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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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2002년 경실련이 뽑은 좋은/나쁜 프로그램 10선

좋은 프로그램 10선
1. KBS1 일요스페셜 네덜란드의 기적
2. KBS1 현장다큐 선생님
3. KBS1 생방송 세계는 지금 – 9.11특별기획 아프간 리포트
4. MBC 느낌표!
5.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91년 5월, 죽음의 배후
6. MBC 미니시리즈 네멋대로 해라
7. MBC 스페셜 연속기획 10부작 미국
8. SBS 특별기획 드라마 대망
9. EBS 특집자연다큐멘터리 장수말벌
10. EBS TV로 보는 원작동화


나쁜 프로그램 10선
1. KBS2 서세원 쇼
2. KBS2 특별기획 드라마 장희빈
3. 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中 MC대격돌
4. MBC 타임머신
5.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6.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
7. SBS 토요일이 온다
8. SBS 한밤의 TV연예
9.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
10. SBS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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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이 뽑은 나쁜 프로 10선 선정사유◆


● KBS1 일요스페셜 “네덜란드의 기적”


연일 정치비리에 얽힌 ‘게이트’라는 말이 신문 지면과 뉴스의 탑을 차지하던 시기에 우리사회에 절실한 도덕성이 살아있는 사회의 모델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 하나를 접할 수 있었다. 철저한 도덕성으로 인간을 위한 진정한 기적을 만들어낸 네덜란드를 다룬 KBS1 의 일요스페셜 ‘인간을 위한 자본주의'(1월 20일 방영)와 ‘작지만 강한 나라'(1월 27일 방영) 두편이 그것이다.


검은색 중, 대형 승용차로 빼곡한 우리나라의 국회의사당과는 대조적으로 자전거로 빼곡한 네덜란드 국회의 주차장 모습과 내무장관의 영수증이 확실치 않은 400만원의 판공비 남용문제가 네덜란드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유럽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과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는 ‘신화’가 이루어낸 네덜란드의 뒷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금액의 크고 작음보다는 ‘도덕성’에 가치를 더욱 크게 두고 있었기 때문에 장관 자리를 물러 나야만했던 사실이 우리의 공직사회를 되돌아보게 하고 진정한 국민을 위한 정치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미 동성애자나 외국인 국회의원도 당당히 국민을 이끌고 있고 ‘네덜란드인이 아니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개방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나 대학 진학율은 9%에 불과했지만, 고졸출신의 세계적인 금융전문가, 국제상인 등 ‘세계적인 인재’가 그들의 또 다른 자원이라는 것을 보면서 다소 충격적이라고 할 만큼 시사점이 컸다. 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는 권위적인 모습 뒤에 권모술수로 무장한 정치인들과 ‘나와 다른 모습의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배타적이고 실력보다는 학력을 우선시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개혁의 방향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고민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반드시 우리의 대안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철저한 기획과 취재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과 모순들을 깨닫게 해주고 우리사회의 개혁의 방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 KBS1 현장다큐 “선생님”


‘교실의 붕괴’와 ‘진정한 교육자의 부재’를 우리는 말한다. 최근 몇 년 간 정돈된 교실에서 정숙하게 앉아 선생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들을 본 지 이미 오래고 교육에 대한 열정과 신념을 가진 교사들 역시 줄어들고 있음을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보아왔다. 이러한 교육현실에 대해 걱정만을 늘어놓던 TV에서 ‘현장다큐 선생님’을 발견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현재는 종영되었지만 이 프로그램은 2001년 11월 첫방송을 시작으로 척박한 교육현실 속에서 올곧은 신념과 참신한 교수법의 개발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려 노력하는 일선 교사들의 모습을 꾸준히 발굴해 왔다.


따분하고 지루한 수학을 공식위주에서 탈피하여 생활이나 미디어와 접목시켜 살아있는 수학을 경험케 하는 선생님(2002년2월8일/4월15일 방영), 음악을 통해 사회와 문화를 이야기하는 선생님(2002년4월29일 방영)과 체험을 통하여 스스로 도덕의 필요성을 느끼게끔 하는 선생님(2002년4월1일 방영) 등 살아있는 교육현장을 접하면서 우리는 교육의 미래에 대하여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최근들어 대부분의 시사프로그램들이 비판만 있을 뿐 대안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 현실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내용과 안타까움만을 이야기할 뿐 역시 대안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그동안 권위와 무조건적인 복종만이 교육을 지탱할 수 있다고 믿었던 기성세대나 방종에 가까운 자유만을 고집하는 신세대 모두에게 이 프로그램은 함께 눈높이를 맞추고 소통할 때 진정한 교육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척박한 교육현실에 대한 대안을 잔잔하게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디어의 순기능을 십분 발휘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양질의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보는 사람이 없다면 그 생명력이 길지 못함을 증명하듯 아쉬운 종영을 하였다. 시청률을 보장받기 힘든 월요일 심야시간의 방영이 초래한 당영한 결과일 수도 있다. ‘현장다큐 선생님’은 비록 종영되었지만 우리의 교육현실을 이렇듯 희망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기를 바라며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 KBS1 생방송 “세계는 지금”-9.11특별기획 ‘아프간 리포트’


