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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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간 협의와 예산에 대한 공동노력은 물론 계획과 성과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지난 김대중 정부 출범당시인 98년부터 장애인복지발전5개년계획(이하 5개년계획)이 5년을 주기로 시행되고 있다. 이미 제1차 계획이 2002년에 완료된 데 이어 올해부터 새로 수립된 제2차 5개년 계획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실행을 위한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는 등 허울만 좋은 계획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21일 흥사단 강당에서 ‘장애인복지발전5개년 계획의 이행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그동안 정책에 대한 비판과 앞으로 계획에 대한 점검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속적 모니터링과 중간평가


대진대 사회복지학 박수경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2차 5개년 계획이 1차 계획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없고, 1, 2차 계획모두 추상적인 내용들로 구성되어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어려운 점. 그리고 2004년 예산안(당초 7,380억 원으로 책정됐으나 실제 결정된 예산안은 3,036억원)을 감안하면 기존사업을 유지하거나 약간 추가하는 정도로 편성되어 있어 추진의지가 의문 시 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사회복지 부분에 대한 1차 5개년 계획을 평가를 하면서 △장애예방을 통한 장애발생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가 다소 추상적이며, 89.4%에 해당하는 후천적 장애인에 대한 대책이 미흡한 점, △차상위 저소득층까지 생활안정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목표가 “애당초 무리한 계획”으로 여전히 대상층이 제한되어 있으며 액수도 낮아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점, △장애인복지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은 양적으로는 분명 확대 됐지만 일부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여전히 지역적 분포차가 심각한 수준인 점, △편의시설 확충 및 국민의식 개선을 통해 장애인의 사회활동 제약요인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는 97년 당시 37%에서 2002년 61%까지 확충됐으나 주로 지체장애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시각 및 청각장애인들의 방안은 마련되지 못한 점등을 한계 사항으로 지적했다.


더욱 장애기초연금 도입, 장애인수당인상, 권역별 재활병원 설립 추진계획에 대해서도 “추가예산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 시행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기대만 키운 것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2차 계획은 사업우선순위와 예산확보의 현실성을 고려한 충분한 사전준비작업이 필요하며 장애인복지정책을 위한 철학을 확고히 하여 각 단위사업들이 일관성과 연관성을 가지고 추진할 것. 그리고 2차계획의 종결시기인 2007년에 달성해야할 성과목표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2차 계획은 1차 계획이행을 토대로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시기이므로, 문제점과 보완점을 점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필요하다면 중간평가를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복지’가 아니라 ‘재활’


이에 대해 나운환(대구대 직업재활학과)교수는 “장애복지부분을 사회복지의 차원에서만 다루는 것은 잘못됐다.”라며 박 교수의 발제를 지적했다. 또 철학부재로 인한 각 단위사업들의 일관성과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박 교수의 언급에 대해서도 “지금의 계획은 장애인들이 대등한 시민으로 참여하는 통합적 사회실현 즉, 지역사회통합과 empowerment(권한부여) 강화를 기본철학으로 하고 있다.”며 지적에 대한 답변을 대신했다. 이에 따라 나 교수는 2차 5개년 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복지보다 재활’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했다. 재활은 통합적 접근이 이루어져야만 달성될 수 있기 때문에 각 부처의 장애인복지 및 재활 업무를 연계, 조정할 수 있는 체계의 확립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확보, 장애인들의 empowerment를 강화시킬 수 있는 개인지원서비스의 마련과 장애인의 정책결정과정의 참여 확대 방안, 상시적 모니터 체계확립 등이 필요함을 나 교수는 역설했다.




