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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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시청자평가프로그램 모니터보고서

Ⅰ. 들어가며


통합 방송법 시안(여당안)에는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이 주당 60분이상 의무편성되도록 규정되어있다. KBS와 MBC의 경우는 현재의 30분 편성에서 1시간 편성으로 방송시간을 2배 가량 늘여야 하고 교육방송(EBS)과 서울방송(SBS)의 경우는 프로그램을 신규편성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방송사의 입장으로서는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시간대가 늘어난 만큼 평가의 수준 또한 높아지지 않으면 평가 프로그램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될 여지가 많아졌다. 방송사에 소속되어 편성되는 프로그램의 하나인지라 마냥 자사 프로그램에 비판을 가하기도 어렵고 드러내놓고 홍보를 하기도 힘든 위치에 놓여 있어 방송사내에서는 한직(?)처럼 여겨지는 자리가 평가 프로그램 제작자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평가 프로그램 역시도 이러한 환경에서 자유스럽지는 못하다. 그러나 나름대로 진일보하고자 고민한 흔적은 있다. 본 회는 현재 2개의 방송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평가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를 토대로 늘어나게 될, 그리고 새로 생겨나게 될 평가프로그램이 방송사보다는 시청자 중심으로 진행되려면 어떠한 여건이 조성되어야 하는가에 관한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Ⅱ. 모니터 대상


▲ KBS 1TV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 (매우 일요일 오전 7시 30분 ~ 8시)
▲ MBC TV속의 TV (매주 일요일 오전 6시 30분 ~ 7시)


Ⅲ. 모니터 기간  98년 3월 8일 ~ 98년 4월 5일


Ⅳ. 방송사별 분석


■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 (KBS 1TV) 


– 시청자 적극적 요구에 방송사의 소극적 대응


  총 3개의 코너로 진행되고 있으며 김재현 아나운서와 수용자 단체의 모니터 회원들이 객원 MC로 참가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해 가고 있다.


  시청자 도우미가 진행하는 첫 코너는 편지, 전화, PC통신, 인터넷을 통해 한 주간 동안 접수된 시청자의견 중 다수의 시청자가 지적하거나 제작진의 판단에 의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의견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여러 가지 다양한 통로를 통해 의견을 접수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지루하지 않게 시청자 도우미를 통해 전달하는 방법은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내용적인 면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쉽다. 정작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제작에의 반영여부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제작진의 해명도 거의 드물다.


  「나도 시청자」의 경우는 다양한 직업과 삶을 살고 있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시청자들이 참가하여 자신과 관련이 있는 프로그램에 관하여 일반 시청자들이 눈여겨보지 않았던 부분에 문제제기를 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제기에 대한 응답은 여전히 찾아 볼 수가 없다. 김윤미 선수(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의 경우 비인기 종목에 관한 스포츠 중계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과 이애주(무용가)교수의 국악프로그램 시간대에 관한 불만 등은 제작진의 참여로 해명이 될 수 있는 부분임에도 일회성 문제제기로 끝났다.


  이 두 코너는 모두 방송 프로그램의 문제를 제기하는 성격이 강하다. 평가 프로그램의 성격상 당연하다. 그러나 같은 성격의 문제제기가 공허하게 되풀이되는 것은 우려할 만하다. 평가는 개선을 담보해 내어야 한다.


   –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준비하는 미디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TV속으로」코너의 <인터넷 방송국>에 관한 내용은 다매체 시대가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환경 따라잡기>의 외국사례 중 호주의 어린이들이 직접 방송국의 제작장비를 빌어 환경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그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정보는 매체 접근권에 대한 좋은 사례였다.


  일본의 방송시장개방이 눈앞으로 다가와 있다. 서서히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도 변화하는 방송환경에 맞게 교육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평가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제작진이 의도했던 아니던 간에 어느 정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좀 더 심도 깊게 폭넓게 정보를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


■ TV속의 TV (MBC)


– 나열식의 시청자 의견소개 / 제작진 참여 확대해야


  『시청자 의견을 듣습니다』(KBS 1TV)와 같이 역시 시청자의 의견을 정리하여 자료화면과 함께 나열식으로 정리하고 있을 뿐 문제제기에 대한 방송사나 제작진의 해명이 극히 부족하다. 문제해결의 의지 없이 의무적으로 시간을 할당한 듯하다. 역시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여 방송사와 제작진의 다짐을 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4월 5일 방송분 중 ‘축구 중계방송 예고 없는 날짜변경’에 담당자(스포츠 제작부장)가 상세히 상황을 설명해 주는 장면은 바람직한 시청자와의 대화방법이라 생각한다.


  – 시청자 의견, 전문가 견해, 외국의 사례연구 등으로 잘 짜여진 돋보기


  「TV 돋보기」는 매회 주제를 정하여 거리 인터뷰(시청자 의견), 전문가 설명, 외국사례연구, 통계자료활용 등 구성요소간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 적절한 대안제시를 해내고 있다. 진행자가 반론을 정리하여 논의를 전개해 가는 과정도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일 정도로 순조롭고 심도 깊다.


  TV 등급제/V-CHIP활용(미국), 언론피해/CBC 옴부즈맨 제도(캐나다) 등의 외국사례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예로써 우리에게도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오늘은 좋은 날>에 관한 논의에서도 제작자(작가)와 비평가(기자)가 직접 출연해 코미디가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에 관해 갑론을박하는 장면은 시청자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시해주는 좋은 예였다.


  – 정책위주의 프로그램 진행, 자칫 평가프로그램의 본질 외면할 수도


  제작진이 직접 출연해 방송을 모니터한 시청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5분 청문회>와 모니터 단체가 참여했던 등 시청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참여 코너가 전부 없어지고 정책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성격을 탈바꿈했다. 물론 지금과 같이 방송정책의 공론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심도 깊은 정책 토론 코너가 진행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평가 프로그램의 주를 이루어야 할 프로그램 평가부분이 많이 약해진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객관적인 평가를 제작과정에 반영해내고 궁극적으로 프로그램의 질을 높여내는 것은 평가 프로그램의 기본 역할이다.


 – 방송사로부터의 독립적인 위치와 권한을 부여받아야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신랄한 비판이나 제작진의 사과 등 강도 깊은 진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또한 제작자의 고유영역에 대한 침해와 시청자의 의견사이에 적당한 기준이 없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방송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해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평가프로그램은 방송사의 입장에서 벗어나 시청자의 입장에서 프로그램이 제작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방송사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야만 자사․타사를 불문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순히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치부되기보다는 프로그램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각 방송사에 있는 심의실, 혹은 시청자부와의 연계 속에서 시정명령 혹은 사과 등을 요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야 하고 방송을 통해 시정내용을 시청자에게 알려야 한다. 방송사의 자율적인 개선의지에 많이 실망해 왔던 시청자들에게 방송이 변하고 있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사로부터의 독립적인 위치와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 (1998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