세계 각지의 다양한 뉴스를 매일 매일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KBS2TV “생방송 세계는 지금”은 그동안 식상했던 국제 뉴스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어 준다. 이는 다른 유사한 국제 뉴스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비슷한 내용과 화면에 단편적인 뉴스전달이 아닌 나름대로 발로 뛰는 국제 뉴스이기 때문이다.


각 방송사에서 보여지는 국제뉴스의 내용이 갈수록 해외 토픽수준의 흥밋거리로 채워지다 보니 보다 다양하고 분석적인 국제뉴스를 찾아보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PD월드 리포트에서는 세계 각국의 분쟁지역과 같은 위험이 도사리는 곳을 직접 찾아가 현장의 생생함을 그대로 전해준다. 학살의 현장 베네수엘라, 내전 중인 인도네시아,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카니스탄등은 그늘에 가리워진 지구촌 사람들의 참모습을 알려준다.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에 파견된 PD들의 나레이션은 더욱 현장의 분위기를 가깝게 느낄 수 있다.


KBS 월드넷은 세계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아마추어 통신원들이 보내오는 소식들로 만들어진다. 요즘 갈수록 늘어나는 해외 취재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면 굳이 저런 걸 화면에 담으려고 저곳 까지 갔나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너도나도 해외의 기이한 장면이나 축제에 많은 제작비와 인력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이런점으로 볼 때 이 프로는 현지의 통신원들이 그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보여지는 모습을 화면에 담고 직접 말로 전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한다.


생방송 세계는 지금을 통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그들의 삶이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전 또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수많은 희생자들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이해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눈의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며 좋은 프로에 선정한다.


● MBC “느낌표!”


TV는 시청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건강한 여론을 형성, 웃음을 주어 하루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 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요즘 TV를 보고 있으면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것인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락프로그램들은 여전히 선정적인 내용들과 억지웃음의 유발 그리고 철저한 스타시스템에 의존, 채널을 돌려도 거의 차별성을 느낄 수가 없을 정도로 획일화되어 있다.


이런 때에 황금 같은 주말 가족시청시간대에 기존의 프로와 차별화된 오락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MBC <느낌표!>는 진행자 외엔 연예인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참여하고, 시청자들이 만들어 가는 프로그램이라고 하겠다.


우선 ‘신동엽의 하자하자’는 새벽같이 등교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아침밥을 먹이자는 캠페인으로 시작하였다. 초반에는 교육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프로그램의 소재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우리나라와 여러 외국의 고등학생들의 교육환경을 비교하여 우리나라 교육현실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게 했고, 결국은 지금의 ‘0교시 폐지’라는 성과를 가져왔다. 또한 좋은 책 한 권을 선정해서 모든 국민이 함께 읽고 토론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책을 소개하는 타 프로그램과는 달리 전문가가 아닌 친근한 진행자들을 내세워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줌으로써 더 적극적으로 책읽기에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마지막으로 ‘경림이의 길거리 특강’은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위치에 있는 선생님들의 여러 경험들을 직접 들으면서 우리가 그 동안 잊고 지냈던 꿈과 희망 그리고, 많은 감동을 안겨 주었다.


가벼운 웃음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느낌표!>는 프로그램 전반에 걸친 기획의도와 그 사회적 영향력으로 볼 때 좋은 프로로 선정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너구리 포획사건’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 재발하지는 말아야 할 것을 함께 당부하고 싶다.


