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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여,야의 증권관련집단소송법 제정 합의내용에 대한 경실련 입장

  여,야의 정책위의장이 지난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을 다시 수정하여,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서만 이 법의 적용대상으로 하고, 소송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보도되고 있다.    


 우리는 정치권의 이 법에 대한 입법과정을 지켜보며, 더 이상 실효성 없는 법률을 제정할 바에는 아예 입법을 포기할 것을 정치권에 주문한다. 제도를 만들려면 취지에 부합되고, 정상적으로 작동 가능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원칙이지, 핵심적으로 중요한 내용들은 전부 누락시켜 제도를 不具로 만들 바에는 아예 제도를 만들지 않는 것과 같다. 정치권이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 마냥 설득력 없는 재계의 요구에 계속 굴복하면서, 법안심사소위 마저 통과한 법률안을 또 다시 손을 대려는 작태는 근본적으로 입법의지가 없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오히려 국민들에게 떳떳하게 입법의지가 없음을 선언하는 것이 더욱 정직한 태도이다.          
  
  정부안이 국회 제출된 지 2년만에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증권관련집단소송법안은 정부ㆍ여ㆍ야가 절충하여 합의하였으나, 이미 남소 방지를 지나치게 우려한 나머지 과도한 소송허가 요건을 부여함으로써 실제 법안이 입법되더라도 사실상 소 제기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법안심사소위가 소송허가요건으로 기존 정부안의 소제기 인원을 최소 50명 이상으로 한다에 ‘피고회사의 전체 주식을 1만분의 1이상 보유하거나 주식총액이 1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를 추가한 점이다.


  실례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발행주식이 1억7천900만주 가량인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하려면 1만7천900주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하는 셈인데 삼성전자의 주가가 주당 40만원선을 오르내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가로 70억원이 넘어 이 정도의 소액주주를 모으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법안이 이미 소 제기가 불가능하게 되어 증권시장에서 불법행위의 근절,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 주주의 권리실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이 제도 도입취지를 유명무실하게 할 것이 분명한데 이제 이것마저 부족하여 소송대상 기업을 자산 2조원 이상으로 하고, 소송요건을 더욱 엄격히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입법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으로 그 대상을 제한하는 것은 규모가 작은 기업에 투자했다는 이유로 손해를 본 소액주주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을 제한하는 것으로 평등권 위반으로 違憲의 소지가 짙다. 특히 분식회계의 경우 대부분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의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입법 현실성도 전혀 없는 것이다. 이런 내용의 법안을 입법화한다면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만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가 되어 외국자본 유치나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울러 다수의 소액피해자들에게 유효 적절한 권리구제 수단을 제공하지도 못할 뿐 더러 국가 전체적으로 소송경제 도모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다시금 이 제도의 도입 취지를 환기코자 한다. 증권분야 집단소송제는, 다수의 증권투자자들이 분식회계, 부실감사, 허위공시, 주가조작, 내부자거래, 신탁재산 불법운용 등 각종불법행위로 재산권의 손해를 당했을 경우, 증권분쟁에 있어서 피해구제를 보다 용이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정치권은 더 이상 제도 도입취지를 왜곡시키지 말기를 바란다. 제도도입 취지에 동의하지 않고 계속 기업의 불법행위를 방치하여 시장의 무질서를 용인하려 한다면, 솔직하게 입법을 거부하라. 그렇치 않고 기업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시장질서 개혁에 조금이나마 의지가 있다면 본래 취지에 맞게 입법을 하라. 


  우리는 정치권의 입법과정을 끝까지 주시할 것이며, 정치권이 계속 이 제도도입을 왜곡시키는 행위를 시도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여,야 정책위 의장을 포함한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 대해 시장개혁 방해자로 규정하여 국민적 응징이 가능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    


<문의 : 정책실 771-0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