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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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TV 일일연속극 속의 가정과 가족에 대한 모니터 분석

Ⅰ. 분석기간 : 98. 4. 22 ~ 98. 5. 15


Ⅱ. 분석대상 : 방송 3사 일일연속극


K B S 8:00~9:00  살다보며
M B C 8:25~9:00 보고 또 보고
S B S  8:55~9:25 서울 탱고


Ⅲ. 분석방향


드라마는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아냄으로써 시청자가 또 다른 삶의 의미를 깨닫고 공동체의식을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IMF라는 경제위기로 인해 생겨난 130면에 이르는 실직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들 실업자들 대부분은 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며 그들의 실직은 한 가정의 경제뿐만 아니라 행복까지 파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 때문에, 그대 그리고 나 등 여러 연속극들은 대가족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엮어냄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같은 대가족 드라마는 방송3사 일일연속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대가족의 모든 생활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가족 드라마에서는 항상 흔들리지 않는 아버지가 있고 비중 있는 역할을 해왔다.


요즘같이 아버지의 역할을 하기가 힘든 시기에 방송드라마에서 대가족 중심의 홈드라마가 유행하는 것은 현재의 우리 상황과 무관하게 보이지 않는다.


마치 요즘같은 시기에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가는 모델을 제시하듯이 그려지고 있다.


본 회에서는 각 방송사의 일일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아버지상을 좀 더 현실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여 아버지가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알아보았다.


Ⅳ. 분석내용


  “보고 또 보고”에서 아버지(이순재 분)는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학교나 자식에게 고지식하고 완고한 아버지로 묘사되고 있다. 핵가족을 중심으로 홀어머니와 두 아들의 가장인 아버지로서, 두 살 연상인 아내를 무조건 감싸는 아버지와 며느리의 무뚝뚝함에 못마땅하여 이것, 저것 챙겨 자식들에게도 권위나 위엄을 잃지 않으면서 일면 따뜻한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고 있는 ‘좋은 아버지’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둘째 아들이 오피스텔을 얻어 나간 뒤 텅 빈방을 바라보며 쓸쓸해 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큰아들과 큰아들의 결혼을 반대하는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자식은 부모님의 뜻에 따라야 한다며 아들의 의견은 전혀 들어볼 생각조차 않는 모순된 행동을 보여 주기도 한다.


  부모가 자식의 입장에 서서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고 잘잘못을 가려줄 수 있는 태도가 부족하고 아쉽다.


  “살다보며”의 아버지(주현 분)는 근검 절약으로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냉면 집을 운영하고 있다. 딸 넷에 아들 하나를 두고 평범하게 살면서 어려움을 같이 나누고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 같은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서울 탱고”에서 아버지(김무생 분)는 중고 가구점을 운영하며 낙관적이고 합리적인 건강한 생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복잡한 가족 구성원들의 중심이 되어 딸 부부와 삼촌 부부를 원만하게 다독거리는 가장의 모습이 대가족 드라마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실직한 사위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거부감이나 무시하는 태도 없이 이해하고 위로해주며 사위가 택시기사가 되려는 계획도 잘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는 따뜻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5, 60대의 평범한 우리들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권위주의적이지 않으면서도 격이 없이 두 딸을 대하는 편한 아버지 상이다.


작은 딸이 사온 포도주를 함께 건배하며 즐기는 모습, 작은 딸의 남자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절히 유도하는 전통적인 아버지상과 함께 신세대식 아버지 상을 겸비한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작은 딸과의 대화 내용에서 지나치게 격이 없이 “너보고 싸가지가 없다 그러더라”라는 표현을 쓴다던가 삼촌의 철없음을 강조하는 모습 등은 극의 재미를 위한 양념 같은 표현이라 할지라도 가족 간의 대화 분위기는 요즘세태의 하나인 예의 부족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다.


또한 큰사위가 실직하여 부모님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송구스러워서 따로 살림을 차리려는 의도를 알고 “부모라는 게 자식 잘되는 것만 구경하려고 있는 줄 아니? 어려울 때 힘이 되고 서로 곁에 있어주고 서로 지켜주는 게 그게 자식이고 형제야”하시며 “너희들 둘이 마음을 삭이면서 이겨내야 된다”는 식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언제나 부모는 자식의 안전한 울타리가 되는 강인한 아버지 상을 보여주고 있다.


Ⅴ. 끝맺으며


  현재의 각 가정에서는 실직이라는 큰 문제 앞에 시달리는 중압감은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요즘 드라마에서는 힘들어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 때문인지 아니면 현실을 외면하는 것인지 가정 내 실업은 아직 두드러진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 탱고”에서 큰사위의 부도나, “살다보면”의 둘째 사위의 실직은 드라마의 양념처럼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도 별로 어렵지 않게 처리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처럼 아버지의 책임(경제적 의무)을 강조하면서도 바람직한 아버지의 자화상에 대한 고민이 부재하고 혼란스러운 사회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름대로 스스로의 아버지의 역할이나 존재에 대해 고민조차 할 여유가 없는 우리 사회의 아버지에 대한 대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가족 모델에서부터 아버지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균형 잡힌 가족관계, 아버지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가족 구성원이 경제적 부담을 나누어 갖는 분담의 자세,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열린 대화의 기회들이 가족 드라마에서는 지향해야할 모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최소한 자신의 실직과 어렵게 선택한 재취업(택시기사)문제라면 부인과 딸 자신의 가족과도 충분히 대화하고 특히 어린 딸과도 함께 생각을 나누는 아버지, 가족의 모습으로 그려져야 한다. (1998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