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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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간접광고는 시청자 주권 침해…엄격히 규제해야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파리의 연인’은 지나친 간접광고로 시청자 사과 명령을 받았다. 드라마 속 간접광고는 드라마인지 광고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노골화되고 드라마의 내용까지 바꾸는 상황에 이르렀다.




17일, 경실련은 ‘간접 광고와 협찬문제, 대안은 없나’라는 주제로 경실련 강당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간접광고의 올바른 규제와 협찬을 통한 간접광고의 양성화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발제에 나선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간접광고를 규제하고 있음에도 간접광고가 날로 늘어나고 방송프로그램 특히 드라마가 기업의 홍보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위원회 심의 결과에 의하면 지상파 방송에서 2003년 제재를 받은 건은 모두 399회인데 이 중 간접광고가 153건, 협찬고지위반이 106건으로 전체의 약 65%를 차지한 것에서 보듯 간접광고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 교수는 이처럼 간접광고가 계속 늘어가고 있는 이유에 대해 ▲기존 광고수단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간접광고가 매우 효율적이라는 점에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으며 ▲방송사나 제작진이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특히 지상파 방송의 경우 외주제작비용을 낮게 책정함으로써 제작비조달을 위한 외주제작사들의 간접광고를 묵인하고 있고 ▲방송위원회의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정 교수는 “현실적으로 간접광고를 막기란 쉽지가 않고 이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지만 방송이 방송사업자의 돈벌이나 광고주의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여전히 시청자에게 공정하고 깊이있는 정보와 논평 그리고 건강한 오락을 제공하는 공적인 매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간접광고에 대한 규제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간접광고에 대한 심의 규정 강화 및 위반시 제재 강화 ▲드라마 부문에서 외주제작사의 제작비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 ▲협찬에 관한 사항에 대한 엄격한 세부 지침 수립 등을 간접광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최성주 경실련 미디어워치 기획위원은 최근 드라마에서 나타난 간접광고의 실제 사례를 들며 그 심각성을 지적했다.



최 위원은 “이전의 드라마의 간접 광고는 주인공들의 의상을 비롯하여 주인공들이 가는 식당이나 카페, 주고받는 선물 등 소품을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아예 드라마의 기획 단계에서 주요 배경으로 설정되어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하고 있는 등 점차 대담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제작지원이나 협찬의 형태로 막대한 제작비를 충당하는 드라마들은 업체들의 광고효과를 높여주기 위해 극의 설정 자체를 상품이나 기업에 맞춰 바꾸거나 전체적인 흐름과 상관없는 에피소드들로 구성하게 된다는 것이 최위원의 지적이다.




경실련 미디어워치가 분석한 간접 광고의 대표적 사례를 살펴보면


“가장 큰 제작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는 GM대우의 경우 실제와 상당히 유사한 로고와 GD자동차라는 이름을 회장실, 사장실, 회의실과 사내 복도 곳곳에 눈에 띄게 배치하여 그 의도성을 짐작케 하고 있는데 심지어 주인공 한기주의 비서는 이 로고의 배지까지 달고 있을 정도로 세심한 부분까지도 간접광고와 연관시키고 있다.”(SBS ‘파리의 연인’)


“차승현(김남진분)과 김유빈(성유리분)이 외국통신회사의 사장부부와 저녁을 먹으며 휴대폰 수출상담하는 장면에서 차승현은 우리 회사의 강도테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이야기한다. 김유빈은 휴대폰의 튼튼하고 고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테이블을 두드리고 발로 밟는 등의 기지를 발휘한다.”(MBC ‘황태자의 첫사랑’)  


등과 같이 드라마 내용에 교묘히 결합된 간접광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간접광고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소비재들을 배치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내용이 유사한, 화려한 눈요기만을 제공하는 트렌디드라마 일색으로 갈 수 밖에 없어 창의적이고 다양한 드라마를 보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문화적 욕구가 방송제작진의 상업 논리에 희생당하고 있다고 최 위원은 주장했다.




간접광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 위원도 “자본의 논리에 침식당하고 있는 드라마의 질적 담보를 위해 제작진의 자율적인 노력과 더불어 방송사의 자체 심의 강화, 그리고 협찬수익에 대한 투명한 운영이 필요하다”며 정연우 교수와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토론에 나선 홍용락 동아방송대학 방송극작과 교수는 “협찬이나 간접광고를 양성화시키게 된다면 프로그램의 기획이 자본의 이해를 맞추게 되어 기획 자체가 변질될 가능성이 높고 제작 질서의 혼란을 가져와 시청자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며 간접광고 양성화에 대해 반대했다. 홍교수는 “간접광고를 통해 제작비를 조달하려는 프로그램 제작 관행을 고쳐져야하며, 방송위원회도 선언적 제재보다는 금전적 배상 등 법정 제재를 내려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해배상청구 등의 소비자보호운동도 시청자 단체가 적극적으로 주도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정호식 PD연합회 회장(MBC PD)은 “어차피 기업들의 광고비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간접광고쪽으로 많은 광고비를 책정하게 되면 그만큼 방송사쪽으로 오는 광고비가 줄어든다“며 ”간접광고는 방송사 입장에서 봤을 때 아무런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호식 회장은 외주제작사와 방송사의 우월적 지위가 역전된 왜곡된 상황에 간접광고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협찬은 양성화하는 대신 엄격히 규제를 해야겠지만, 간접광고는 엄격히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윤경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방송사가 외주제작사에 지급하는 제작비는 기껏해야 80%수준이며, 방송사가 저작권까지 일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주제작사는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간접광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채 간접광고만을 가지고 논의를 한다면 정책적으로 육성한 외주제작사들의 대부분은 고사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간접광고가 없어진다고 우리나라의 방송이 공익적으로 변모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던지고 “노골적인 맥락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면 간접광고를 양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장했다.




김운호 PD(독립제작사협회 김종학 프로덕션)는 “외주제작사들이 제작비 걱정없이 창의적으로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현실이라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간접광고를 따러 다닐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드라마 제작현실은 시청자 눈에 맞추면서 계속 바뀌고 있지만 방송사가 지급하는 제작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PD는 “드라마를 둘러싼 수익구조 자체가 방송사쪽이 전혀 손해를 볼 것이 없는 것이 드라마 제작현실”이라며 “이런 방송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없이 간접광고가 마치 독립제작사만의 문제인양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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