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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중소기업] 지침개정 운운 말고 SSM법안 10월국회서 동시 처리해야

지침개정 운운 말고 SSM법안 10월국회서 동시 처리해야


정부의 지침개정 발언은 상생법 통과 저지 위한 ‘시간 끌기’ 술책
정부의 ‘지침’은 계류 중인 법률안 내용과도 달라


1. 최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10월 4일)에 출석해 국회에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관한법률(이하 상생법) 개정안의 분리처리를 주장하며 상생법은 지침을 보강한 행정지도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소상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정기국회에서의 법 개정을 앞둔 시점에 뒤 늦게 지침 개정을 운운하며, 상생법 개정에 반대의견을 표하는 것은 또 다른 ‘시간 끌기’ 술책이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월부터 국무총리실, 중소기업청 등 관련 당국은 상인들과의 간담회 및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수차례 지침개정을 운운해 왔었지만, 수개월 동안 ‘추진 의사’만 밝혔을 뿐 실제로 지침을 개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정기국회에 와서 또 다시 지침을 통해 규제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하는 것은 대형유통회사들이 가맹점 방식으로 동네 골목 구석구석에 무분별한 입점을 계속 할 수 있게끔 하려는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다.


  더욱이 상생법 개정안의 내용(가맹점 SSM을 사업조정대상에 명시화)을 지침에 담겠다는 발언 자체도 거짓임이 드러났다. 최근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에게 제출한 사업조정제도 지침 개정 계획을 보면 개정 내용은 직영점으로 추진하던 SSM을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사업조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정하고 그 시행시기는 유통법이 개정되어 공포될 때로 하고 있다. 즉 사실상 앞으로 개점될 가맹점 SSM에 대해서는 사업조정제도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침 보완을 통한 가맹점 규제라는 정부의 주장이 진정성이 없는 만큼, 국회는 이에 더 이상 휘둘리지 말고 10월 중에 SSM관련 두 법안을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2. 그동안 중소상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국회에서의 법 개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라도 현장에서의 혼란과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지침개정의 필요성을 거듭 요구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요구를 수개월간 외면해왔던 정부가 이제 와 지침개정을 운운하며, 법 개정의 불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지금이라도 의결해 시행하면 될 것을 국회에 들고 와 마치 지침의 개정이 상생법 개정의 대체관계에 있는 듯 주장하는 것도 전혀 납득할 수 없다.  


  또한 정부의 주장은 스스로의 책임방기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2009년 8월 중기청은 SSM에 대한 사업조정제도 지침을 공표하면서 가맹점 SSM은 적용대상이 아님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입법조사처와 법률전문가들은 사업조정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보았을 때 가맹점 SSM 역시 사업조정제도의 적용대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기청이 가맹점 SSM을 사업조정대상에서 배제하자, 대형유통회사들은 사업일시정지권고를 받은 직영형태의 SSM을 가맹점으로 편법 전환하여 입점을 강행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가맹점 방식의 SSM을 출점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중소상인들은 가맹점 형태의 SSM 규제를 시급히 법률에 명시화해 달라고 국회에 호소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지침으로 규제할 수 있으니 법안 통과를 미뤄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뒤집어 보면 그동안 대형유통회사들이 골목상권에 속속 진입하도록 최소한의 가능한 규제도 하지 않고 방치했음을 의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3. 지난 4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이하 지경위)는 유통법과 상생법을 패키지로 묶어 여야 합의안을 이끌어 내면서, 가맹점 SSM을 사업조정대상에 명시화하는 대신 유통법의 규제 수위를 전통시장 인근에만 3년간 한시적으로 규제하는 것으로 낮춘 바 있다. 즉, 유통법의 규제 수위를 대폭 낮춘 이유는 상생법을 시급히 통과시키기 위함이었다. 나아가 당시 지경위 여야 위원들은 규제 실효성이 미흡할 경우 6월에 더 강력한 내용을 넣어 개정하는 것을 논의하기로 하였지만 지난 4월 지경부와 여당의 말 바꾸기 그리고 외통부의 반대로 SSM법안은 법사위에 계류된 채 18대 전반기 국회를 마감했다. 이후 규제실효성을 따져 재개정이 필요한지를 논의해야 할 6월까지 개정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정부는 끊임없는 말 바꾸기로 지금까지도 국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가장 최근인 10월 6일 외교통상부(이하 외통부)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가맹점 SSM에 대해서는 어떠한 규제도 안 된다고 거듭 주장한 점을 고려하면, 중기청 및 지경부의 ‘지침개정’ 발언조차 정부의 통합의견인지 불확실하다. 


4.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는 더 이상 정부의 어떠한 발언도 신뢰할 수가 없으며 외통부가 어느 나라의 외통부인지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와 언론을 통해 영국(삼성테스코 지분의 95%는 영국 기업인 테스코 소유)이 SSM규제 움직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서한을 보내 문제제기를 했다며, WTO 위배 가능성 및 한-EU FTA 체결에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특히 김 본부장은 상생법은 규제 수위가 높아 통상국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법안 통과를 반대해 왔다. 영국은 자국 기업인 테스코를 위해 이러한 노력을 하는데 우리 정부는 자국의 상인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외통부가 규제수위가 지나치다고 언급한 상생법은 새로운 규제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닌 법률 해석상 불분명한 부분을 명시화하는 것일 뿐이며, 통상전문가들은 현재 계류 중인 SSM법안 뿐 아니라 개설허가제 도입도 WTO 서비스무역협정에 위배되지 않음을 거듭 지적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 정부는 자국의 자본을 위해 위배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일단 문제제기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정부의 역할일 수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외통부는 중소상인들의 처지는 외면한 채, 무역상대국의 입장을 강변하고 있다.   


  국회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틈만 나면 입장을 번복하고, 무역상대국의 입장을 과대 해석해 입법을 지연시키려는 정부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더욱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중소상인들을 위해 계류 중인 법안이라도 즉시 통과시켜야 하며, 지난 4월 국회 지경위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규제실효성을 따져 법을 보완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중소상인과 시민사회단체는 SSM사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개설 허가제의 도입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 문의 : 정책실 경제정책팀 02-3673-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