●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91년 5월, 죽음의 배후”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우리의 현대사를 장식했던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그 당시에는 공론화 될 수 없었던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과 그 배경 및 시대적 굴곡들을 되짚어 왔다. 특히 마지막 편 ꡐ91년 5월, 죽음의 배후’는 당시 공안정국에 의해 가려진 우리 역사의 어두운 부분을 재조명하여 역사적인 진실을 분명히 밝혀내고 ‘유서대필 사건ꡑ으로 역사의 그늘 속에서 피해자일 수밖에 없었던 강기훈씨의 무고함을 밝혀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당시에도 강기훈씨에 대한 재판은 92년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사이에 강경대 타살 사건 이후 위기에 몰린 노태우 정권이 강기훈씨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과거 권위주의와 압력에 의해 가리워졌던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제작진의 다양하고 치밀한 자료조사와 생생한 증언을 통해 기존 다큐의 한계를 넘어섰다.


91년 5월은 명지대 강경대 학생의 죽음으로 대학생, 노동자 등의 반정부운동이 촉발되었던 시기였다. 이 프로그램은 “공안정국 타도․노태우 정권퇴진”을 외치며 대학생, 가정주부, 노동자11명이 잇따라 불꽃 속에 스러져갔던 당시의 상황에서 분신자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자살조, 제비뽑기 등의 의혹이 일었던 점을 다각도로 재조명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의 자살을 동료 강기훈이 방조하고 유서를 대필했다는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에 대한 의혹을 구체화시켜 역사적인 진실을 밝혀냈다는데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 특히 제작진들이 유서와 여러 문서들을 국내를 비롯, 일본과 미국의 전문가에게 감정을 의뢰하는 등 역사적 진실에 근접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하였던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당시 문서감정을 맡았던 김형영이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 내었을 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유서는 아들의 글씨가 아니라고 주장했던 김기설의 아버지 김정열씨도 증언을 번복하여 강기훈의 무죄를 증명하고 유서대필사건이 조작되었음을 밝혀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제작진들이 당시 시국 분위기상 재판 과정에서 하지 못했던 필적 감정을 다각도로 하여 객관성을 담보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역사다큐멘터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 MBC 미니시리즈 “네멋대로 해라”


MBC 수 목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드라마의 양식을 새롭게 제시한다. 그렇고 그런 삼각관계 사랑이야기인 복수와 경, 미래의 사랑이야기가 예쁘다. 거의 모든 트랜디드라마의 기본 설정인 삼각관계가 이 드라마에서 만큼은 드라마의 김을 빼지 않는다. 인물의 성격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몰아가지 않으니 당연히 악역은 없다.


모든 등장인물의 성격이 하나하나가 살아있고 그들의 이야기 속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의 공허함과 따스함이 묻어난다. <네멋대로 해라>의 주인공들은 우리 사회의 마이너리티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은 당당하고 솔직하다. 아니 자유롭다. 틀에 갇히지 않으니 엄청난 기성세대의 권위에 기죽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아름답다.


특히 한때 주중 드라마 대부분이 마치 뮤직비디오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음악과 영상에 필요이상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이는 때로는 스토리의 빈약함을 때우기위한 방편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네멋대로 해라>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살아있다. 때로는 복수의 말한마디를 몇번씩 곱씹게 만들기도 한다. 이는 각 연기자들의 연기와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연출가의 세심한 연출이 만들어낸 결과로 보여진다.


뻔한 결말 , 한 눈에 보이는 짝짓기, 끊임없이 온 갖 못된 짓을 일삼는 악녀, 그래도 꿋꿋한 캔디같은 주인공, 멋진 차와 온갖 것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귀공자… 이런 드라마의 공식적인 구조가 아직도 방송사들의 단골 이야깃거리로 남아 있는 요즘 MBC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는 시청자들에게 공기 정화기같은 깔끔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 드라마라 생각된다.


● MBC스페셜 연속 10부작 “미국”


은 9.11 테러와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 대한 객관적인 조명의 필요성이 우리사회의 주요한 관심으로 부각되기 시작하던 때에 사회적 요구에 정답을 제시하기 보다 고민의 화두를 던져준 시의적절한 프로그램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있다. 특히 이전까지 미국 자체에 대해 접근한 방송 프로그램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최초로 한국언론이 미국의 원동력과 사회의 다양한 단면 등 그 실체에 대해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미국>은 미국이라는 화두를 10개의 다양한 소재를 통해 재미있으면서도 의미 있게 풀고 역사적 근원에 대해 많은 이해에 닿지 못했던 문제들(예를 들어, 수정헌법 1조)을 영상과 해설을 통해 담아 프로그램에 들인 제작자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등 소재 선택의 탁월함과 내재적 관점의 신선함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즉 미국사회에 대한 외부적 비판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미국인의 목소리를 통해 내재적 비판 방법을 쓰고 있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에 후한 점수를 주는 이유가 되고 있다.