부처간 손발이 맞아야


서울시립대 이성규(사회복지학)교수는 우선 “보건복지부, 건교부, 정통부, 교육부 등 관련부처의 계획들이 종합적이지 못해 부처 별도로 수립되고 있어 매우 피상적이며 중복된 느낌”이라며 각 부처간의 연계가 미진함을 지적했다. 그리고 “장애 유형별로 깊이 있게 각론으로 들어가야 할 시기에 대부분의 계획이 장애당사자가 아닌 전문가주위를 수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무고용사업장 확대에 있어서도 “의무고용률 적용만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부담금 징수도 적용할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노동부의 의지가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장애인 문제가 어느 한 부분에서 다룰 사항이 아니며, 부처간 협의가 아이디어를 나누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입체적인 향후계획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은 장애인 입장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정책위원은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에서 토론을 벌였다. 실제로 그는 두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이 위원은 그동안 장애인 정책이 전문가위주의, 소위 ‘Top-down-modell’로 실행되었기 때문에 장애인의 삶의 질을 긍정적으로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Bottom-up-modell’ 즉, 밑으로부터의 재활모델을 기반으로 한 장애인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애인은 바뀌지 않는데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리저리 바뀌고 있다.”라며 오락가락하는 장애인 정책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표명했다.


또한 국무총리실 산하 장애인복지조정위원회가 관료화가 되서 문제 발생 시, 현실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구조이며 활동 또한 매우 미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독일식 ‘장애인심의회’를 설립할 것과 국회에 구성된 ‘국회장애인특별위원회’를 적극활용 할 것을 제안했다.


더욱이 이 위원은 “장애인들의 자립생활과 차별금지는 유럽에서도 중요한 두 축으로 작용되는데 우리나라의 5개년 계획에서는 이 두 가지가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일반노동시장에서 직업생활을 못하는 장애인들에게 노동과 직업훈련의 기회를 보호작업장에서 제공해주어야 하며, 전동휠체어 등의 재활보조도구에 관한 예산 역시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으로 “투자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위원은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지역별 특별이동 서비스 구축과 장애인 종합교통지원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정열 소장은 “국가정책은 국민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토론에 임했다. 김 소장은 “각 정부부처의 장애인 정책에 대해 ‘억지춘향’같은 인식을 받았다.”며 “기대를 해봤자 실망만 얻을 뿐”이라고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정책이 이렇게 장애인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치밀성이나 정교한 능력이 부족하고 각 부처의 역량부재가 원인 중에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책당사자들인 장애인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면 그게 바로 예산낭비며, 국력소모이고, 불만과 갈등의 원인으로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이, 장애인이 5개년 계획에 의미를 갖도록 정부에서 의미가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구체적 최종목표는 제시되어 있다.”


토론자들의 정부계획에 대한 의문과 실효성을 질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보건복지부 박찬형 장애인정책과 과장은 “실행계획을 공개하면 아마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구나’하고 느낄 수 있다.”며 “각부처의 해당 사무관들이 실질적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모니터링이나 중간평가에 대해서도 “매번 찾아보고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지만 이 일이 그리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에 대해서도 “범정부적으로 2% 증가했으며 그중 복지 예산은 약 9%가 증가했는데 이중에서도 장애인 예산편성은 19%나 증가 시켰기 때문에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자들의 지적가운데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사업을 가장 풀기 힘든 숙제라고 말하며 기초생활자에 대한 부차적 수단으로 장애가구특성을 가만한 대책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방청석에 앉아 있던 장애아보호시설의 원장이 “장애아동이 성인이 되면 다른 성인시설로 이동해야하지만 시설부족으로 갈곳이 없기 때문에 혜택을 받아야할 장애아동들이 혜택을 못 받고있는 실정이며 장애인보호시설의 인건비가 평균이하에 머무르고 있다.”고 호소하자 박 과장은 “신규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예산확보에 있으며, 인건비 역시 내년에 이미 18억원의 예산이 확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위원장 황우여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제 한 뒤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과 주변사람들만의 문제였지만 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관심이 건교부, 교육부 등 여타 부처로 파급되고 있다.”며 “앞으로의 토론을 통해 2차 장애인 5개년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3.11.21)<정리:사이버경실련 양세훈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