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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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무력화 시도 당장 중단되어야


일감 몰아주기 시행령 후퇴는 곧 경제민주화 후퇴 넘어 실종 수준

직‧간접 지분비율 방식의 규제 통해 규제 회피 가능성 차단해야

 오늘(12일) 오전 새누리당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정회의를 열어 일감몰아주기 규제 관련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관한 논의를 했다. 그러나 김용태 의원을 중심으로 새누리당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재계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지난 6월 통과된 일감몰아주기 규제 관련 공정거래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경실련은 경제민주화 추진을 위한 대표적인 개정법률안인 일감몰아주기 규제 관련 공정거래법이 시행령 입안과정에 있어 당초 개정 취지에서 크게 후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내며, 최근 청와대를 비롯해 새누리당과 전 정부부처에 걸쳐 나타나는 전반적인 경제민주화 후퇴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비판한다.

 먼저, 규제대상 기업범위를 총수일가 지분율(상장사 30%, 비상장사 20%) 30%에서 50%로 상향해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은 대상을 대폭 축소해 사실상 규제의 의미를 잃게 만든다. 총수일가 지분율을 50%로 상향할 경우,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지적을 받아온 현대글로비스(총수일가 지분율 43.4%), 에스케이씨앤씨(48.5%) 등이 모두 규제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현행 기준안인 30%의 경우도, 내부거래비중이 70%에 달하는 삼성에스디에스(총수일가 지분율 17.2%), 내부거래비중이 90%에 달하는 롯데후레쉬델리카(18.6%) 등이 모두 예외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기준을 더욱 상향하는 것은 규제를 하지 말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둘째, 규제대상 거래를 내부거래 비중 10% 이상이거나 내부거래 금액 50억원 이상에서 각각 20% 이상이거나 2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것 역시, 앞서 대상범위를 축소하는 것에 이어 거래범위까지 축소하는 것으로 규제강도를 이중으로 완화시켜 사실상 규제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 같은 규제기준이 설정될 경우, 현행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위한 일감몰아주기 사례를 모두 합법적으로 인정해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규제완화는 결국 경제민주화를 후퇴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며, 현행 공정위의 시행령 초안도 개정입법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먼저 현재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를 무력화 시도는 ‘경제민주화 후퇴’를 넘어 ‘경제민주화 실종’을 대변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재계 오찬에서의 상법개정안 후퇴 약속에 발맞춰, 여야 합의로 통과된 공정거래법을 사실상 뒤엎는 수준으로 완화시켜 버리는 것은 경제민주화 의지가 실종된 것과 다름없다. 

 둘째, 과거 출자총액제한제도가 무력화된 예와 같이 현행 일감몰아주기 규제 또한 예외 조항을 통한 무력화를 막아야 한다. ‘원칙상 불허, 예외 허용’에서 예외의 범위가 불허되는 범위보다 넓다면, 이는 ‘원칙상 허용, 예외 불허’로 주객이 전도하게 된다. 이는 결국 해당 법률을 형해화(形骸化)하여 일감 몰아주기를 합법화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셋째, 현재 공정위의 시행령 초안도 개정입법 취지를 살려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현행 공정위 초안대로 총수일가 지분비율을 30%로 하더라도 직접 지분비율만 규제하는 방식으로는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기 어려우므로 총수일가의 직‧간접 지분비율을 기준으로 규제해야한다. 왜냐하면 직접 지분비율 규제는 해당 일감몰아주기 기업이 자회사 설립을 통해 지원객체회사에 대한 총수일가의 직접 지분비율을 낮추는 방식을 통해 쉽게 규제 회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30%, 50%와 같이 절대적 방식에 의해 규제할 경우, 실제 수직계열화를 통한 정상적인 내부거래도 규제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지원객체 회사의 직‧간접 지분비율에 비해 지원주체 회사의 직‧간접 지분비율이 상회하는 경우’와 같이 상대적인 비율에 대한 기준으로 규제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규제 방식이다.

 결론적으로 새누리당과 공정위는 경제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요구는 무시한 채, 현행과 같이 청와대와 발맞춰 재계를 대변하는 방식으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기 바란다.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의 총‧대선 공약에 따른 경제민주화 법안을 조속히 이행하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