또 이 프로그램은 1, 2회의 단일극으로 그치지 않고 다큐물로는 이례적인 연속 10부작으로 기획되고 무려 8명의 PD가 투입되어 공동작업을 이루어내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고민이 곁들인 심층적인 기획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1부 ‘9․11 이후 ’ 2부 ‘자유의 여신’ 3부 ‘전쟁과 평화 그리고 진실’을 통해 테러이후 미국 사회의 변화와 이민법, 군산복합체 등에 대한 조명을 통해 미국의 대외정책을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5부 ‘시민의 힘’ 6부 ‘공립학교의 개혁열풍’ 7부 ‘인종, 약자보호정책’에서는 미국이 강대국으로 등장하게 된 내부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4부 ‘총의 나라’ 8부 ‘은막 위의 전쟁, 할리우드와 펜타곤’ 9부 ‘자유의 보루, 수정헌법 1조’ 10부 ‘햄버거 제국’은 현재 미국이 당면하고 내부 갈등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이면의 관계들 특히 할리우드와 미 국무부가 어떤 식으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접근해 호평을 받았다.


미국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반미주의부터 사대주의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존재한다. MBC 스페셜 <미국>은 이런 반미부터 사대주의까지 다양한 견해를 가진 누구나가 지켜볼 수 있고 미국이란 나라가 우리에게 갖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고 본다. 그동안 풍물소개 정도에 그친 것은 물론이고 진지하게 접근을 시도한 경우도 미국에 대한 총체적인 시각이 아쉬웠던 점에 비춘다면 <미국>은 내용의 충실성과 함께 시도의 참신성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 SBS 특별기획 드라마 “대망”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와 복수극이 뒤범벅이된 구성을 가지고 마치 “운명적”인 것처럼 꾸민 드라마, 한번만 보아도 줄거리를 알 수 있는 뻔한 스토리와 똑 같은 갈등구조를 스타시스템으로 포장하는 것에만 급급한 드라마, 폭력적 장면을 극화하여 시청률을 무기로 삼고 ‘우정’이나 ‘의리’ 혹은 ‘애국’을 앞세워 진실을 왜곡하면서도 시청률이 높다는 이유로 높게 평가되는 드라마, 비슷한 소재와 구성으로 유사한 내용만을 재생산하여 제목조차 제대로 기억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창의성이나 참신함을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드라마……


이러한 경향이 너무 일반화되어 오히려 그렇지 않은 드라마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는 드라마답지 않은 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드라마다운 드라마의 진수를 보고도 평가를 절하하거나 감탄하는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망>은 오랜만에 만나는 드라마다운 드라마이다.


<대망>은 18세기 무렵, 주도권을 갖고 있는 시전상인과 백성들의 시장인 난전이 뒤섞인 경제혼란기를 배경으로 정경유착의 문제 등 상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갈등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이 드라마는 경제 혼란기에 시장을 통일시킬 수 있는 상인영웅의 묘사를 통해 우리시대의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가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한국인의 새로운 경제인상을 제시한다.


애잔한 사랑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전해주면서도 재미와 적절한 볼거리까지 드라마의 기본요소를 다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흔히 스테레오타입적인(깡패들은 이러하고, 기생들은 저러하며, 양반은 그러하다는 식의) 캐릭터 만들기에서 탈피하여 각자가 특화돼있어 각자 독특한 캐릭터들이 모두 살아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의 드라마의 복선은 너무 노골적이고 중요한 것은 반복적으로 설명하여 외울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는 작가의 상상력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작가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느끼는지 상상해 보는 드라마만이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대망>은 탄탄한 이야기 구성으로 생각하는 드라마가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하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촬영, 조명을 매 장면마다 정성스럽게 찍고 더블액션을 포함해서 편집까지 깔끔하게 처리하는 등 촬영과 조명의 영상미학 또한 뛰어나다. 캐스팅의 섬세함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비슷한 캐릭터로 배우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현실에서 배우들이 모두 혼신을 다해 연기하여 자기역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하고 싶다.


