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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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2002년 1분기 좋은 프로/나쁜 프로 발표

<경실련 미디어워치>가 선정한  “2002년 1/4분기 좋은/나쁜 프로그램”


▼ 좋은 프로그램
KBS1 일요스페셜 “네덜란드의 기적” / MBC 느낌표! / EBS 방귀대장 뿡뿡이


▼ 나쁜 프로그램
SBS 토요일이 온다/ SBS 쇼! 일요천하 中 신동천하/ MBC 시트콤 “연인들”


▼ 선정기준
경실련 미디어워치가 선정한 2002년 1분기 좋은/나쁜 프로그램은 경실련 회원과 미디어워치 방송모니터팀의 조사작업에서 나온 좋은 프로그램 10편과 나쁜 프로그램 8편을 토대로 하고 그간의 모니터 결과와 관련기관 분석내용, 여론조사 결과를 참조하여 토론을 거친 후 선정하였습니다.


<<좋은 프로그램 선정이유>>


프로그램명 : 일요스페셜 “네덜란드의 기적”(1월 20일, 27일 방영분)
방 송 사 : KBS1 / 연 출 : 한창록, 김정균


연일 정치비리에 얽힌 ‘게이트’라는 말이 신문 지면과 뉴스의 탑을 차지하던 요즘 우리사회에 절실한 도덕성이 살아있는 사회의 모델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 하나를 접할 수 있었다. 철저한 도덕성으로 인간을 위한 진정한 기적을 만들어낸 네덜란드를 다룬 KBS1 의 일요스페셜 ‘인간을 위한 자본주의'(1월 20일 방영)와 ‘작지만 강한 나라'(1월 27일 방영) 두편이 그것이다.


검은색 중, 대형 승용차로 빼곡한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과는 대조적으로 자전거로 빼곡한 네덜란드 국회의 주차장 모습과 내무장관의 영수증이 확실치 않은 400만원의 판공비 남용문제가 네덜란드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과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는 ‘신화’가 이루어낸 네덜란드의 뒷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금액의 크고 작음보다는 ‘도덕성’에 가치를 더욱 크게 두고 있었기 때문에 장관 자리를 물러 나야만했던 사실이 우리의 공직사회를 되돌아보게 하고 진정한 국민을 위한 정치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미 동성애자나 외국인 국회의원도 당당히 국민을 이끌고 있고 ‘네덜란드인이 아니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개방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나 대학 진학율은 9%에 불과했지만, 고졸출신의 세계적인 금융전문가, 국제상인 등 ‘세계적인 인재’가 그들의 또 다른 자원이라는 것을 보면서 다소 충격적이라고 할 만큼 시사점이 컸다.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는 권위적인 모습 뒤에 권모술수로 무장한 정치인들과 ‘나와 다른 모습의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배타적이고 실력보다는 학력을 우선시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개혁의 방향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고민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반드시 우리의 대안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철저한 기획과 취재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과 모순들을 깨닫게 해주고 우리사회의 개혁의 방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프로그램명: 느낌표! (방 송 사: MBC / 연 출: 김영희, 박현호, 노도철, 이종혁)


TV는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건강한 여론을 형성, 웃음을 주어 하루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 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요즘 TV를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것인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락프로그램들은 여전히 선정적인 내용들과 억지웃음의 유발 그리고 철저한 스타시스템에 의존, 채널을 돌려도 거의 차별성을 느낄 수가 없을 정도로 획일화되어 있다.


이런 때에 황금 같은 주말 가족시청시간대에 기존의 프로와 차별화된 오락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MBC <느낌표!>는 진행자 외엔 연예인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참여하고, 시청자들이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이라고 하겠다.


우선 ‘신동엽의 하자하자’는 새벽같이 등교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아침밥을 먹이자는 캠페인으로 시작하였다. 초반에는 교육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프로그램의 소재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우리나라와 여러 외국의 고등학생들의 교육환경을 비교하여 우리나라 교육현실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게 했고, 결국은 지금의 ‘0교시 폐지’라는 성과를 가져왔다. 또한 좋은 책 한 권을 선정해서 모든 국민이 함께 읽고 토론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책을 소개하는 타 프로그램과는 달리 전문가가 아닌 친근한 진행자들을 내세워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줌으로써 더 적극적으로 책읽기에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마지막으로 ‘경림이의 길거리 특강’은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위치에 있는 선생님들의 여러 경험들을 직접 들으면서 우리가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꿈과 희망 그리고, 많은 감동을 안겨 주었다.


