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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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모니터 분석보고서

I. 들어가는 말


MBC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10년 가까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장수 오락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오락프로그램들이 새로이 편성되고 단명하는 가운데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온 가족이 함께 보며 부담 없이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내용과 건전한 웃음을 제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수없이 포맷이 바뀌고, MC와 주요 게스트들이 바뀌면서도 <<일요일 일요일 밤에>> 특유의 분위기와 건전한 오락성은 퇴색되지 않고 유지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00년 봄 개편을 하면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은 10대들을 겨냥한 타방송사의 새로운 오락프로그램들을 의식해서인지 연령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었던 그 특유의 독창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개편 초반의 프로그램 내용이 자주 변하면서 기존의 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던 장점들이 퇴색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경실련 MEDIA-WATCH에서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개편 후 내용을 점검함으로써 오락프로그램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고찰을 하고자 한다.


II. 분석 대상 및 기간


1. 분석대상 : MBC 일요일 저녁 7시 <일요일 일요일 밤에>
2. 분석기간 : 2000. 4. 23 -5. 14


III. 분석 결과


1. 개편 초반 안정감 없어 보이는 내용과 구성


모니터 기간 동안 총 4회의 방영분이 포함되는 데 회를 거듭할수록 내용과 구성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


<사례1>


(1) 개편 직후 첫 방영된 서세원의 <유머당> 코너는 화려한 시작과 함께 다음회에 계속됨을 알렸지만 그 이후에는 아무런 해명 없이 사라졌다.
(2) <볼을 잡아라>에서 듀크의 리얼 카메라는 개편 후 2회만  방송되었다.
(3) 개편이후 계속되었던 < 안재모의 도전장> 편은 서경석의 코너시작으로 5월 14일  프로그램에서는 방송되지 않았다.


위의 사례에서 보여지듯이 개편과 함께 새로운 코너들을 많이 마련하였지만 거의 2회를 넘기지 못한 채 다른 코너로 대체되고 있었다. 이는 프로그램 개편 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아이디어를 구상하지 못한 채 급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여겨진다. 또한 몇 개의 아이템을 개편 초반부에 보여주면서 그 중에서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확정, 자리를 잡아가려는 의도는 아닌지 궁금하다.


개편이 시기에 맞추어 구색만 갖춘다면 그 의미가 없다. 충분한 고민과 사전검토가 선행될 때 양질의 프로그램을 재생산한다는 진정한 의미의 개편이 될 것이다. 또한 시청자들에게 전회에서 약속한 내용을 보내주지 못할 때는 그 점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보다 즐겁고 안정적인 프로그램을 시청하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권리일 수도 있는 것이다.


2. 고민 없는 졸속제작의 흔적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외면하는 이유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오락적 아이디어의 고갈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결책을 너무 단순하고 쉬운 방법으로 찾으려고 한다는 제작태도에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시청률에 급급한 나머지 근본적인 해결책은 등한시 한 채, 이미 타사에서 다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스타급 연예인을  MC로 영입하여 시청자들의 시선을 일단 붙들어 두려는 의도가 너무 안이하게 보인다.


<사례2> -진행자의 문제-


새 MC를 맡고 있는 서세원씨는 프로그램 전체에 1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의 진행을 맡고 있다. 대부분의 코너가 스튜디오 밖에서 이루어진 녹화화면이므로 나레이션도 대부분 성우가 맡고 있으며 메인 MC라고 할 수 있는 스타급 연예인들의 역할은 거의 없다.


<사례3> -“볼을 잡아라” 듀크의 리얼카메라-


이미 만들어진 축구 경기라는 이벤트에 편승, 스타를 출연시켜 악세서리 효과를 노린 듯 하다. 너무 쉽게 고민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것을 시청자들이면 누구나 알 것이다. 축구 경기에 열중하고 있는 선수와 관중들의 한켠에서 마지막에 볼을 잡을 때까지 할 일 없이 장난치고 서성거리는 연예인을 보는데서 즐거움을 찾기는 어렵다.


<사례4> -“안재모의 도전장” –


스타들의 기예, 무예 도전은 이제 쇼, 오락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가 된 듯 하다. 스타의 스포츠 도전정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구성과 진행에 있어서 억지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안재모의 하이다이빙 연습과정이나 진행 방식, 마지막 등수 매김에 있어서도 억지적인 요소가 많았다.


프로그램 전체의 질을 높이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것에 정성을 쏟은 흔적은 보이지 않고 새 MC의 영입만으로 침체된 프로를 일으켜 세우려는 안이함이 시청자들에겐 무책임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역할에 비해 진행자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뿐 아니라 거의 모든 오락프로그램에서 이러한 형식을 띄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 역시 즐거움의 요소를 스타들의 ‘떼거리 등장’의 눈요기에서 찾으려는 안이한 발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안재모가 도전하는 하이 다이빙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스포츠맨에 있어서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고난도의 기술과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스타에게 이것에 도전하도록 한 것은 이 운동 자체가 주는 스릴과 모험성, 볼만한 화면 등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붙들어 두려는 의도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도 하이 다이빙의 연습과는 크게 밀접하다고 보여지지 않는 놀이동산에서의 스카이다이빙 훈련이라든지, 미녀 가수들을 도전자로 대거 등장시켜 선정적인 화면으로 자극을 유도하는 등 도전 자체에 대한 흥미유발 보다는 부수적인 흥미요소에 더 집중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VI. 결론 및 제언


TV의 역할에서 교양이나 보도의 기능보다는 오락적 기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때 오락프로그램은 단순하고 가볍게만 취급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부담 없지만 유쾌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제작에 있어 더 많은 고민과 아이디어의 창출이 중요하다.


10대위주의 주말 저녁 프로그램들 속에서 가족프로그램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온 오락프로그램으로서 <<일요일 일요일 밤에>> 시청자들이 거는 기대는 크다. 개편이 되었음에도 형식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그대로 답습하는 고질적인 아이디어 고갈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다른 프로그램의 쉬운 방법-내용은 없이 스타들의 대거 영입으로 우선적으로 시청률의 고전을 면하려고 하는-만을 답습한다는 것은 개편의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 대장정>과 같이 젊은이들의 도전정신과 고난의 과정을 보여주는 코너는 재미와 함께 나름대로 교훈적인 요소도 많아 기대를 갖게 한다.


장수 오락프로그램으로서의 자질과 자부심을 제작진들이 한번 더 점검하고 좀 더 나은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00년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