특히 요즘 드라마들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 하는 세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문제제기하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측면과 연출 ― 극본 ― 촬영 ― 연기 모두 최선을 다한 프로라는 측면에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 EBS 자연다큐 “장수말벌”


생태, 자연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제작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인간의 감정을 지나치게 넣은 메시지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특집 다큐멘터리 ‘장수말벌’은 감정이 드러나기 쉬운 부분을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유지하여 자연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장수말벌은 꽃밭을 누리는 꿀벌과는 천적인 육식성 말벌로 잔인하게 다른 벌을 물어 죽이고 심지어 양봉농가에 큰 피해를 입히는 등 악명을 떨치고 있는 가장 큰 종으로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곤충 중의 하나이다. 때문에 제작 촬영진 전원이 벌에 쏘여 심한 고생을 하면서도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해 창의적인 장비를 개발하여 장기적으로 촬영했다는 점은 많은 이들에게 경험적 교훈을 남기고 있다.


이 작품은 생사를 내건 지루하고 기나긴 싸움 끝에 완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야생말벌의 위협으로부터 벌들의 집짓기 모습과 특징 등 다양한 야생벌의 독특한 생태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꿀벌의 천적이자 곤충세계의 독종으로 알려진 야생말벌의 잔혹한 세계를 다루면서도 궁극적으로 생존질서의 생태계와 인간과 장수말벌 및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자연의 어느 종족이든지, 단순히 인간관계와의 이해관계를 떠나 모두 소중한 생명체임을 규명하였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의의가 있다.


● EBS “TV로 보는 원작동화”


영상세대인 요즘 아이들을 보며 기성세대들이 걱정하는 내용중의 하나는 ‘책을 너무 안 읽는다’라는 것이다. 기성세대들과 비교해 볼 때 책으로부터 재미나 감동을 얻기 보다는 영상물과 컴퓨터를 통해 그것들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 요즘 아이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매체 성향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는 재미와 감동을 어른들이 개발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TV원작동화’는 바로 그런 점들을 충족시켜 주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외 원작동화를 드라마화하여 어린이들의 투명하고 순수한 정서와 어른들의 따스한 교훈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하고 동화 특유의 상상력과 환상적인 소재를 통해 감동과 희망을 이야기함으로써 TV를 통한 동화읽기를 극대화한다.


또한 내용들이 교훈적이기는 하되 메시지 전달방식이 직접화법이 아닌 점도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며 인기인은 아니지만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는 중견 연기자들의 연기도 드라마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요소중의 하나로 보인다.


반드시 문학작품은 책을 통해서 접해야 한다는 기성세대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그것을 담아내는 방식을 다양화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의 개발에 EBS가 더욱 매진하기를 바라며 이 프로그램을 좋은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경실련이 뽑은 나쁜 프로 10선 선정사유◆


● KBS2 “서세원 쇼”


서세원쇼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식 토크와 사적인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방송을 출연자들끼리의 사적인 공간으로 철저히 만들어 시청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영화․음반․자사 프로그램의 홍보 창구로 이용되고 시시콜콜한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나 사적인 성격의 대화로 일관하면서 마치 연예인들의 친목모임과 같은 성격의 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서 소외당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스트들도 방송중임을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멘트를 하며 서로를 비하하면서 웃고 듣기 거북한 말을 할 때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진행자가 반말을 하는 등 걸러지지 않은 언어사용으로 출연자의 인격을 모독하고 출연자들을 희화화하는 문제가 위험수위를 넘어서면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었다.


6월 월드컵 개최기간 동안 태극전사들을 게스트로 하는 월드컵 스페셜이 몇 차례 진행되었다. 그 중 6월 25일 방영분에서 태극전사인 김남일 아버지와 송종국 부모님을 모시고 진행하는 중에 서세원이 김남일 선수의 아버지가 “남일이가 웨이터 생활을 하며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털어놓자 이를 웃음거리로 삼으며 비아냥거리는 멘트로 응수했다. 그의 아버지는 힘든 생활에서도 잘 커준 아들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더 잘해주지 못한 안스러운 마음에 말을 어렵게 꺼내었는데 서세원의 무례한 행동으로 김남일선수 아버지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되었다.


오락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웃음의 소재가 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아픈 기억이나 상처를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희화화시키는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이 프로그램이 종영된 것은 어찌보면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또다시 이렇게 연예인의 신변잡기와 개인적인 친분을 가장한 사적인 공간으로 전락하는 문제, 더 나아가 연예인 홍보의 장으로 머무는 것도 모자라 진행자의 자질문제로 프로그램 존폐의 문제가 제기될 만큼 진행자 한사람에 의존하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선보이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 프로그램을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한다.