가벼운 웃음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느낌표!>는 프로그램 전반에 걸친 기획의도와 그 사회적 영향력으로 볼 때 좋은 프로로 선정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너구리 포획사건’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재발하지는 말아야 할 것을 함께 당부하고 싶다.


프로그램명 : 방귀대장 뿡뿡이 (방 송 사 : EBS / 연 출 : 남선숙)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프로그램은 3-5세의 유아들을 위한 놀이 프로그램이다. 예쁘고 세련된 외국어가 섞인 제목과는 거리가 먼 <방귀대장 뿡뿡이>는 여기에서부터 어린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시작한다. 이 나이의 어린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생리적인 현상을 ‘변신’이나 ‘놀이시작’ 등에 사용되는 중요한 무기(?)로 탈바꿈시킴으로써 어린이들의 흥미를 더욱 유발시킨다.


프로그램 내용은 대부분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즉, 엄마와 아이가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TV를 수동적인 바보상자가 아닌 효과적인 교육매체로 이용하게 한다. 비록 10여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밀가루나 휴지, 꽃잎, 비디오 테이프 등을 이용하는 놀이들을 통해 고가의 교재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아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 키워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16일부터 3회 연속으로 방송된 ‘장애아와 비장애아의 통합놀이’는 장애아를 동정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방송에서 이들을 프로그램의 참여자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더욱이 비장애아들과 함께 놀이를 진행하는데 있어 장애아와 비장애아의 통합놀이라는 것이 자막으로만 처리되어 있을 뿐 직접적으로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아 이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임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교육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장애아동들에게 쉽지 않은 녹화과정이 무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바도 있지만 교육이라고 하면 영어를 먼저 떠올리는 많은 부모들에게 생활 속의 놀이, 함께 하는 놀이가 바로 교육임을 깨닫게 해준 <방귀대장 뿡뿡이>의 이런 과감한 시도들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추천하고자 한다.



<<나쁜 프로그램 선정이유>>


프로그램명 : 토요일이 온다 (방 송 사 : SBS / 연 출 : 최성인, 남형석)


최근 들어 연예 기획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메이저 기획사들이 자신들의 기반과 인맥을 통해 매체를 선점해 방송출연을 독점하고 오락프로그램은 소속 가수 홍보의 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BS의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토요일이 온다」(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서 프로그램의 진행을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4명이 맡으면서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움을 느껴야 했다. 스타급 가수(강타, 문희준, 그룹ꡐ신화ꡑ의 전진, ’SESꡑ의 유진) 4명을 이 프로의 공동 사회자로 내세우더니 급기야는 배경음악에서 프로그램의 엔딩까지 이들의 노래를 계속 흘려 보내 마치 이 프로그램이 특정가수를 홍보하기 위해 들러리를 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프로그램 내용에서도 청소년 비행실태를 눈요깃거리로만 전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 비행 등 사회문제를 가볍게 다루고 문제청소년을 미화(美化)하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처럼 특정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하나의 프로에 한꺼번에 출연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한 기획사의 입김에 의해 방송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는 우려는 훨씬 높아졌다. 기획사와 방송프로의 유착은 기획사의 상업주의적인 논리에 의해 제작의 자율성을 헤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방송사가 가수와 연예기획사 위에서 군림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였던 과거나 최근처럼 오히려 방송사가 가수의 출연 여부를 결정하는 데 특정 기획사의 눈치를 봐야 할 만큼 연예기획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두 경우 모두 마찬가지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방송의 상업주의적인 흐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예인을 선택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자율성과 권리 또한 침해받을 수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이미 방송사들이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되는 인기가수들을 쇼․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 위해 순위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형 기획사와 방송사간의 유착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요즈음 손쉽게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가수들을 음악과 아무 관계없는 쇼․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시켜온 제작진들의 안일한 태도가 기획사들이 출연을 거절하면 프로그램 제작이 곤란할 정도로 의존도를 높여오는 오락프로그램의 고질적이고 전형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나쁜프로로 선정하였다.


