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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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재벌 봐주기’사법부의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

오늘(14일) 서울고법 형사4부(김창석 부장판사)는 이건희 삼성 전 회장과 삼성 임원들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열어 삼성SDS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저가발행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난 5월29일 대법원 상고심이 재산정하라고 결정한 삼성SDS BW의 적정한 행사가격을 14,230원으로 판단하여 BW 헐값 발행으로 삼성SDS가 입은 손해액(배임액)을 227억원으로 산정하였다. 배임으로 인한 손해액이 50억원을 넘어 이 전 회장에게는 업무상 배임이 아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가 적용됐고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남으로써 유죄 판결이 나온 것이다.


경실련은 명백한 범죄행위가 추가로 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 이건희 전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재판부의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삼성SDS BW 헐값 발행에 대해 뒤늦게나마 사법부가 배임죄를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법의 형평을 저버린 채 납득할 수 없는 사유를 들어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재판부는 ‘BW 저가 발행의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없다’, ‘삼성SDS에 227억원 이상의 돈을 납부해 피해액을 회복했고, 회사 발전에 기여했다’는 논리로 실형을 선고하지 않았다. 배임액이 법이 정한 처벌 기준을 훨씬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논리로 실형을 선고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있는 재벌 총수는 어떠한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법부가 선언한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이미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이 확정된 이 전 회장에 대해 추가로 특경가법상 배임죄가 인정됐음에도 형량이 더 늘어나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로써 2007년 10월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을 통해 삼성그룹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줄곧 ‘재벌 봐주기식’ 판결로 일관해 온 사법부는 다시 한 번 경제권력에 굴복해 사법정의를 외면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되었다. 아울러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을 더욱 깊게 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우리나라가 민주적인 법치국가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스스로 저버리고 말았다.


비록 아직까지도 재벌총수의 불법적인 경영 행태가 단죄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삼성그룹과 이건희 전 회장은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의 전근대적인 황제경영의 폐해에서 벗어나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왜곡된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여 선진적 지배구조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삼성의 글로벌 리더기업으로의 도약은 요원한 이야기일 뿐이다. 경실련은 앞으로도 재벌의 왜곡된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경영 정착을 위한 재벌 개혁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며, 아울러 국민 누구나가 법 앞에 평등하게 설 수 있는 법치주의와 사법정의 확립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다.


[문의 : 정책실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