● KBS2 특별기획 드라마 “장희빈”


역사극이 인기를 얻는 데에는 재현된 역사 속의 인물들이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즉,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삶의 방식이나 철학을 그들을 통해 배울 수 있다면 역사극은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장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수십년동안 TV속에서 부활을 거듭한 ‘장희빈’이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장희빈과는 차별화된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야무진 기획의도를 듣고 혹시 하며 지켜보았던 시청자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초반부터 ‘벗기기’로 화제를 끌려하는 점도 그러하거니와 중인 여인 ‘장옥정’이 궁궐에 들어가 권력을 거머쥐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즉 역모에 연루된 자신의 백부가 참형을 당하는 것을 보고 ‘사람답게 살겠다’며 결심을 하게 되는데 당시 상황에서 중인 아닌 양반가라 할지라도 역모에 연루된 사람들은 모두 그런 식의 몰락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지 중인이기에 사람답게 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에서는 무리가 있다.


또한 제작진에서 은근슬쩍 홍보용으로 흘린 ‘벗기기’는 공중파방송의 대하사극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에 이르렀다. 궁중의 생활사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예라고 제작진은 변명할 지 모르지만 궁궐의 다른 의식주 생활이 타 사극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여지는 것에 비해 문제의 ‘방중술’은 지나치게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으며 이를 연기하는 연기자의 의상 또한 아슬아슬하기 이를데 없었다.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소재와 전개방식 그리고 더욱 선정적인 장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장희빈’은 이런 이유로 나쁜 프로그램으로서 손색이 없다.


● KBS2 “슈퍼TV일요일은 즐거워” 中 ‘MC 대격돌’


주말 오후,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한 주간의 지친 피로를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TV를 보면서 풀곤 한다. 대부분의 방송사에서도 주말 오후에는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을 주로 편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동안 오락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가학성과 폭력성 등 억지 웃음 만들기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그 중 일요일 오후에 방송중인 KBS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은 MC들이 바뀐 이후 더욱 가학적이고, 폭력성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중 ‘공포의 쿵쿵따’는 청소년들과 어린 아이들한테도 상당히 인기였다. 하지만 게임에 걸린 사람에게 주어지는 벌칙들이 너무 가학적이고, 폭력적 이여서 항상 문제가 되어왔다. 이번 MC들의 교체로 뭐가 새로운 것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폭력성과 가학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새로 생긴 제1대결 ‘위험한 초대’에서는 게스트의 말과 행동에 따라 MC들에게 물기둥과 물벼락이 쏟아진다. 물을 맞아 압력에 얼굴이 빨개지고, 물이 코와 입으로 들어가 숨도 제대로 못 쉬는 MC들을 보고 있노라면 즐겁기보다는 오히려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동정심 갖게 한다. 또 계속해서 이어지는 제2대결 ‘공포의 쿵쿵따’에서도 MC들만 바뀌였을 뿐 예전의 문제점들은 고쳐지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오히려 벌칙들은 다리 찢기, 동시에 많은 양의 막대사탕을 억지로 먹이기, 집어던지기, MC를 밑바닥에 깔고 누루기 등 그 가학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또한 벌칙을 수행하는 벌칙맨들도 거대한 몸매에 모두 웃옷들을 벗고 나와서 보는 이로 하여금 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제 오락프로그램들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고,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한 웃음은 무엇인지 연구하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줬으면 한다.


● MBC “타임머신” / “놀라운 TV 서프라이즈”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소문이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재미있는 정보통신 매체라는 바탕 하에 소문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웃음과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한다는 기획의도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타임머신>은 희대의 사건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재미있는 사건들을 찾아 시간의 벽을 너머 타임캡슐을 열어본다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러나 어디서 봄직한 유사한 소재로 다시 방송되고 있는 <서프라이즈>나 교양프로라는 성격으로는 부적절한 <타임머신>은 놀랍고 신비한 이야기나 시대를 뛰어넘은 희대의 사건들보다는 귀신, 영혼, 저주, 의문의 죽음, 그리고 끔직한 사건과 지나치게 성적인 소재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문제점를 갖고 있다. 게다가 비과학적이며 미신을 조장하는 소재들과 지나치게 자극적이며 폭력적인 장면들을 일요일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대에 여과없이 보여준다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이지 않을 수 없다.


