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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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비아그라 시판에 대한 의견서

1. 취지 및 내용


  발기부전증 치료제로 알려진 비아그라의 국내 시판과 관련하여 그 판매방식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내년 7월로 의약분업 시행이 연기된 현 시점에서 비아그라의 약국판매는 자칫 정력제로 오인돼 오남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비아그라가 출시된 나라들 중 의사처방이 없이 그대로 약국에서 판매되는 곳은 없다는 점에서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지난 9일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임상시험 결과를 평가해 온 식품의약품안전청 자문기관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외국에 비해 한국인의 부작용 비율이 높게 나타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또한 비아그라가 정력제로 오인돼 잘못 또는 과다 사용될 우려가 높은 만큼 판매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경실련은 비아그라 시판 문제에 대하여 그간 관계자들과 논의를 가져왔습니다. 여러 가지 의견과 논의가 있었습니다만, 비아그라의 판매는 의약분업 시행하에서 판매되어야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에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동의하는 뜻을 밝혔었습니다. 결국 비아그라의 시판에 있어서 의약분업형태의 판매방식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며, 이는 나아가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분업 전에는 관행이나 현행법상 약국판매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대로 단순히 오․남용 약물로 지정한 뒤 약국에서 판매하되 구입자의 신원을 기재하는 방안으로 이를 허가한다면, 비아그라 수요자가 약국을 돌며 비아그라를 사들일 경우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어 이것은 국민의 건강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채 그저 유명무실한 임시방편적인 정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의약분업의 원칙이 비아그라의 판매방식에 있어서 최선책이므로 전문의약품으로 비아그라의 품목허가는 하되, 오․남용 약품으로 분류하여 보건복지부장관령에 다음의 몇가지 부관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1)비아그라는 약국에서 처방전에 의해서만 판매할 수 있다. (2) 의사는 처방만 할 수 있다. (3) 소비자의 편의와 안전성을 고려할 때, 비뇨기과와 같은 특정  전문의의 처방 뿐 아니라, 일반의의 처방도 유효하다. (4) 의사와 약사 모두 약물 오․남용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비아그라 판매를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2. 법적 근거


① 약사법 관련규정
 
  약사법 제26조 제7항 및 제34조 제5항은 ‘의약품 등의 조제업 및 제조품목의 허가 또는 수입품목의 허가를 함에 있어서 허가의 대상․기준․조건 및 관리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약사법시행규칙 제21조 제1항은 제조․수입품목허가를 하지 아니하는 의약품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항 제8호는 ‘국민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국민의 욕구를 자극하여 오․남용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성분이 함유된 제제 또는 의료용구’를 제조․수입품목허가를 하지 말아야 할 의약품의 하나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약사법시행규칙 제26조(허가기준등)는 ‘법 제26조 제7항 또는 법 제34조 제5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은 의약품 등의 제조업 및 제조․수입 품목허가 또는 변경허가의 기준, 조건 및 관리 등에 관하여 제20조 내지 제25조 및 제83조의 규정으로 정하지 아니한 세부사항등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약품 제조에 있어서 약사법시행규칙 제12조는 ‘약사는 의약품(한약을 제외한다)을 조제하는 때에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또는 수의사의 처방전이나, 대한약전․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공정서 또는 의약품집에 의하여 조제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② 약사법상 품목허가 등의 법적 성질


  약사법상 제조나 수입의 품목허가의 법적 성질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1999. 9.   5. 선고 97구4144 의약품제조품목허가취소처분취소  판결은 “의약품의 제조업 또는 품목허가에 있어서 소관 행정청은 그 허가 신청이 관계 법령이 정하는 요건에 합치하는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허가하여야 하고 공익상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가를 거부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그 허가 여부는 기속재량에 속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③ 약사법상 품목허가 등에 대한 부관의 가능성


  ‘부관의 가능성’이란 약사법상 제조나 수입의 품목허가를 하면서 일정한 조건과 같은 부관을 붙일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이에 대하여 개별법령에서 부관을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행정행위의 성질을 가릴 것 없이 부관을 붙일 수 있음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개별법령의 명문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는 어떠한 행정행위에 대하여 부관을 붙일 수 있는지에 관해 견해가 갈리고 있습니다.