프로그램명 : 쇼! 일요천하 中 신동천하 (방송사:SBS / 연출 : 김태성,백정렬,김태형)


뉴스나 시사보도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사회의 무분별한 교육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각종 매체의 시사프로그램이나 시사코너의 한편에서는 우리나라의 조기교육과 교육과열의 문제를 비판하고 있음에도 TV의 쇼․오락프로그램에서는 조기교육을 조장하는 내용이 방송되고 있다. 바로 SBS에서 일요일 방송되는 “쇼! 일요천하”의 ‘신동천하’ 코너가 이러한 이중성의 단적인 예이다.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어른들 앞에서 자기들의 “끼”와 “재능”을 뽐내고 자신들의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라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신동천하에서 보여주는 “신동”들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또 다른 의미의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특이한 재능이 없어 자신들의 아이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나 위기의식을 갖게 되는 것을 부모들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이 코너가 담아가고 있는 내용으로부터의 압박감이 훨씬 더 강한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영어 교과서 30장을 외우는 5살의 암기신동, 10살에 역사를 줄줄 외는 아이, 6살에 한자를 능숙하게 읽는 아이, 어려운 숫자들을 배열해도 술술 계산해 내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평범한 우리의 아이가 뭔가 부족하게 보이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지 않은가. 게다가 아이들의 창의성과 전인교육이 무시된 채 가시적인 결과물만을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어른들의 성과주의식 조급성을 조장한다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국내의 “신동”이라 불리워 질 만한 아이들이 없자 해외 원정까지 나서서 일본의 마술형제, 대만의 신동까지 출연시키고 있는 것은 단지 어른들의 눈요기를 위해 볼거리 채우기에 급급한 제작진의 입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각 아이들의 “재능”을 대결의 형식으로 몰고 가 어른들이 순위를 매기는 몰상식한 모습은 순수하고 자유로와야 할 아이들의 “끼”와 “재능”을 어른들의 볼거리로 전락시켜버렸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프로그램명 : 시트콤 “연인들” (방 송 사 : MBC / 연 출 : 송창의 )


TV가 시트콤의 전성시대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소재의 선택에 따라 그리고 주 시청대상층에 따라 성인 시트콤, 가족시트콤, 동물 시트콤까지 시트콤도 장르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MBC의 <연인들>은 이 가운데 성인 시트콤을 표방하고 있지만 成人을 性人으로 오인하거나 왜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특히 애초의 20대 후반의 로맨스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전혀 로맨틱하지 않은 성적인 이야기를 자극적인 방식으로만 다루는데 여념이 없다. 제목부터 나를 사랑한 여배우, 이중생활, 꽃바람 여인, 호텔밖으로, 맞바람, 유혹의 덫, 플레이보이 등 그 제목만으로도 스토리를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을 만큼 선정성적이고 자극적이다. 내용에 있어서도 음란전화의 노골적인 내용, 바지지퍼를 내리는 남성, 알몸의 변태적인 남성 등 공중파에서 보여줄 수 있는 수위를 훌쩍 넘겨버린 장면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으며 거의 매회에 걸쳐 성을 소재로 삼음으로써 성인 시트콤이라는 장르의 가능성을 오히려 축소시키고 있다.


일상에서 쉽게 끌어낼 수 없는 이야기를 가벼운 웃음의 소재로 쓰고 버리기만 한다면 하나의 사회적인 문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 보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자칫 왜곡되거나 그릇된 인식만을 심어줄 소지가 있다. 때문에 무분별하게 성이라는 소재를 희화해서 시청률을 높이겠다는 생각과, 노골적인 묘사로 성에 대한 왜곡을 조장하고 성에 관련된 이야기라면 무조건 시청률을 올릴 수 있다는 안일한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측면에서 <연인들>을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