6월 2일 방영되었던 <서프라이즈>에서는 “영혼을 그리는 여자”에서 정원사가 여주인을 살해할 때 썼던 정원용 큰 가위를 들고 있는 범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5월 26일 방송되었던 “신혼여행”에서는 천장의 핏빛얼룩을, 그리고 “예지몽”에서 문구점 아저씨를 살해한 권총에서 피가 흐르는 끔직한 장면을 분장과 음악을 통해 지나치게 공포스런 분위기를 조장해 내었다.
<타임머신>에서는 노골적으로 드러낸 성적인 소재와 손가락이 작두에 잘려나가는 장면 그리고 먹던 햄버거 속에서 잘려진 손가락이 나오는 장면은 가히 끔직한 장면모음의 극치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내용면에서 살펴볼 때 등급제가 절실히 필요할 만큼의 소재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그것도 일요일 안방극장에서 오전시간대부터 여과없이 방영한다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비과학적인 소재를 다룸에 있어 신중함이 요청됨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점이 거의 시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나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


MBC 목표달성 토요일의 한 코너에서 독립한 ‘강호동의 천생연분‘은 ‘바쁜 스케줄로 이성을 만날 시간이 없는 스타들의 즐거운 만남”이라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는 “스타 짝짓기”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획의도 자체가 시청자들에게는 어이없고 황당한 일이다. 그래서 인지 ‘강호동의 천생연분’은 현재 방송 3사의 오락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우선 이 프로그램은 MBC ‘목표달성 토요일’중 한 코너였던 ‘사랑해도 될까요’ 와 ‘스타서바이벌 동거동락’의 진행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오락프로그램의 베끼기 관행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둘째, 진행자와 출연자들의 언어사용에 있어서 반말은 예사이고 은어와 속어 사용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나이와 외모를 문제삼아 웃음이라는 포장을 이용해 서로에게 혹은 시청자들에게 불쾌감마저 안겨주고 있다.


셋째, 이 프로그램에서 행해지고 있는 게임들도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들기는 마찬가지이다. 게임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어떤 원칙도 규칙도 없이 그저 남녀 연예인의 신체접촉을 최대한 유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제작진은 아낌없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연예인들은 여자연예인들을 안거나 업거나 하여 땀을 쏟아가며 힘자랑이나 해야하고 여자연예인들은 게임의 도구가 되어 죽은 듯이 안겨 있어야 한다. 이러한 진행 방식이 어찌 스타들의 즐거운 만남이 될 수 있으며,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웃음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넷째, 게임을 마친 남자 연예인들은 여자연예인들에게 구애를 해야한다. 정말 상대방이 맘에 든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거짓되고 과장된 몸짓임을 잘 알고 있다. 일반인들의 짝짓기 프로그램도 모자라서 인지 이제는 연예인들까지 불러내 어거지로 짝짓기를 하면서 시청자를 우롱하고 연예인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


이제 시청자들은 주말 저녁에는 온가족이 함께 즐겁게 그리고 신선한 느낌으로 시청할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을 원하고 있다. 진행자와 출연자 모두 저속한 언어로 서로를 웃음거리로 만들며 우리에게 웃기를 강요하는 이 프로그램은 나쁜 프로그램으로 모자람이 없다.


● SBS “토요일이 온다”


최근 들어 연예 기획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메이저 기획사들이 자신들의 기반과 인맥을 통해 매체를 선점해 방송출연을 독점하고 오락프로그램은 소속 가수 홍보의 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SBS의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토요일이 온다」(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서 프로그램의 진행을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4명이 맡으면서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움을 느껴야 했다. 스타급 가수(강타, 문희준, 그룹ꡐ신화ꡑ의 전진, ’SESꡑ의 유진) 4명을 이 프로의 공동 사회자로 내세우더니 급기야는 배경음악에서 프로그램의 엔딩까지 이들의 노래를 계속 흘려 보내 마치 이 프로그램이 특정가수를 홍보하기 위해 들러리를 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프로그램 내용에서도 청소년 비행실태를 눈요깃거리로만 전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 비행 등 사회문제를 가볍게 다루고 문제청소년을 미화(美化)하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이처럼 특정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하나의 프로에 한꺼번에 출연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한 기획사의 입김에 의해 방송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는 우려는 훨씬 높아졌다. 기획사와 방송프로의 유착은 기획사의 상업주의적인 논리에 의해 제작의 자율성을 헤치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방송사가 가수와 연예기획사 위에서 군림하면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였던 과거나 최근처럼 오히려 방송사가 가수의 출연 여부를 결정하는 데 특정 기획사의 눈치를 봐야 할 만큼 연예기획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두 경우 모두 마찬가지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방송의 상업주의적인 흐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예인을 선택할 수 있는 시청자들의 자율성과 권리 또한 침해받을 수 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비판의 목소리로 인해 다행히 조기종영되었지만 이미 방송사들이 어느 정도 시청률이 보장되는 인기가수들을 쇼․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 위해 순위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형 기획사와 방송사간의 유착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요즈음 손쉽게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가수들을 음악과 아무 관계없는 쇼․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시켜온 제작진들의 안일한 태도가 기획사들이 출연을 거절하면 프로그램 제작이 곤란할 정도로 의존도를 높여오는 오락프로그램의 고질적이고 전형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나쁜프로로 선정하였다.


