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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기업형 슈퍼마켓(SSM) 문제 해법은 ‘허가제’ 도입

기업형 슈퍼마켓(SSM) 문제 해법은 ‘허가제’ 도입


등록제 골자로 한 지경위‧정부 안은 결코 합리적 대안될 수 없어
지경위 대안 즉각 폐기하고, ‘허가제’ 담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해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방향에 대한 논의가 엉뚱하게 흐르고 있다. 지난 9월 24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된 지경위 대안은 등록제 확대를 골자로 한 것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또한 10월 6일 지경위 국감에 출석한 최경환 지경부 장관 역시 이에 화답하듯 지경위안과 동일한 의견을 밝혀, 이번 안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인단체와 시민사회는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개설 허가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관련 법규의 시급한 개정을 역설해 왔다. 야당들 역시 급속히 붕괴되는 골목상권과 중소상인들을 위한 근본적 대책은 ‘허가제’임을 한 목소리로 피력해 왔고, 이런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의견을 수렴하여 나온 안인지 정체조차 가늠하기 힘든 이번 지경위안은 속히 폐기되어야 하며, 허가제를 핵심으로 하여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1996년 유통업 개방과 함께 대형마트 개설이 등록제로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400여개에 이르는 대형마트가 앞을 다투며 전국 방방곡곡에 세워졌다. 그사이 중소상인들은 매출감소와 도산․폐업을 거듭하였고 지역자본은 역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대형마트의 사례에서 입증되듯 규제력이 전혀 없는 등록제를 기업형 슈퍼마켓에도 적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중소상인들을 기만하는 술수이다.


또한 정부와 이번 지경위 안의 취지는 등록의 요건을 강화해 허가제에 준하는 등록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나, 허가제와 등록제는 엄연히 다르다. 법률상 허가는 일반적으로 금지되면서 예외적으로 정해진 요건을 갖춘 경우 허용해 주는 것으로 실질적인 규제가 가능하지만, 등록은 일반적 허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점포개설이 용이하고 개설 자체를 제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정부는 헌법 및 WTO에 위배될 가능성을 거론하며 허가제 불가 입장을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의 주장대로 허가제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이에 준하는 정도의 등록제 역시 형식적 명칭에 불구하고,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이런 주장은 그 자체로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법률전문가들이 지적하듯, WTO 출범 이후 20여 년 동안 개설허가제, 영업시간 규제 등과 같은 국내규제로 WTO에 제소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


또한 WTO의 심사체계는 국내규제가 합리성, 공평성, 객관성을 상실한 것인지를 판단한 후 비로소 서비스무역협정(GATS) 위반유무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지역경제의 균형발전과 중소상인 보호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은 합리성, 공평성, 객관성을 상실한 조치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서비스무역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 또한 영업의 자유나 재산권은 그 기본권을 제한할 수 없는 절대적 기본권이 아니라 헌법 제37조에 의하여 그 제한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상대적 기본권이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주장 역시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과 주변지역생활환경보호, 중소자영업 상생환경 조성 등을 목적으로 허가제를 도입하여 일정 용도지역에서는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의 개설을 금지한다는 것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예외적으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개설허가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법률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제정, 시행 중인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및 시행령에서는 도시지역을 주거지역, 상업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자세하게 분류하여 이를 각 용도지역별로 건축할 수 있는 건축물의 종류 등을 제한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 및 대형마트의 개설 시에도 이러한 용도지역별 분류를 활용하여 각 지역 특성에 맞는 허가 요건을 충족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개정안에는 이미 등록된 점포에 대한 경과규정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형슈퍼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여 지역의 주변생활환경을 보호‧유지하고, 지역상권활성화를 통해 유통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점포도 새로이 허가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1년 정도로 유예기간을 충분히 둔다면, 등록 대규모점포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법 개정의 효과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된 일반게임제공업의 경우도 유예기간을 두고 새로이 허가를 받도록 한 것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시도 있다.


국감이 끝나고 나면 상임위별 법안심사가 본격화 될 것이다. 지식경제위원회는 9월 24일에 논의했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위원회 대안을 즉각 폐기하고, 허가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여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법 개정이 될 수 있도록 국회는 이에 대한 논의를 신속히 진행시켜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진정으로 ‘민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 600만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문의 : 정책실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