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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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과거 분식회계 사면은 절대 용인될 수 없다

과거 분식회계 사면은 증권관련집단소송제의 폐기와 다름 없다


재계는 부당한 요구를 즉각 중단하고 기업투명성 제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최근 재계는 정치권과 정부에 과거 분식회계의 사면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기업투명성 제고를 위해 내년 시행되는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총력로비에 나서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재벌의 주장에 경도된 정치권과 정부도 과거 분식회계 적용 유예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대표적 개혁입법이 시행도 되기 전에 좌초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경실련>은 과거 분식회계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과 책임없이 과거에 행한 불법행위에 대해 사면해달라는 재계의 요구는 온당치 못한 것이라고 본다. 나아가 수년동안 이 법안에 대해서 논의를 거듭하며 남소 우려로 인해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과시켜놓고 이제 와서 재계가 요구하는 과거 분식회계 사면 운운하는 정치권의 당리당략적 행태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연초부터 경기침체를 빌미로 공정거래법 개정 등 각종 개혁정책에 대해서 발목을 잡아온 재계는 기업투명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기 노력은 다 하지 않은채 최근에 와서는 내년 시행되는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어제(15일) 경제5단체는 ‘정치·경제적 이유로 행해진 과거의 분식회계를 깊이 반성하고, 법과 정책에 따라 누적된 과거분식을 깨끗이 정리해 나갈 것’이라면서 ‘기업경영 선진화를 위한 경제계의 다짐’을 발표하며 과거 분식회계 사면요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재계의 이러한 주장은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이 이미 여러 해 전에 발의되어 5년 동안 논란이 되어왔으며 지난해 법이 제정되어 통과된데 이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쳤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 그간 논의과정과 유예기간 동안 분식회계를 정리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과거 분식회계 사면을 주장하는 것은 기업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이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로 밖에는 볼 수 없다.


지난 13일 금융감독원의 `연도별 회계감리 실적’에 따르면 2002년 회계보고서를 대상으로 2003년 실시한 회계감리 결과, 감리대상 116개 기업 중 분식회계가 적발된 곳은 15개사, 13%에 그쳐 9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기업 분식회계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의 긍정적 영향과 기업들의 자정노력으로 분식회계가 해를 거듭할수록 대폭 줄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실을 염두해 볼 때 재계의 과거 분식회계 사면 요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재계의 주장에 동화되어 과거 분식회계 적용 유예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정치권과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기업투명성 제고를 위해 제정된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은 그간 정치권에서 제도의 필요성, 남소 가능성에 대해 수차례의 논의를 거듭한바 있다. 결국에 정치권은 재계의 남소우려 요구를 수용해 과도한 남소방지 방안을 포함시켜 사실 제도로서의 실효성이 있을지에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재계가 시행 한달을 앞두고 과거 분식회계 사면을 요구하자 정치권과 정부는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토도 없이 재계의 주장을 수용하는 것은 이 제도를 무력화시키려는 재계와 입장을 같이 하는 것임은 물론 정치권이 만들어 놓은 제도 자체를 스스로 폐기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경실련>은 과거 분식회계는 어떠한 이유로든 용인되어서는 안되며,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이 원안대로 시행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 재계는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덮기 위한 집단적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기업투명성 제고와 자정을 위한 보다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치권과 정부 역시도 재계의 주장을 무턱대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이 제도의 도입 취지와 재계 요구를 면밀히 검토하여 제도 자체가 폐기되는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문의 : 경제정책팀 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