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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한나라당 증권관련집단소송법 수정대안에 대한 입장

– 수정안과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연동 주장, 즉각 철회하라 –


  한나라당은 어제(11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현재 계류 중인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을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처리하고,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3년째 계류 중인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대해 한나라당이 회기 내에 처리키로 한 것은 다소 전향적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마련한 수정 법안 역시 과거의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으며, 실효성을 전혀 담보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어 법안 처리의 의미를 살릴 수 없다고 본다. 더구나 이런 허울뿐인 법안을 출자총액제한제의 폐지에 연동시키는 것은 한나라당이 여전히 재계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원내 과반수를 웃도는 한나라당의 반개혁성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한나라당이 제안한 수정대안의 내용을 보면 △적용대상 기업과 관련해서 자산 2조원 초과인 기업에 대해선 2004년 7월부터, 자산  2조원 이하인 기업에 대해선 2006년 7월부터 적용하고 △소송허가요건에 대해선 `최소소송 가능액 1억원’을 삭제하는 대신 `50명 이상 및 발행주식 총수의 1만분의 1 이상’은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또한 △소송남발을 막는 차원에서 원고에게 공탁금을 납부토록 하는 공탁금제도는 삭제키로 했다.


  이번 수정대안은 기존안과 비교했을 때 소송허가요건에 ‘원고의 공탁금제도’를 삭제키로 한 점은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소송요건에 ‘최소소송 가능액 1억원’을 삭제하고 ‘전체지분의 1만분의 1이상’의 주식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소송제기를 근본적으로 불가능케 하여 이 법안을 사문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현재 상법상 주주의 중요한 권리중의 하나인 대표소송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소송요건을 한나라당의 수정대안 내용과 동일한 일정비율 이상의 지분보유(1만분의 1)를 요구하고 있는 때문이다.


  실례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발행주식이 1억7천900만주 가량인 점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하려면 1만7천900주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하는 셈인데 삼성전자의 주가가 주당 40만원선을 오르내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가로 70억원이 넘어 이 정도의 소액주주를 모으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은 이번 수정대안에 대해 정치개혁과 시장투명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하나, 위에서 본바와 같이 소 제기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는 한나라당이 현재 증권시장에서 기업의 분식회계, 주가조작, 허위공시 등의 불법행위를 용인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며 스스로 반시장개혁자임을 자처한 것이라 하겠다.


  나아가 한나라당이 이번 수정대안이 처리될 경우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키로 한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수정대안의 내용대로 처리될 경우 소제기가 불가능하여 법안이 사문화될 것이 뻔한 일인데 ‘증권집단소송제를 도입하면 기업 및 시장의 투명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고 하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는 주장이다. 허울뿐인 제도 도입을 핑계로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하려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더구나 현재 재벌기업들은 여전히 소수지분으로 많은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으며 기업소유지배구조와 시장투명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 출자총액제한제 역시 적용제외 남용으로 인해 누더기 제도가 된 것이 현실이지만 아직도 재벌총수의 가공자본을 통한 계열사 지배를 막는데 있어서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소유지배구조 개선과 시장투명성 확보가 명확하게 전제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주장은 재벌의 일인지배체제를 용인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나라당은 이번 증권집단소송법 수정안을 다시 기업투명성 제고와 소액주주 보호라는 본래의 입법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수정 보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집단소송법이 처리될 경우 이와 연동하여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키로 한 주장을 즉각 철회하고 기업소유지배구조개선과 시장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문의 : 정책실 김한기 부장 771-03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