● SBS “한밤의 TV연예”


연예정보프로그램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아마도 이제는 그만 폐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일 것이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한밤의 TV연예”에는 연예정보인지 연애정보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스캔들을 특종으로 잡으며 호들갑을 떨었다. 또한 전혀 개선됨이 없이 여전히 스타들의 CF촬영장을 쫓아다니고 자사 인기프로의 주요 촬영장면들을 몇주에 걸쳐 취재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올 한해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월드컵 특집 “한밤의 TV연예”라고 할 수 있다. ‘연예인들의 응원현장’ ‘연예인들의 응원 패션’은 월드컵 기간중에 있었던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보여준 것 이상은 아니었으며 ‘히딩크 단독 인터뷰’는 리포터가 대표팀 숙소 앞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단 한마디 질문한 것 외에는 모두 경기 중계 하이라이트를 그대로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아 시청자들을 우롱하기까지 했다. 또한 ‘송종국 열애설’은 대상만 축구선수로 바뀌었을 뿐 확인되지 않은 스캔들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는 행태는 여전했으며 ‘안정환 화보 촬영현장’과 같이 일부 스타급 선수들에 대한 띄워주기도 여전했다.


특종도 아닌 특종을 호들갑스럽게 전하며 굉장한 저널리즘인양 시청자를 우롱하는 이 프로그램을 2002년에도 여전히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자 한다.


● SBS 대하사극 “야인시대”


드라마 야인시대는 30억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오픈세트와 멋진 양복과 모자 차림의 신사로 그려지는 주먹패들,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점점 센 상대를 차례로 물리치면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청년 김두한의 영웅신화를 일제치하라는 특수한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마치 만화처럼 그려내어 청소년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 “야인시대”는 주인공이 실존인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청자들을 호도하고 있다. “야인시대”는 극의 고증이 어려운 사극이 아님에도 재미를 위해 지어낸 이야기와 실제 이야기가 뒤범벅이 되어 명확한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극 중 내용을 시청자들 -특히 청소년들이-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록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엄연한 역사적 진실에 대한 왜곡이다.


또한 극중에서 생기는 모든 갈등의 해결책은 오직 싸움뿐인 주인공의 행보가 단지 의협심이 강하다는 명분만으로 독립투사와 같은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는 것은 폭력의 지나친 미화라는 측면에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폭력배들의 자기 구역을 지키기 위한 패싸움에 조선상인보호라는 명분이나 독립운동가의 위상을 덧칠하여 합리화시키고 세력다툼에 정당성을 부여는 것은 드라마의 사회적 영향력을 간과하고 단순히 시청률을 의식한 제작행태일 뿐이다.


어떠한 명분이 부여된다 하더라도 폭력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먼저 추방해야할 대상이기에 폭력을 생활의 방편으로 삼는 것을 미화하고 의인화하는 “야인시대”는 분명 반사회적인 드라마의 전형이라고 규정지을 수밖에 없다.


● SBS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이 토크쇼의 주요소재가 된 지는 이미 오래지만 이렇듯 노골적으로 기획의도에서부터 연예인들의 사소한 일상을 이야기한다고 밝히는 프로는 많지 않았다. 이런 기획의도를 보는 것부터 이제 우리 방송의 오락프로그램의 막바지에 달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런 일상의 농담들이 그 정도를 벗어나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국내 최초 미니시트콤과 토크의 결합이라고 하는 ‘웃자웃자’코너에서는 재미있는 사연들을 메인 MC인 김원희와 신동엽을 포함, 연기자들이 재연을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 내용들이 대부분 엽기적이고 저질스러운 내용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솔직함이 매력이라고 하는 진행자들의 정말 솔직하다 못해 도를 넘어서는 멘트와 행동으로 불쾌감을 유발하고 있다.
아직 방영 초기이므로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이 자취를 감추기를 바라며 나쁜 프로그램으로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