  명문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 대하여 종래의 통설은 재량행위에만 부관을 붙일 수 있고 기속행위에는 부관을 붙일 수 없다고 합니다. 대법원 판례도 “일반적으로 기속행위나 기속재량행위에는 부관을 붙일 수 없고. 가사 부관을 붙였다 하더라도 무효이다”라고 하여, 통설의 견해에 입각해 있으면서 특히 기속행위뿐만 아니라 기속재량행위에 대해서도 부관을 붙일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누1106판결 등)


  하지만 이에 대하여 최근의 다수설은 행정행위에 부관을 붙일 수 있는지 여부는 재량행위인지 여부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할 것은 아니고 개개 행정행위의 목적, 성질과 부관의 형태를 아울러 검토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하여, 기속행위라 할지라도 장래에 있어서의 법률요건의 충족을 확보하는 목적에서 부관을 붙일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로 (1) 부관에 의해 법정요건이 장래에 충족될 수도 있는 점(예컨대 장래 일정한 시설을 구비할 것을 조건읠 허가하는 경우), (2)기속재량행위를 위와 같이 이해할 때 기속재량행위도 행정청이 좀 더 강한 제약을 받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재량행위의 성질을 갖고 있는 점, (3) 또 당사자로서도 거부당하는 것보다는 부관을 붙여서라도 행위를 받는 것이 나을 경우가 있을 것인 점, (4)현재의 행정관청의 실무례도 거의 기속재량행위에 부관을 붙이고 있는 점(예컨대 건축허가 등) 등을 들고 있습니다.


  최근의 대법원 판결들이 기속재량행위로서 허가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가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여운을 남기고 있는 것은 이러한 점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법원 2993. 5. 27. 선고 92누19477 판결은 채광계획인가처분을 기속재량행위라고 보면서도 채광계획이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수질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 불인가처분을 한 것이 재량권남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대법원 1989. 10. 27. 선고 89누4604 판결도 취락구조개선사업을 위한 택지분양 및 건축허가를 기속재량행위라고 보면서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목적에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단서로 달고 있습니다.


3. 결론


 이에 경실련은 비아그라의 시판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비아그라에 대하여 품목허가를 하는데 있어서 비아그라가 약사법 시행규칙 제21조 제1항 제8호 국민의 욕구를 자극하여 오․남용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성분이 함유된 제제에 해당하는 점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밝힌 바와 같이 비아그라는 오․남용 약품으로 인정되며 그 위험성이 사라지기 전에는 품목허가를 하여서는 안 되는 품목에 포함될 수 있는 약품입니다.


  그러나, 비아그라의 임상실험 결과 의사의 처방에 의해 투여되었을 때, 의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되었다는 점과 치료제로서 많은 환자에게 효력이 입증되었다는 점에서 품목허가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다만, 비아그라는 오․남용 약품이라는 측면에서 제재가 필요함에 따라 의약품 기장제 등 지금까지의 방식보다는 보건복지부장관령에 몇 가지 부관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약사법 상의 각종 허가가 기속재량행위이긴 합니다만, 최근의 다수설은 기속재량행위라도 입법목적 등을 고려하여 부관 또는 조건 등을 붙일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법의 입법목적 등을 고려하여 허가․불허가 여부를 결정한 것이 재량권남용이 아니라고 한 대법원 판결도 있었던 점들을 비추어 볼 때 비아그라 허가를 하면서 일정한 조건을 붙이는 것이 가능다고 봅니다. 특히 의약분업의 원칙이 비아그라의 판매방식에 있어서 최선책이라고 볼 때, 이 원칙에 따라 다음의 조건을 붙여 판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현행법상 규정되어 있는 바와 같이 비아그라는 일반의약품이 아닌 전문의약품으로서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서만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1. 의약분업의 원칙에 맞게 의사는 처방만 할 수 있으며, 비아그라를 판매하는 것은 약사에게 일임하여야 한다.


1. 소비자의 편의와 안전성을 고려할 때, 비뇨기과와 같은 특정 전문의의 처방 뿐 아니라, 일반의의 처방도 유효하다.


1.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서 의사와 약사 모두 비아그라 판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며 이를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