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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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95_약사법 확정안에 대한 경실련의 입장

1. 전체적 평가


   보사부는 입법예고했던  안을 수정하여 지난 10월  8일 약사법 개정 확정안을 발표하였다.  입법예고안이 관련단체의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치지 못한 채로 발표되어 많은 문제점이 있던 것에 비하여, 확정안은 경실련 조정안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애쓴 노력이 엿보이는 안이다. 첩약의료보험제도의  단계적 실시를 표명한 점, 한약사제도를 둠으로써 한방의약분업의 기초를 놓은 점, 한약조제시험을 두어서 약사도 한약을 조제할 수 있는 길을 튼 점 등은 이번 확정안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보사부의 약사법 확정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2. 문제점


   그렇지만, 이러한 약사법  개정의 기본방향 속에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가 몇가지 남아 있다.


   첫째, 한방의약분업의 의지를 보다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번의 보사부 확정안에는  한방 의약분업의 시기를 명기하지 않고,   전문가의 견해를 빌어 5-7년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분업의 시한을 법률로 명기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정책적인 의지를 보다 분명히 밝힐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둘째, 보사부는 한방의약분업의 실시에 앞서 양방의약분업을 2년 이내에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양방의약분업의 실시 범위이다. 보사부는 이것을  구체적으로 정하기 위하여 의약분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 앞으로의 논의과정에서 다음  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야 한다.


   1) 병원의 외래환자는 시중의 약국에 가서 투약을 받아야 한다.


   보사부의 확정안  해설에 의하면, 병원 안에  약국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현재와 같이 그 병원에서 진료와 투약을 함께 받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보사부의 안이 외래환자에게도 적용이 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의약분업의  본래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병원의 처방전에 따라  병원내의 약국이 외래환자에게도 조제․투약을 하려면, 적어도 그 약국은 병원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야 하며, 환자는 병원내 약국이나 외부약국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2) 의약분업의 예외인정과 함께, 관련된 보건의료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


   확정된 약사법 제21조 제5항에  의하면, 의사는 일정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조제를 할 수  있다. 의사는 응급환자․입원환자에 대한 조제와 주사제 투여의 경우에 직접조제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경우에 대하여 의사의 직접조제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나, 다음과 같은 의료제도의 현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 최근의 조사(1993.5.27.의학신문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응급환자의 80%가 실제로는  비응급환자라고 한다. 응급환자에 대하여 의사의 조제를 인정하더라도,  비응급환자를 응급환자로 취급하는 의료체계의 문제를 개선하여야 한다.


   – 외국의  의원에는 입원실이 없으나,  우리나라의 의원은 입원실을 대부분 두고 있는데, 이 점을 고려하지 않고 의약분업의 예외를 인정할 경우에는 입원환자가 양산될 수 있다. 그러므로, 차제에 1차 보건의료기관과 2,3차 보건의료기관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


   – 주사제를  의약분업의 예외로 하는 문제  역시 우리나라의 특수한 관행(주사제의 과다  사용)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주사제의 사용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 다.


   3. 검찰과 대학생들에 대하여 바라는 바


   약사회의 폐문조치는 잘못된  것이지만, 검찰이 분쟁의 원만한 해결을 위하여 구속중인 약사회장을  석방할 것을 요청한다. 약사회가 폐문조치를 곧바로 철회하였고,약사회장  구속으로 인하여 분쟁이 오히 려 격화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 검찰은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아울러, 약대와 한의대에  재학중인 젊은 학생들에게도 간곡하게 전할 말이 있다.   현재 계속되고 있는 대학생들의 수업거부와 단식 등의 방법은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까지의 한약분쟁을 냉정히 뒤돌아 본다면, 극한적인 방법은 국민들의 비난을 불러 일으켰으며, 주장하는  내용과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었다. 보사부의 개정안은 확정되었으나,  앞으로 국회의  법안심의와 의견수렴절차가  남아 있다. 이러한 기회를 이용하여 이성적 토론과 합리적 로비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1993년 10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