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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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증권관련집단소송제 국회 법사위 심의를 앞둔 경실련 입장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을 사문화시키는 수정안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지난하게 논의되어 왔던 대표적인 경제개혁 입법인 증권관련집단소송법안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분식회계, 허위공시, 주가조작 등 증권시장에서 기업의 불법행위를 근절시켜 기업투명성 제고와 소액주주의 권리보호를 그 목적으로 하는 본 법안은, 그러나 애초의 도입취지가 상당히 훼손된 상태로 입법될 예정이어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본 법안이 소송요건이 강화된 채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면 이는 소송제기를 근본적으로 어렵게 만들어 사문화된 법안이 될 것이며 이에 대한 전적인 책임은 여야 모두에게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지난 7월 23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대상기업을 등록, 상장기업으로 확대하고 △소송허가 요건을 구성원 50인에 피고회사의 주식지분율 1만분의 1 또는 유가증권 시가 1억원 이상으로 하였으며 △2조원 이상 기업은 2004년 7월부터, 2조원 미만 기업은 2006년 7월부터 시행하는 등의 내용을 의결했다.


  사실 이와 같은 의결내용 역시도 지나친 소송요건 강화나 시행시기 연기 등으로 법안의 실효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오히려 지난 7월 30일 정책협의회를 열고 지금까지 재계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소송요건 등을 강화키로 한 것은 이 법의 실효성을 완전히 제거한 것이다. 


  재계는 기업의 투명성과 불법행위를 해소하기 위한 자기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마치 집단소송이 도입되면 기업활동이 심각히 위축되어 그로 인해 더욱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상법에 대표소송이 도입될 때에도 재계는 같은 입장이었으나, 현재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대표소송은 지나친 소송요건(주식지분율 1만원의 1)으로 인해 1건의 소송도 제기되지 않은 사문화된 제도가 되어 버렸다.


  그럼에도 여야가 이와 같은 재계의 주장에 부화뇌동하여 본 법안의 소송요건 강화와 시행시기 연기 등의 내용에 합의한 것은 기업투명성 제고 등의 근본적 경제개혁을 외면한 모습에 다름 아니다.


  나아가 여야의 이러한 합의 내용을 구체적인 수정안으로 제안한 김학원, 함석재 두 국회의원의 행태는 反시장개혁적 처사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들 의원이 제안한 수정안의 주요 내용은 △자산 2조원이하 기업에 대해선 오는 2006년 7월부터 집단소송제를 적용토록 하고 △소송남발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최소 소송 가능액 1억원’을 삭제하고, 대신 `50명 이상 및 전체지분의 1만분의 1 이상’으로 소송요건을 강화하는 것 등이다. 특히 이들 의원은 원고 담보액을 설정하는 내용의 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만약 본 법안에 이 내용이 삽입된다면 사실상 증권관련집단소송제는 소송제기를 근본적으로 불가능케 하게 되며, 그 실효성이 전혀 없는 사문화된 법안이 될 것이다. 또한 헌법에 보장된 국민들의 재판청구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입법을 자행하는 것이 된다.  


  아울러 2조원 미만 기업에 대해 그 시행시기를 1년 더 유예하여 2006년 7월부터 시행케 하는 것은 현재 2조원 미만 기업의 불법행위가 판치고, 법안 도입의 시급성을 감안할 때 부당한 내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번 수정안과 같은 소송요건 강화, 시행기기 연기를 통해 소 제기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현재 증권시장에서 기업의 분식회계, 주가조작, 허위공시 등의 불법행위를 용인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며 이는 반시장개혁적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위와 같은 내용으로 법안이 처리가 된다면 대표적인 경제개혁입법인 집단소송법은 도입취지가 퇴색된 허울뿐인 형태로 남게 될 것이므로 여야는 내일(2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본 법안의 실효성이 담보될 수 있는 내용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문의 : 정책실 771-0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