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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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을 동원한 자본확충펀드조성은 공적자금 투입을

국회승인 절차 없이 우회하려는 꼼수
–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면, 정당성을 확보해 국회승인을 받아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부실을 초래한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
– 공적자금은 국책은행 부실을 메우는데 사용되어서는 안되고,

실업과 지역경제안정화에 투입되어야 한다

정부는 오늘(8일) 오전 10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여, 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정부가 수출입은행에 1조원 규모 현물출자를 추진하고, 한국은행과 함께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산은과 수은에 대해 금년과 내년 임원연봉 삭감과 임직원 임금상승분 반납, 인력 감축, 비금융출자회사 매각 등 쇄신책을 추진한다고 하였다. 또한 조선업 구조조정 실업대책으로 이달 말까지 고용지원방안을 마련해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여부를 결정한다는 정도이다. 이번 발표 내용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협의체’에서 밝힌 방안에 한국은행을 동원한 자본확충방안 등만 추가된 정도이고, 여전히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주도 구조조정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도 없이 지금까지와 같이 공적자금 투입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결국 국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이에 경실련은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첫째, 정부가 발표한 한은을 동원한 자본확충펀드조성은 공적자금 투입을 국회승인 절차 없이 우회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공적자금은 공적자금관리특별법의 근거하여 국회의 승인을 얻어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에 한하여 지원하고 있다. 자본확충펀드는 사실상 공적자금 투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원하도록 하여, 공적자금이 아닌 듯 포장하여 국회승인 절차를 회피하려는 기만책에 불과하다. 아울러 공적자금을 국책은행의 부실을 메우는데 활용하여 부실경영과 관리 책임을 져야 할 국책은행과 기업들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기존 정부주도 관치금융의 잘못된 방안을 답습하는 것에 불과하다.

 

둘째,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 하다면, 필요한 이유, 규모, 사용처를 국민들에게 명확히 밝히고, 국회승인을 얻어 정당한 방안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까지도 공적자금을 투입하였고,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도 한은을 동원한 간접출자 방식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공적자금이 왜 필요한지, 필요한 자본은 얼마인지,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야기 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공적자금 투입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불가피하게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면, 정당한 절차에 따라 정부가 직접 산은 자본출자를 하던지, 한은 자본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한은 자본을 차입 후에 출자하는 것이 정도이다.

셋째, 공적자금은 국책은행 손실을 메우는데 사용되어서는 안되고, 실업대책 마련과 지역경제안정화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적자금을 활용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손실을 공적자금으로 대체하여 부실책임을 흐리고,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이 채권은행으로서 대출해주고, 채권을 관리하는 것과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은 전혀 다른 것이다. 지금 정부의 방안은 국책은행 역할 경계를 모호하게 하여, 국책은행들이 채권단으로서의 관리·감독하는 핵심역할을 사라지게 하고, 손실책임도 공적자금으로 대체하여, 관치금융과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잘못된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결국 손실책임을 또 다시 국민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기업구조조정에서의 정부의 역할은 분명하다. 공적자금을 동원해 국책은행의 부실을 메우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은 발표하면서 정작 중요한 실업대책과 지역경제안정화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노동자의 70% 가까이가 비정규직 노동자이고, 업종 전체 노동자수는 2015년 기준 약 20만 3천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노동자들이 구조조정과정에서 거리로 내몰릴 경우, 이로 인한 대규모 실업은 지역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실업자들에 대한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하며, 공적자금도 여기에 투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넷째,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기업 및 국책은행 부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행 구조조정절차는 국책은행의 경영진, 재벌총수의 도덕적 해이뿐만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의 효과와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하여, 관료들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 퇴출이 시장의 평가보다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으로 이뤄지게 한다. 결국 현행 구조조정은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의 결과이다. 한 언론에서 보도한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산업은행 자회사의 최고경영자, 감사, 사외이사 등에 대한 인사와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3분의1, 금융당국이 3분의1, 3분의1은 산업은행의 몫’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홍 전 회장은 대우조선 지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중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당시 최경환 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정부의 결정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국책은행의 부실을 관리·감독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부실을 조장시켰다는 것으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끝으로 오늘 발표에서는 유일호 장관은 기존 차관급 구조조정 협의체를 부총리 주재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로 격상해 컨트롤 타워를 시킨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유일호 장관은 우선적으로 기업구조조정 청사진을 제시하고, 정확한 부실의 규모와 필요한 자금부터 국민들에게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관계장관회의에서는 정부의 역할인 ‘실업대책과 지역경제안정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나아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기업에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부실기업을 연명시키는 역할로 동반부실 되었다는 점을 명심하고, 쇄신책에 머무르지 말고, 국책은행을 없애는 방안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목적에 맞게 독립성과 원칙을 유지하고,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기업구조조정의 부담이 국민들과 노동자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관치금융, 정경유착의 고리는 이 기회에 반드시 절단해야 하고,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