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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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방송위원회는 지상파TV의 중간광고 도입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최근 현행 방송법시행령 제59조 1항에 명기되어 있는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금지문제를 방송위원회가 재론하면서 시민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우리는 지난 19일 방송위원회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중간광고 도입에 대한 시청자·시민운동단체의 반대입장을 분명히 전한바 있다. 이는 중간광고가 도입될 경우 프로그램의 내용과 편성에 영향을 미쳐 프로그램이 광고에 종속될 가능성이 커질 뿐만 아니라, 방송사간의 시청률 경쟁을 가속화시켜 방송의 공익성과 프로그램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에 근거한다.


또한 공영방송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 지상파방송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는 방책이라는 점에서 그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과거 방송법시행령 제정 당시 문화관광부의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허용에 대한 발의안이 제기되었을 때 대부분의 시청자·시민운동단체들은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여 무산시킨바 있다.


그러나 작년(2001년) 10월 방송위원회가 방송정책기획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총량제 없는) ‘중간광고’ 허용을 제안하고, 11월 문광부가 광고진흥 워크샾을 통해 (중간광고 없는) ‘총량제’ 도입을 시사한 이후, 최근 방송위원회가 ‘중간광고’의 허용 및 ‘방송광고 총량규제 제도’의 도입 여부에 대한 논란을 다시 재개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재론의 과정이 마치 방송의 공익성과 시청자의 주권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는 뒷전으로 하고 광고주나 방송사의 수입을 늘리는 것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절차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 도입이 제도화되는 것은 한국의 공영방송체계를 위협하고 시청자의 권익을 말살시키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상파TV에서의 상업주의화가 날로 가속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광고를 도입한다는 것은 지상파방송의 보편적 서비스의 역할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방송위원회의 주장처럼 디지털 방송 전환을 위한 재원 마련과 광고계의 오랜 요구사항이라는 점에서 중간광고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중간광고와 광고총량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태에서도 광고회사와 방송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광고비의 궁극적 지불자인 시청자 등 일반국민에게 그 피해를 전가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광고총량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방송사와 제작자들은 광고가 유치되는 것을 감안해 프로그램을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흥미위주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 이는 방송3사 간의 시청률 경쟁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싸움으로 확대되고 이 과정에서 자본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 방송의 상업주의화를 제도적으로 촉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총량제 도입에 따른 방송3사의 과도한 수입증대는 광고수입에 대한 의존성을 더욱 심화·고착시켜 공적인 서비스의 제공을 존립목적으로 하는 KBS와 MBC 양대 공영방송사의 정체성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만일 방송위원회가 산업과 자본의 일방적 이익만 앞세운다면, 소비자와 시청자를 말로만 주권자로 치켜세우면서 실제로는 허수아비 취급하는 것과 같다. 광고주나 방송사의 수익에 대한 배려 이전에 공익성을 고려하고 시청자서비스개선에 대한 고민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바로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송위원회의 모습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상파TV의 보편적 서비스의 역할을 보다 공고히 하고, 시청자권익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방송위원회가 지상파TV의 중간광고와 광고총량제에 대한 재론을 전면 중지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방송위원회가 면담에서 밝힌 것처럼 관련자들의 의견을 거친 후 정책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는 검토단계라는 것이 중간광고 도입의 근거와 명분을 쌓는 단계로 이용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