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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황제경영, 삼성공화국으로의 회귀를 우려한다

황제경영, 삼성공화국으로의 회귀를 우려한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오늘(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전 회장의 복귀와 관련,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복귀 요청 건의문을 작성해 전달했으며 이를 이 전 회장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대법원으로부터 경영권 편법 승계와 관련하여 유죄 판결을 받은 지 7개월여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전격적으로 단행된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아울러 지난해 4월 이 전 회장의 퇴진 이후 삼성그룹이 별다른 경영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이 전 회장의 복귀로 인해 삼성그룹이 다시 전근대적인 황제경영으로 회귀하게 된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 비자금을 폭로한 이후 오랜 재판 과정을 통해 이 전 회장은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조세포탈을 저지른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처럼 중대한 범죄가 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전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되지 않음으로써 ‘재벌 봐주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공분을 불러일으킨바 있으며, 이도 모자라 판결이 나온 후 넉 달이 지난 지난해 연말에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빌미로 특별사면까지 받은 바 있다.


이처럼 법치주의와 사법질서가 훼손되는 과정에서 그 중심에 있던 이 전회장이 별다른 반성이나 변화된 모습도 없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은 국민 어느 누구에게도 납득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삼성그룹이 경영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선진적인 기업지배구조의 전환을 통한 진정한 글로벌 리더기업으로의 도약도 상당한 우려를 갖게 한다. 지난해 4월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함께 삼성그룹은 기대에 미흡했지만 총수일가 퇴진과 함께 구조본 폐지,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통한 경영진 중심의 경영체제 전환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재용 전 전무가 이미 승진했고 이번에 이 전 회장이 복귀하면서 당시 국민들 앞에서 밝힌 이러한 최소한의 약속도 순간의 위기를 면하기 위한 허울 좋은 명분이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이제 다시 총수일가 체제로의 복귀를 공언한 삼성그룹이 이건희 총수 중심의 전근대적인 황제경영체제로 돌아가리라는 것이 명확해졌다. 


비록 법 절차 면에서 문제가 없을지라도 개인에게는 최소한의 윤리적∙도의적 기준이 있으며, 기업에게는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 책임이 있다. 이런 점에서 그동안 전혀 반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국민들에게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당당히 훈계해왔던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환영받을 수 없다.


일반인의 상식을 넘어 전격적으로 단행된 이번 경영복귀를 보며 이 전 회장과 삼성그룹이 ‘법 위에 군림하고 있는 삼성공화국’이라는 잘못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경실련은 삼성그룹이 기존의 왜곡된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경영을 정착시켜 진정한 1등 기업으로 거듭 날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며, 재벌개혁과 사법정의 확립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 정책실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