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다 정의롭고 모두가 행복한 미래사회를 위해 달리는 경실련의 최근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미디어] 휴식은 없고 피로만 더하는 오락프로!

1. 모니터 취지 및 목적


  주말 저녁 오락 프로그램들이 10대 위주의 것이라면 주중 심야시간대에는 성인을 위한 오락프로그램들이 방송되고 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웃으며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지만 이왕 이렇게 분화된 시청층을 노리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나름대로의 차별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오락프로그램들은 그 시청층을 막론하고 철저한 스타시스템에 의한 출연자 선정과 역시 본업보다는 부업을 중시하는(?) 개인기나 말솜씨를 자랑하기 위한 장기자랑정도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출연자들끼리의 사적인 공간으로 철저히 만들어지면서 시청자들은 맥없이 소외되고 만다.


성인대상 오락물이라고는 하지만 걸러지지 않은 언어사용이나 민망하기 이를 데 없는 성적인 농담도 문제로 보인다. 프로그램의 수준은 10대가 볼만한 내용들인데 대부분의 표현들은 성인대상이라는 이유 하나로 선정적이다.


성인대상 오락프로그램은 걸러지지 않은 표현이나 성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저질의 프로그램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시콜콜한 연예인들이 신변잡기도 더 이상 일상에 찌들린 고단함을 씻어주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에 경실련 MEDIA-WATCH에서는 토크쇼를 포함한 심야 오락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에게 진정으로 유쾌함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2. 대상 프로그램 및 프로그램 개요


1) 대상 프로그램
 KBS2 “서세원 쇼”(매주 화요일 밤 11시)
 KBS2 “夜!한밤에”(매주 목요일 밤 11시)
 SBS “ 두남자 쇼”(매주 화요일 밤 10시 55분)


2) 분석기간 : 2001년 7월3일-7월13일


3. 분석 내용


(1) 우리가 뭘 알고 싶은거지? – 연예인들의 친분 과시와 홍보성 출연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식의 토크와 사적인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은 언제나 지적되는 사항임에도 여전히 이들 프로그램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은 시청자들의 욕구가 그만큼 높아서일까? 최근 들어 부쩍 이러한 경향이 눈에 띄고 있는데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시청자들로서는 프로그램에서의 소외감과 한심함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자신을 알리고 자신의 활동을 알려야만 그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것이지만 프로그램 내내 활동과 관련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가 마지막에 이런 식으로 홍보를 한다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것이 주목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홍보를 위해 30여분이 넘는 시간동안 시시콜콜한 잡담만을 한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이다.


(2) 성의는 없지만 의도는 확실하게 – 하이라이트 모음


원래 토크쇼는 “돈 안드는 프로그램”의 전형이다. 솜씨 있는 진행자와 인기 있는 게스트만 있으면 프로그램은 무리 없이 만들어지고 시청률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자료화면을 편집해 1시간 가량을 채우는 등  성의 없는 태도를 보여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사례는 제작에 있어 안일한 태도의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어떤 의도로 편집을 했는가 이다. 재미있는 장면이라고 말하는 대부분이 출연자들의 실수담이나 술집에서의 추태 등을 중심으로 보여지고 있으며 출연자가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고생하고 있는 장면들이 의도적으로 편집되어 방송되었다.


(3) 나는 야한 남자가 좋다(?) 물론 여자도! – 남성과 여성의 성적 대상화


심야방송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성적인 이야기들이다. 그나마 여성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지적이 있었던 탓에 직접적인 표현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듯 하지만 남성에게 있어서는 성적인 표현이나 농담이 거침없이 방송되고 있으며 여성들을 마스코트화 하는 경향은 여전하다고 보인다.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방송에 있어 성적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여성에 대한 성희롱이 범죄행위가 되듯 남성도 그런 식의 표현에 대해 자신이 수치심을 느낀다면 마찬가지의 경우이다. 만약 출연남성들이 수치스럽거나 민망하다고 느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장점 혹은 자랑거리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남성우월주의에 빠진 또 다른 성적 불평등을 조장하는 행위가 된다. 때문에 그릇된 성적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이런 표현들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4) 게스트 위에 군림하다 – 진행자의 역할과 자질


쇼 특히 토크쇼의 진행자는 그 프로그램의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게된다. 즉, 손님을 편하게 해주면서 조금은 한 발 물러난 중립적인 입장에서 토크를 진행하고 적시 적소에서 해야 할 말들을 이끌어내는 노련함이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손님보다 더 튀어 보이거나 손님을 함부로 대하는 태도는 극히 자제되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이번 분석대상 프로그램들에서는 누가 게스트이고 누가 진행자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상황들이 눈에 띈다.


서세원과 이경규는 연륜을 앞세워 게스트에 대한 반말과 면박을 당연시 여기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진행자로서의 자질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굳이 외국의 카리스마 있는 몇몇의 토크쇼 진행자들을 들먹이지 않아도 반말이나 게스트 위에 군림하는 태도가 진행자의 권위를 세워주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신동엽과 유정현의 경우는 진행자의 역할을 망각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는데 게스트들이 “여기나오면 편하다. 진행자들이 알아서 하니까”라고 말할 정도로 게스트보다 더 주인공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진행방식은 더 이상 프로그램에 발전을 가져올 수 없다. 매번 진행자 들이 ‘재미있게 노는’모습만을 보는 것에 싫증을 느끼지 않을 시청자는 거의 없다. 게스트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진행자로서의 역할과 자질이 요구된다.


4. 결론 및 제언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지쳐있는 시청자들에게 휴식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터넷상에 올라 있는 “두남자 쇼”의 기획의도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러한 기획의도는 오 간데 없고 시시콜콜하다 못해 너저분한 이야기들만이 프로그램을 채우고 있다. 다른 두 프로그램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예인 한사람의 신변잡기로 모자라 두 사람의 개인적인 친분에 관한 이야기와 성인들이 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전혀 걸러지지 않는 표현들이 쏟아져 나오는 오락 프로그램이 과연 시청자들에게 휴식을 안겨줄 수 있을까?


오락 프로그램에 연예인이 출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어떤 위치에서 어떤 생각으로 그 일을 해 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자 하는 지와 같은 이야기들만으로도 프로그램은 알차게 꾸며질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그들에게 원하는 것 역시 본업과 상관없는 개인기나 말재주가 아닌 생명력 있는 이야기들이다.


연예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원한다면 마구잡이로 친구들을 불러내어 단순한 수치로 인간성을 판가름할 것이 아니라 그의 성장과정을 함께 한 친구를 불러내어 차분하게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휴식 같은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느슨해져 있는 주말과는 달리 평일 밤은 긴장과 긴장을 이어주는 시간인 만큼 단 한시간일지라도 유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이 더욱 필요하다.


더 이상 “시청자들이 원해서…”라는 말은 하지 말자. 이런 시시콜콜하고 말초적인 이야기들을 방송에서 하지 않는다고 나무랄 시청자는 없다. 항상 반복되는 지적이지만  손쉽고 편하게 만든 프로그램보다는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개척자적인 정신과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 하는 프로그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