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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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구성에 관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성에 관한 시민, 노동, 농민단체 기자회견


■ 일시 : 2002년 1월 21일(월) 오전 11시
■ 장소 : 철학카페 느티나무


<수가 및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위촉에 관한 시민, 노동, 농민단체의 입장>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 재정수지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강보험 수가와 보험료 조정에 관한 논의가 해를 넘겨 계속 진행되고 있다.


지난 해 11월 건강보험 보험료의 조정에 들어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운영위원회에서는,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행한 병원경영수지 및 원가분석에 관한 용역결과에 기초하여 수가가 반드시 인하되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선 수가 결정, 후 보험료 조정”을 보건복지부에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그렇지만 주지하다시피 복지부의 의지박약으로 수가인하가 아직도 관철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재정운영위원회에서도 보험료에 대한 결정을 유예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태는 국민의 의료보장의 보루인 건강보험재정에 결코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며 한시바삐 명백한 근거와 정당성을 지니고 있는 수가인하가 이루어져 국민의 부담이 되는 보험료는 합리적인 선에서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재정운영위원회의 분위기를 대변하여 연초 양봉민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교수)은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건의한 수가 50.7원(전년대비 8.5% 인하)을 1월15일까지 정부가 수용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1월 16일 마침내 위원장직을 사퇴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무성의, 무소신으로 인해 양봉민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이 사퇴한 작금의 사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으며, 건강보험 재정문제에 대한 정부측의 안일한 현실인식과 국민부담 증가를 통해서만 재정문제를 해소하려는 잘못된 태도를 강력하게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수가 및 보험료 조정과 관련하여 상황 진전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공정하고 균형 있는 조정자의 자세로 국민의 입장에서 사태를 수습하기보다는 여전히 의료계의 입장을 지나치게 감안하는 등 의료계에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보험료 및 수가 조정과 관련하여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바, 다름 아닌 1월 19일 공포․시행된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에 의거하여 시민사회노동단체가 반대해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발동된다는 점이다.


그 동안 보험료 조정은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수가조정 관련 사항들은 건강보험심의조정위원회에서 심의해 왔으나, 이제 수가 및 보험료 조정업무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일원화됨에 따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수가와 보험료 조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특별법에 의하면 정책심의원회는 수가와 보험료를 한꺼번에 결정한다는 미명아래 보험료결정과정에 의료계의 의결권행사가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으며 더군다나 4,700만 국민을 대표하는 가입자단체와 10만 의약인을 대표하는 의료계가 동수로 구성되는 불합리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간 국회와 정부에 이 위원회 조항에 대한 강력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전달하였었다.


그렇지만 건강보험재정의 심각성을 생각하고 국회의 법안통과 결정을 존중하여 일단 정책심의원회의 구성에 동의하고 이에 참여하여 최대한 건강보험재정의 안정에 기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보건복지부가 이 위원회의 구성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하면서 사실상 다른 정부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입장에 맞는 단체와 인사를 포진시키려 함으로써 건강보험정책에 가입자가 참여하는 ‘참여민주주의’의 정신을 파괴하고 위원회를 형해화하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어 우리 시민사회노동단체는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차제에 시정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복지부는 정책심의위원회의 공익위원에 의약계에 편중된 인사나 정부산하기관의 인사를 위촉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가입자를 대표하는 단체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그간 건강보험제도에 대해서 전혀 관심과 이해를 가지지 않은 단체를 선정하는 등 국민의 대표나 실질적인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이 아닌 복지부의 의견관철에 도움이 되는 위원들을 구성하려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시도를 행하고 있다.


과거 정부는 건강보험심의조정위원회에 공익위원으로 간호협회 대표를 위촉하여 의약계 입장을 대변하게 한 바 있으며, 보건복지부 산하단체인 보건사회연구원 소속 인물을 공익위원으로 위촉하여 정부의지를 쉽게 관철하여 온 사실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가입자대표에 당연히 포함되었어야 할 농민의 이익을 직접 대표하는 집단들이 위원 위촉에서 배제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위원 위촉이 이루어졌었던 점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공익위원과 가입자대표위원의 위촉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책심의위원회는 의료계 또는 정부입장을 관철시키는 무기력한 기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에 우리는 수가 및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구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우리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바이다.


■ 정부는 수가 인하의 의지를 분명히 표명하라


정부는 서울대 연구용역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50.7원의 수가를 반드시 수용하고, 이에 기초하여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보험료 조정 폭을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밝혀야 한다. 수가인하 없이 보험료 인상은 있을 수 없음을 정부는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 보건복지부의 독단적이고도 일방적인 정책심의위원회의 위원 위촉에 강력 반대한다.


; 건강보험제도와 그 재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정책심의위원회의 구성권은 정부의 전유물이 아니다. 더군다나 정부의 입장을 관철시키기에 편리한 단체나 인물로 구성된다면 건강보험재정의 진정한 안정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 재정운영위원회에 참여했던 노동시민사회단체 등 사회제세력들과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위원 위촉이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위원 위촉을 하려하는 한 우리 노동시민사회단체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위원 위촉을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 공익대표는 어느 한쪽에 치우쳐 일방적인 이해를 대변하는 인사로 위촉되어서는 안된다.


; 공익대표는 정부관련인사를 제외하고 사회의 공공적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로 위촉되어야 한다. 공익대표는 정부, 특정이해집단의 이해관계에 대하여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의사표현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도 지적하였듯이 과거 건강보험심의조정위원회의 공익대표가 공공적 입장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기보다는 정부측의 입장을 지원하거나 일방적으로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등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는 경우 새로 통합되는 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운영상의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공익위원의 공익의 개념이 무엇인지 “공익의 범위”에 대하여 정부는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하여 공익위원을 위촉하여야 할 것이며 공익위원의 바람직한 역할과 공정한 위촉에 대하여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충분한 논의를 요구한다. 우리는 공익대표는 비영리․비정부 단체로서 공공의 이익을 대표하는 단체들로부터 전문가를 추천받아 구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제안하는 바이다.


■ 가입자 대표는 실제 가입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의 인물로 위촉하라


; 가입자 대표로서 노사단체의 대표가 참여하는 데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농민단체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이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배제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자영자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제대로 적정하게 선정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정부 스스로 신중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노사정위원회와 같이 사회적 합의기구로 인식되는 정책심의위원회에 참여하는 단체들이라면 적어도 평소에 건강보험문제의 사회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판단을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단체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차제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미 특별법안에 시민단체가 가입자대표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날 시민단체는 이익단체가 아니라 공익단체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입자대표보다는 공익대표로 분류되어야 함에도 가입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폄하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으며 차후 법개정을 요구할 것임을 밝혀둔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우리 노동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우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 참여를 거부할 것이며, 수가인하와 올바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성을 위하여 총력투쟁할 것임을 밝힌다.


2002.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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