30대 기업집단에 소속된 금융회사나 보험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과 그로 인한 경영상의 영향을 밝히고 난 후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 특히 이 조항은 두 차례에 걸친 여·야·정의 합의에 대한 공정위의 대응자료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사항이기 때문에 <경실련>은 이 조항의 개정이 졸속 처리되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으며, 비민주적인 밀실 타협에 의한 법 개정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